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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장 극단적인 고통으로부터

회복되는 길에 동행하다



고통의 감정이 극단으로 치우친 적이 있는가? 그 고통으로부터 빠져나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가장 치명적인 삶의 고통과 그로부터의 회복을 목격한 저자가 말하는 마음을 살피고 제대로 사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저자는 마음이 아파서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빼앗긴 사람들, 정신질환자와 알코올중독자들의 마음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다. 저자는 마음의 고통을 겪는 이들의 회복 과정을 목격했고, 그들의 가족인 주변인들의 삶의 무게를 나눠 들었다. 이 책은 정신질환자들이 어떻게 회복하는지, 그들의 가족은 어떤 상처와 회복 과정을 거치는지를 세세하게 담았다. 


이 책은 비단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 분노 감정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정신질환의 진단을 받았든 아니든 사람의 마음을 바로 세우는 법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같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슬픔을 알아봐주고 위로해주면 속도가 느리고 걸려 넘어지더라도 결국 변화는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지금은 최악의 상태로 몸부림치고 있지만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다정하고 세심하며 따뜻하다.

 

 

편견 없이 타인과 세상을 

그리고 나를 보는 것이 곧 치유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나뉜다.


‘1장 마음을 다치다, 마음이 닫히다’에서는 우울감과 고립감에 대해 다룬다.

‘2장 상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서는 정신증과 중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현병 등 주요 정신질환의 증상과 오해 그리고 편견에 대해 알아본다. 또 알코올중독과 그 회복을 위한 제언도 담았다.

‘3장 가족의 중심에 선 정신질환’에서는 마음이 아픈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에 대해 다룬다. 알코올중독자 가족들의 상처와 치유의 과정, 정신장애인의 가족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이 사는 법을 알 수 있다.

‘4장 한 번쯤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에서는 현대인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상흔을 살펴본다. 무력감, 시기심, 분노 등은 일상 속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감정들이지만 자칫하면 일상을 뒤흔들고 타인의 삶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위험한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마음 훈련법을 소개한다.

‘5장 마음을 돌보다, 마음이 쓰이다’에서는 마음을 바로 세우고 자신을 스스로가 돌보는 법을 소개한다. 



 책 속으로



우울감과 죄책감은 무엇이 먼저이든 간에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과도한 죄책감이 우울감을 높이기도 하고, 심각한 우울감이 죄책감을 키우기도 하는데, 이런 상태가 지치고 버거우면서도 좀처럼 벗어나지를 못한다.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만약 멈춰지지 않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축나고 있다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내 탓처럼 느껴진다면 생각해봐야 한다. 죄책감이 마음을 좀먹고 있지는 않는가? 죄책감이 관계를 괴롭게 만들지는 않는가? 그리고 그것이 정말 내 탓인가를 말이다. p.41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도무지 안아줄 수가 없다는 분도 있다. 그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상태로 있을 때 회복은 정말 어렵다. 자기 자신을 싫어하면서 힘든 상황에 처한 자신을 스스로 돕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나를 돌보는 마음에 완벽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돌보고자 하는 결정이면 충분하다. 보통 사람들의 보통 시선으로 나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좋다. 안아주는 품은 요람처럼 안락하고, 요새처럼 안전해야 한다. 홀로 있는 것이 안전하고 안락할 때 나는 나에게 안아주는 환경이 되어줄 것이다. pp.208-209


“내가 나를 낳았어요.” 오랜 시간 집단 상담을 함께 해온 분에게 들었던 말이다. 자신과 가족 사이에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안고, 앓으며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얻은 눈물 젖은 말이었다. 나는 이 말에서 자유를 느꼈다. 마음의 족쇄를 풀고, 다시 태어난 자유. 이제 내가 나를 다시 따뜻하게 길러낼 수 있을 거란 희망 같은 것이었다. 너무 일찍, 너무 오래 마음을 차지해버린 상처는 마음의 성장을 방해한다. 치열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자녀들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른이 되어버렸다. 몸의 키는 자라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의 키는 몸만큼 자라지 못한 경우가 많아 어른이 된 내가 마음속 어린 아이 같은 나를 재양육하는 시간이 필요해진다. 아이의 마음과 어른의 마음은 감당할 몫이 다른데 채 자라지 못한 마음이 어른의 몫을 살아내려니 버겁기 때문이다. pp.2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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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25 16:05:38
  • 수정 2022-05-10 14: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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