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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정수빈 ]


가장 첫 장, 윈스턴 처칠의 명언으로 시작한다. ‘비관주의자는 어떤 기회 속에서도 어려움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본다.’로 말이다. 올해 초, 그러니까 5개월 전, 처음 심꾸미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써낸 기사에 실었던 명언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야기된 심리 신조어들을 설명하며, 부정적인 상황 속 부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했던 문구이다. 다시 이 문구를 읽어보니, FRAME이라는 책과 단어의 의미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느낀다. 어쩌면 바로 앞 문장에 설명한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 이 글을 읽는 분께 또 하나의 FRAME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이 책을 리뷰하고자 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심리학책, FRAME의 단어와 걸맞게 새로운 FRAME을 생성하려 애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사실 우리가 책을 보는 이유에는 수많은 배경과 계기 등이 있겠지만, 지식을 습득하고, 현재의 삶보다는 긍정적인 상황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조언과 충고보다, 책에서 얻는 깨달음과 지혜로 스스로 일어서 나아가고자 하는,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마음속 갈망이 있지 않을까. 많은 책은 내가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방향성에 대해 일러주는 것 같다고 느껴왔다. 공감하기도 하며,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끔, 후회하지 않게끔 일러주는 ‘지휘자’의 역할이었달까. 


그러나 FRAME은 ‘감독의 첫 마인드맵’ 느낌이었다. 지휘자의 역할은 정해진 것을 틀리지 않게, 더 좋게, 악의 상황이 나오지 않게끔 이끌고, 옳고 그름이 조금은 명확하여 어떤 사람이든 이들을 만났을 때는 그저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감독의 첫 마인드맵은 정해진 틀도 없고, 옳고 그름도 없다. 그저 감독의 생각과 느낌만이 담길 뿐이었다. 생각과 느낌을 바탕으로 콘티(continuity -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촬영을 위하여 각본을 바탕으로 필요한 모든 사항을 기록한 것)를 구성하고, 무대 혹은 영상을 기획하며, 조금씩 구체적인 형상을 띄어가는 과정을 마련한다. 조금 특별하게는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큰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관심 있는 부분들을 작은 구멍으로 좁혀가며 바라보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며,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선을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라는 말이다. 즉,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바로 주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얻을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인 것 같다는 말이다.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우리가 평소 들어봤던 심리학 단어들을 마주할 수 있고, 생활 속 겪었던 여러 공감할 만한 경험들을 색다르게 떠올려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미지 투사, 조명 효과, 군중의 힘, 자기실현적 예언, 후견지명 효과, 소유 효과 등의 심리학 용어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트롤리 딜레마, 다양한 공중파(혹은 TV)에 방영된 프로그램의 예시, 정치적 사례 등과 같이 한 번쯤 들어봤거나, 생각해봤을 법한 혹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새롭게 사고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프레임의 역할, 맥락에 대해 전반적인 ‘프레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나에게는 이 책을 읽어 나아가는데 가장 포인트가 되었던 챕터였던 것 같다.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아니 어쩌면 지금도 가지고 있는 20년 동안의 삶 속에 녹아든 나의 프레임. 이따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날 샤워를 하고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는 것 마냥 심리적으로 무엇인가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함에 있어서는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그마한 교훈을 안겨준 책인 것 같다. 가끔 나의 사고방식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새롭게 무엇인가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은, 카메라 렌즈에 비유하자면, 초점 버튼을 눌렀을 때, 초점을 맞추기 위해 한번 흐려지는 그 타임이라고 말하겠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에 대해 물었다면 나는 어떠한 버튼을 누르기 전의 프레임이었다고 말할 것 같다. 내가 보고 있는 그 상태, 딱 그 정도만이 내가 바라보는 창, 틀, 사각형 속의 세상이겠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닌, 완벽하기 위해 갈망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프레임에 다시 한번 물음표를 다는 것을 통해 조금은 흐릿한 초점일지라도 그 상태의 프레임이 적당한 것 같다. 초점 버튼을 누른 후 잡힌 프레임은 내가 미래의 원하는 프레임이라고 하겠다. 더 큰 꿈은 그 카메라 렌즈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 프레임이 되겠다. 

 

여러분의 프레임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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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28 09:26:52
  • 수정 2021-07-29 11: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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