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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강다희 ]



뷰티풀 마인드 주인공, 존 내쉬


영화 ‘뷰티풀 마인드 (2001)’는 미국의 수학자,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쉬(의 이야기를 담았다. 존 내쉬(1928~2015)는 게임 이론의 내쉬 균형을 제시해 수학, 경제학 그리고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란, 모든 경기자가 상대방의 주어진 전략에 대해 최적전략을 선택할 때 이 최적전략의 짝을 말한다(유병희, 1997). 내쉬 균형의 대표적인 예로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서로에게 더 좋은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더 나쁜 결과로 귀착되는 현상을 뜻한다(조인성, 2017). 그의 이론은 수학, 경제학 그리고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많은 연구와 이론으로 다양한 분야에 크게 기여한 그는 ‘조현병’을 앓았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조현병을 앓았던 존 내쉬의 삶을 보여주는 전기 영화이다. 지금부터 뷰티풀 마인드 영화의 장면 속에서 조현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와 함께 보는 조현병


먼저, 조현병은 이전에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다가 2011년에 개정된 명칭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존 내쉬를 정신분열병으로 진단하지만, 현재 정식 명칭은 조현병이다.


영화 줄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존 내쉬의 조현병 증상은 환각(hallucination)이다. 그의 기숙사 룸메이트 찰스, 찰스의 조카 마시 그리고 정부 비밀 요원 파처는 모두 그가 만들어낸 환각이었다. 존 내쉬는 파처와 함께 비밀리에 소련의 암호 해독을 하는 국가 기밀 업무를 하며, 이 때문에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감시하고 해할 것이라는 망상(delusion)도 함께 가지게 됐다. 이렇게 환각은 종종 망상과 함께 일어나기도 한다. 

 

존 내쉬는 증상이 심해지면서 강제 입원을 하게 된다. 그의 주치의 로즌 박사는 그에게 ‘인슐린’을 투여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내려주는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에는 중요한 치료법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인슐린 혼수 요법(insulin coma therapy)’은 환자에게 점점 많은 양의 인슐린을 투약해 환자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다. 영화에서 존 내쉬는 인슐린을 투여하자 경련 발작을 하는데 이는 저혈당 상태 즉, 저혈당 쇼크 상태(Hypoglycemic shock)임을 보여준다. 혼수상태를 유지했다가 당분을 주사해 다시 혈당을 올리면 환자는 다시 깨어난다. 한번 혼수상태를 겪으면 한두 시간만 제정신으로 돌아오지만, 20회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80%에서 정신병이 나아졌다고 한다.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는 않았다. 1950년대부터는 항정신병 약물의 등장과 함께 저혈당에 대한 위험성과 고가로 접근성이 어려운 인슐린 혼수 요법은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됐다.

 

조현병은 환각과 망상 증상을 주로 보이는데, 사회적 고립은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 조현병 환자가 환상과 현실 구별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존 내쉬 곁에는 그의 아내 알리시아 내쉬가 있었다. 그래서 존 내쉬가 중간에 약 복용을 중단해 증상이 악화했을 때도 빨리 조치를 할 수 있었다. 

 

존 내쉬가 노벨상 수상자로 올라 관계자가 그를 찾아왔을 때, 그는 관계자를 가리키며 옆에 있는학생에게 “옆 사람이 보이나? 시야에 잡히나?” 하는 말을 했다. 학생은 끄덕이며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어쩌면 그에게는 그것이 현실일지도 모른다. 증상은 호전됐지만, 여전히 환각이 보이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현병이라는 색안경


영화 장면 중에 아내가 그의 행동에서 증상을 의심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 내쉬가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아내는 그에게 누구와 대화했는지 묻는다. 그는 청소부와 이야기했다고 하지만 청소부는 보통 저녁에 오지 않아 아내는 존 내쉬를 걱정한다. 그러나 창문 밖에는 정말 청소부가 있었고, 아내는 그에게 사과한다.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적인 모습에서 조현병 증상인지를 의심하게 된 이 상황은 존 내쉬의 일상을 이미 조현병 환자라는 ‘색안경’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가 조현병 관련 영화임을 미리 알고 본 나는 조현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존 내쉬에게서 확인하려 했다. 이렇게 이미 조현병 환자는 나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를 바라본다면, 그의 평범한 행동에서조차도 우리는 조현병 증상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며 기대를 충족하려 할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는 그를 조현병 환자라는 색안경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모든 행동과 그와 나의 차이점의 모든 원인을 조현병에 귀인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해와 편견은 이런 색안경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이런 색안경에 주의해야 한다. 조현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것이 아닌,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다르다는 것. 나의 색안경을 발견하고 이들을 조현병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나와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오해와 편견에서 멀어지는 한 걸음이다.



참고 자료

•Ronald J. Comer. (2017). 이상심리학(오경자 외, 옮김). 시그마프레스. 415-419

•유병희. (1997). (경제학)내쉬균형. 고시계, 42(9), 326-328.

•조인성. (2017). 죄수의 딜레마의 개념과 적용. 전문경영인연구, 20(1), 129-147.

•조현병을 극복한 천재수학자의 이야기, 아니 천재수학자 부부의 이야기 〔GREENPIO〕. (2015). URL: https://www.greenpio.com:446/presscenter/healthview.asp?page=&REPORT_KEY=398

•칼럼 인슐린 쇼크 요법 〔청년의사〕. (2014). URL: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6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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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28 09: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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