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안남
5년 전,
엄마 나는 왜 만들어졌어?
엄마도 아빠도 율이도 왜 만들어졌어?'
잠들기 전 침대 위를 빙글빙글 돌며
다섯 살 아들이 천진하게 물었었다.
'응 사랑받기 위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무심코 대답하고 나선
아이의 얼굴들 들여다보는데
마음 한 곳이 찡했다.
중요하고 당연한 이것이 때로
얼마나 어렵게 성취되고 실감되는가를
다시 보게 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잠든 아이의 이마를 쓸어내리며
저만치 밀어놓은 이불을 덮어주며
마음으로 몇 마디 더 보탰었다.
'사랑받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보고
즐거운 놀이를 너무너무
많이 많이 이~만큼 하기 위해서
충분히 사랑받은 힘으로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
너도 나도
모든 사람들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졌어.
사람마다 사랑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랑하고 사랑받기 원하는 건 다 같아.
우리가 그래서 태어났거든.
데자뷔처럼 오늘 둘째가
같은 질문을 꼭 같은 얼굴로
나에게 하는데
나는 또
꼭 같은 대답을 해주고
꼭 같은 뭉클함을 느끼고
그러고는,
언젠가 찾아올
셋째의 질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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