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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고민이란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이라는 의미이다. 근심이나 걱정거리 정도로 치환해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고민이 쌓이고 쌓여 머릿속에 가득할 때, 우리는 종종 그 고민들에 압도되어 활력을 잃기도, 우울해하기도 한다. 우리는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을 할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 그리고 건강이나 커리어, 업무 등에서 오는 고민에 이르기까지 고민의 종류를 일일이 나열하기가 어려울 만큼 고민은 다양하게 있다. 거기에 더해 과거,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누면 고민의 수는 3배로 늘어난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서 고민이라는 소재를 빼놓고 살아가기 힘들다. 또한 우리는 남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부여받았다. 나의 고민뿐만 아니라 남의 고민까지도 공감하고 고민해 줄 수 있는 능력인데, 이러한 고민까지 합치면 어쩌면 우리는 매 순간 온갖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우리 머릿속에 고민이 가득할 때 일어난다.

고민을 싹 다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필자 또한 요즈음 박사학위 졸업을 위해 머리를 쥐어뜯으며 논문을 쓰고 있는데 목표로 하고 있던 해외 저널에 투고한 논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하지? 지금 쓰고 있는 다른 논문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풀어가야 할까? 졸업 일정에 맞추려면 지금보다 더 몰입해서 해야 하는데 지금 나는 부끄럽지 않게 잘하고 있을까? 등의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거릴 때가 있다. 또한 COVID-19을 대응하기 위해 돈이 시장에 많이 풀리면서, 더 불확실성이 커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추세인 것 같아서, 향후 우리 집 경제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도 된다. 그 외에도 내 예상이나 예측과 다른 상황, 그리고 다양한 상호작용의 주체 들과의 소소한 의견 불일치와 다른 관점에서 오는 고민도 있다. 더 나아가, 내가 빠르게 성장해 나가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 나가야 할 텐데, 나는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은 자기성찰적 고민들도 하게 된다. 또한 우리 집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는 돌도 안 지난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가 점점 더 커 가면서,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불과 몇 분 동안 떠올린 고민인데도, 열거에 끝이 나지를 않는다. 


모든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가득 찰 때, 고민들에 압도되어 두통이 생기거나, 오히려 고민들을 해결하려고 할 의지가 생기지 않을 때가 있다. 고민을 싹 다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은 우리 삶에서 호흡과도 같은 것

고민에 대응하는 2가지 전략 - 외재화를 통해, 경중 고민 Chart를 만들어보자



영화 매트릭스 에서처럼 우리에게는 파란 약과, 빨간 약이 있는지도 모른다. 파란 약은 우리의 현실을 외면하게 하고, 행복한 감정을 주입시킨다. 빨간 약은 우리를 깨어나게 하며, 거짓된 꿈을 주입하는 기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필자는 고민이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우리 삶에서 없을 것이다고 단연코 주장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감의 감각기관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근심이나 걱정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민은 병이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 호흡과도 같은 것이라고 현실을 마주하는 것에서 출발해보자.


이때 필자는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하나는 외재화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외재화된 고민들의 경중을 진단하고 버리는 전략이다. 외재화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종이에 쓰거나 스마트폰 메모장, 자신이 편한 블로그 등에 남기는 행위 등을 가리킨다. 우리들의 몸과 마음 안쪽에서 일어나는 고민들을 종이나 스마트폰, 블로그 같은 수단을 이용해 바깥쪽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런 행동을 심리학에서 외재화라고 부르는데, 고민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내보내는 외재화 작업을 진행한다.


외재화 작업이 진행되면, 적지 않은 고민들이 나열될 수 있다. 이러한 고민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고, 경중을 나누어보는 것이 고민 Chart 단계에서의 핵심이다. 근심 걱정들을 점수화해보자. 필자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점수화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카테고리는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지(해결이 가능 1점, 해결 불가능 -2점), 두 번째는 얼마나 중요한지(중요하지 않으면 0점, 보통이면 1점, 중요하면 2점), 세 번째는 얼마나 시급한지(시급하지 않으면 0점, 보통이면 1점, 시급하면 2점)으로, 각 카테고리별로 점수를 합산하여보자. 그리고 가장 점수가 높은 것부터 낮은 순으로 리스트를 내림차순 해서 정리해보는 것이다. 매일 단위로 해당 리스트를 관리해나가도 좋고, 매주, 매달 단위로 리스트를 다시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고민을 발전의 모멘텀으로

고민을 창의적으로 조각하여 예술 작품이 되게 하자



고민들을 점수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들이 사실은 크게 중요하거나 시급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지울 수 있다. 다만, 점수화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하기 때문에 그것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해결 가능한 것, 그리고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고민들은 이미 인지를 했으니, 의도를 가지고 고민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보자. 고민을 해결할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시간이 없거나, 여력이 없다면, 고민 해결을 보류해도 된다. 


다 괜찮다. 모두가 각자의 호흡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 고민을 당장 해결할 여력이 없다면, 그래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고민 차트를 관리하자. 그러다가 해결 노력을 할 여력이 생긴다면 어렵더라도 부딪혀서 해결해보자.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길 수도 아니면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다 괜찮다. 우리네 삶이 모두 그런 것이다. 묵묵히 자신만의 호흡으로 고민 해결의 노력을 해보자. 노력을 기울이다가 지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용기가 생길 수도, 생각이 넓어질 수도 있다. 


다 괜찮다. 필자는 오늘도 그러한 우리들의 좌충우돌 모습들을 아름답다고 긍정하고 싶다. 


고민을 창의적으로 조각하여 예술 작품이 되게 하자. 고민을 외재화하고 마주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고민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발전을 향한 발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때로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보였던 고민들도 쉽게 해결될 때가 있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선한 조력자들을 통해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긍정하기를 기도해본다. 고민들을 단숨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오컬트(Occult)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기 안의 선한 양심의 존재를 믿고, 스스로를 격려해가면서, 수많은 고민들을 마주 해나갈 때, 창의적이고 놀라운 방법이 생기기기를, 우리의 삶이 각자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기를 기도해본다. 

 

프리츠 펄스(Fritz Perls)의 게슈탈트 기도문으로 이번 칼럼을 맺고자 한다.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다.

 

나는 나의 일을 하고,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한다. 

 

나는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

나는 나

 

만약 우연히,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만약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가슴 뛰는 용기와 생의 의지와 아름다운 평범함을 간직하기를 진심을 담아 마음속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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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26 1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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