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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德勝才(덕승재:덕이 재능을 이긴다)를 가르칠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05-12 07: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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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MQ(Moral-Money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1 :  德勝才(덕승재_덕이 재능을 이긴다)를 가르칠걸(겸손함을 가르치세요)




경서의 문구를 가르쳐 줄 스승은 만나기 쉬우나 도덕을 가르쳐 인격을 양성해 줄 스승은 만나기 어렵다

-자치통감-



    

‘덕승재(德勝才)’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전혜성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이 자신의 저서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에서 언급한 개념입니다. 덕이 재능보다 많아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나타낸 말입니다. 재능보다 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평생 강조해왔던 그녀는 자녀 6명을 모두 하버드와 예일대를 보내고 글로벌 리더로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매사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한때 엄청난 유행이었고 현재는 자녀교육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제일 가슴속 깊은 곳에 새기고 있는 중요한 한 문장일 것입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에게 알려줘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겸손입니다. 스스로 잘 해낼 것이라 믿고 매사에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과 의욕이 너무 지나친 경우에는 교만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서서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고 진심으로 사람들이 그 사람을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우리가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겸손함이라는 덕목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돋보이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로서 항상 우리 아이는 최고이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다만 내 아이만 최고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가르치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남의 상황을 이해해주는 덕이 있는 재능은 아이를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선유자익(善遊者溺)이라는 사자성어에서도 이와 비슷한 교훈을 줍니다.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 되려 물에 빠져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재주를 믿고 너무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 능력만 있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갔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인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악명 높은 전당포 주인이자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할 계획을 세웁니다. 여기서 그는 살해 동기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해하기 힘든 논리를 생각해냅니다. ‘뛰어난 인간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도덕적인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죠.


예를 들어 나폴레옹은 죄 없는 수많은 사람들(약 40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전쟁광이었으며 그의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은 훨씬 낮았으며 빈민도 엄청나게 늘어나 어두운 면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후세에 뛰어났던 능력과 업적들만 부각해 준 후세에 의해 현재도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받습니다. 그처럼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하는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자기 자신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계획한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 


'죄와 벌'의 일러스트  -카라진-

뛰어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모든 도덕적인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인물들은 자신이 뛰어나다는 자만심에 타인을 무시하고 아래로 보는 이런 논리적인 오류를 범합니다. 분서갱유를 자행했던 중국의 진시황이 그러했으며 러시아의 이반 4세 역시 글로 옮기기도 섬뜩할 만큼의 잔인한 행동을 일삼았고 히틀러는 유럽 세계를 전쟁의 파멸로 내몰았습니다. 지나친 우월감으로 자신의 행동을 모두 합리화하면서 생긴 선민의식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셈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성장하면서 엄청난 양의 지식과 능력을 가졌으나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성(덕)을 키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그것을 바탕으로 큰 성취를 이룬 경우도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 중 하나인 유비입니다. 바로 ‘덕승재’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비는 황제의 아주 먼 친척이라는 배경 말고는 조조나 원소, 손견 같은 다른 주요 영웅들과 비교해서 정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략이나 무예도 내세울 수준이 못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던 덕과 겸손으로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공명 같은 뛰어난 영웅들을 자신의 수하로 부리며 황제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재능만이 아닌 덕과 겸손을 키우는 교육을 받은 아이는 자라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역할은 제도권 교육에서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제도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삶의 방식만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쟁사회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몫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더라도 마냥 기뻐하지만 말고 그에 걸맞은 겸손함과 배려심도 함께 지닐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우리 속담 역시 겸손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가 친구를 사귀거나 사람들과 상대할 때도 그 사람이 가진 내면의 됨됨이가 아닌 외모, 학벌, 성적 또는 가정형편으로 사람을 판단해버리는 사람으로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만큼 미련한 행동이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 살아오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배워왔기에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 동서양의 고전에서 나타난 겸손의 중요성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리스 신화의 아라크네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시골 처녀였던 아라크네는 아테나 여신과 비교될 정도의 옷감 짜기 실력을 지닌 여인이었습니다. 결국 신이었던 아테네와 시합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있으면서 신 앞에서마저도 겸손하지 못했기에 아라크네는 신의 저주를 받아 남은 생애를 거미로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합 결과에 분개한 아테네의 공격

『채근담』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완전한 명예나 아름다운 지조는 누구나 다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것을 독점해서 혼자 차지하지 않고 남에게 나누어줄 줄 알아야 해를 멀리하고 자기 몸을 온전히 할 수가 있다. 또 욕된 행실이나 더러운 이름은 누구나 다 이것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을 전부 남에게만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조금쯤은 나에게 이끌어 가져서 나의 빛을 숨기고 덕을 길러나가도록 해야 한다.”


인물 전기 동양의 최고봉이 사마천의 『사기』라면 서양에서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꼽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작가였던 그는 책의 서문에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조언을 기록해두었습니다. “아들아, 사람들에게 너 혼자서 그 일을 해냈다는 것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해라. 내가 이루었다가 아니라 네 동료들과 함께 했다고 하거라. 비록 네 동료들이 너를 돕지 않았지만 네가 이룩한 성공의 영예를 나누어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그리하면 항상 뒤따르는 남의 것을 가로채려는 시기심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빨리 깨달았다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부모 역시 안타깝게도 사회생활을 해본 뒤에라야 이런 말들의 진의를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내용들을 말해주면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에 스스로 깨닫기가 어렵습니다. 평소 대화를 통해 다양한 사례들로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직장에서 제일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이 업무가 아닌 인간관계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이에게 학교생활은 어른의 직장생활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학교든 직장이든 사람을 밀어 올려주는 것은 어려워도 끌어내리기는 정말 쉽습니다. 몇 마디 험담만으로도 평판을 깎아내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약용, 이이, 맹자도 자신의 저서에서 그런 고충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겸손은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는, 처세에 있어 가장 큰 담요라고도 표현하는 것입니다. 겸손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에 성공하면 모든 것이 내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자만심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성공이 반복되면 자아도취에 빠져 겸손을 잃게 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었고 직원들에게 평판이 좋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승진한 뒤 사람이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다는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의 대표적 경우가 된 것이죠. 좋은 평판과 이미지를 한결같이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중요한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 역시 성공을 맛보며 점점 더 오만 해지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그는 계속되는 승리로 자만하게 되지만 그의 곁에는 그를 더 오히려 부추기는 부인뿐이었습니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 하게 된 그는 양심을 잃고 파멸을 맞습니다. 




인간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고 극복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오만하고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 곁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모가 필요한 것입니다.      


인성은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의 이찬 센터장은 ‘서울대 입시 성공기는 많지만 서울대생의 취업 성공기는 많지 않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이 가능한 인재를 더욱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성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협업이 가능한 아이가 앞으로 필요한 세상이 되었음을 부모님들도 이제는 인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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