기사 메일전송
당신은 무엇을 잊고 살아가고 있나요? -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뷰와 결점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1-07-21 13:26:58
기사수정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오지민 ]


출처 픽사베이, 시

 2018년 방영한 의학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의사가 주인공이 아닌 병원 드라마로, 보건 의료직 종사자들인 물리치료사와 방사선사, 그리고 실습생들의 일상을 시와 함께 그려낸 감성 코믹극 즉, 코메디컬 드라마이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 나오는 여러 인물은 하나씩의 사소한 결점들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를 치료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완벽한 사람들은 아니다. 이들도 역시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완벽할 수는 없다.


 물리치료사 우보영(이유비)은 ‘울보영’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주 눈물을 흘린다. 예재욱(이준혁) 항상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한 채, 누군가에게 자주 충고를 하고, 신민호(장동윤)는 본인의 이야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 양명철(서현철)은 한도 끝도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김윤주(이채영)는 일명 내로남불, 자기합리화에 뛰어나며, 박시원(김재범)은 뒤끝이 매우 길다. 김남우(신재하)는 가난함 속에서도 허세를 잃지 않은 자세로, 본인에게 마지막 남은 비싼 옷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인턴인 최윤희(전혜원)와 이시은(박한솔)은 우보영의 뒷담화를 즐기고, 방사선사인 김대방(데프콘)은 결정장애, 한주용(박선호)은 자기 과대평가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도배된 잘난 척을 종일 늘어놓는다.


 충고하는 예재욱, 솔직하지 못한 신민호, 자기합리화 김윤주, 허세 김남우, 뒷담화하는 최윤희와 이시은, 자기 과대평가 한주용은 모두 자신이 완벽해 보이거나, 그렇게 되기 위한 심리적인 부분에서 오는 행동들이다.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르는 충고의 뜻과 달리 예재욱은 충고라는 이름 아래 본인이 하고 싶은 말과 지적을 참지 않고, 반복한다. 속 시원하려고 하는 충고가 아닌 마음이 아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라면 옳다. 드라마 속에서 에이스라는 타이틀에 비해 겸손한 역할로 비치지만, 이는 어쩌면 남을 지적하면서 올라가는 자존감 혹은 본인의 우월함에서 나타나는 행동일 수 있다. 인턴들의 뒷담화 역시 그렇다. 솔직하지 못하고 항상 장난으로 마무리하는 신민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순간, 부족한 나를 남들에게 보여주게 된다는 생각 때문에 습관처럼 감정을 숨긴다. 자기합리화와 허세, 자기 과대평가 역시 본인은 다르다는, 완벽하다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지만,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다 보면 사실 뒤에는 상처와 사연으로 똘똘 뭉쳐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렇게 결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그 뒤에 숨겨진 사연을 시와 함께 소개한다. 어떤 사연으로 생기는 심리적인 작용이 남에게 해를 끼친다면, 이해할 수 없으나 하나의 성격 정도로만 비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는 그런 사연들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변지영 심리학자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 현대사회 속 정작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은 상당 부분 결함, 결핍에 들어 있다. 이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들여다봐야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 결함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결함을 꿰뚫어 들어가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나를 나타내기 위해 잊고 살았던 혹은 숨기고 살았던 당신의 결점은 무엇인가? 드라마에서 소개된 시, 오규원 시인의 ‘용산에서’에는 ‘조금도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生밖에. ··· 믿고 싶어 못 버리는 사람들의 무슨 근사한 이야기의 환상밖에는.’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환상처럼 완벽해야 할 필요 없고, 우리의 결점들을 받아드리며 사는 근사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도 괜찮다. 그러한 근사하지 않은 삶을 담은 시와 함께 근사하지 않은 우리와 같은 이들을 소개하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추천한다.


<참고문헌>

채널 예스, 『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저자 심리학자 변지영 인터뷰, 2021.05 심리학자 변지영 “내 안의 결함, 이렇게 대처하세요” | YES24 채널예스 

네이버 국어사전, 충고

tvN 공식 홈페이지 <시를 잊은 그대에게>, 2018 시를 잊은 그대에게 (tving.com)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662
  • 기사등록 2021-07-21 13:26:5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