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제6장. 인사성 바른 아이로 키울 걸(인사,사과,감사)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05-20 12:53:21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NQ(Network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1 : 인사성 바른 아이로 키울 걸(인사, 사과, 감사)




어느 누구에게도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를 가진 것은 뱀의 이빨과 같이 무서운 일이다.

- 셰익스피어-


감사하는 마음은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은 선물을 포장한 후에 주지 않는 것과 같다.

- 윌리엄 아서 워드 -




우리 집에는 현관문 앞에도 종이로 붙여놓고 아이들이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는 3사가 있습니다.  바로 인사, 감사, 사과입니다.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禮)이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정받고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은 제 경험상으로는 소위 ‘경우가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경우는 사리의 옳고 그럼이나 이러하고 저러함에 대한 분별을 뜻합니다.


현관문에 붙여둔 약속

그 경우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가지가 ‘인사’와 ‘감사’ 그리고 ‘사과’입니다. 만났을 때 반갑고 친근하게 인사하고, 작은 도움일지라도 받았을 때 진심을 담아 감사하며, 미안한 상황이 생겼을 때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은 인간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짧은 시간 안에 습관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어린애라서 그렇지 뭐”, "스스로 경험으로 배울 수 있겠지" 이런 말로 언제까지 교육을 뒤로 미뤄둘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보고 배우면서 나아지겠지’ 하면서 안일한 마음으로 깊이 개입하거나 지도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아이의 말과 행동에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아서 본격적으로 가르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감사의 생활화


감사는 뇌 왼쪽의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며 긍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 있도록 합니다. 반대로 분노와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감소시켜 심신을 안정시켜 줍니다. 질병에 걸렸을 때의 회복을 빠르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UC데이비스의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에몬스는 실험을 통해 “생리학적으로 감사는 스트레스 완화제로 분노나, 화, 후회 등 불편한 감정들을 덜 느끼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만으로도 뇌의 화학구조와 호르몬이 변하고 신경전달 물질들이 바뀌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감사하는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 일단 집에서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상대방에게 부탁하거나 도움을 받게 된다면 반드시 고맙거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 습관을 들이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아이가 제게 우유를 냉장고에서 꺼내 달라고 해서 주었는데 만약에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감사하다고 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방식이었죠. 일명 ‘엎드려 절 받기’ 전략이었습니다. 억지로 시키는 약간은 유치하고 단순한 방식이었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조금씩 아이들에게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반대의 상황에서는 부모도 모범을 보였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시키거나 도움을 받을 때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똑같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집이 아닌 밖에 나갔을 때는 조금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아이가 감사의 말을 상대방에게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대신 어른이 대신 먼저 크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이에게는 왜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고 다음에는 더 노력해주기를 당부했죠. 결국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기에 그 자리에서 강제로 시키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감사를 생활화하기 위해 선택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감사일기였습니다. 감사일기는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 비결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한줄기의 빛조차도 없는 동굴과도 같은 암울한 10대를 보냈지만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감사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녀는 감사일기를 통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깨달았다고 합니다.


감사일기라고 해서 무언가 특별하고 거창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일기 아래쪽에 따로 공간을 만들어 오늘 감사하게 생각되는 일을 무엇이라도 3가지를 짧게라도 적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시키기 위해 저도 함께 같은 방법으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당장 기억나는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으라고 하면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이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감사란 상대방이 나에게 베풀거나 도와줘야 하는 거창한 것들이라고 한정 지어왔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받거나 도움을 받거나 하는 것들이죠. 그런데 범위를 넓혀서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까지 생각해보면 감사한 것이 엄청나게 많을 것입니다. 오늘 삼시 세 끼를 먹을 수 있었던 것, 학교를 잘 다녀온 것, 다치지 않은 것도 감사한 일에 적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습관이 되도록 지도해주면 한결 감사한 부분을 찾을 수 있게 되고 평범한 일상도 얼마나 우리에게 큰 선물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 인사의 생활화


인사는 생각보다 습관으로 만들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붙임성이 좋아서 아무한테나 살갑게 인사하는 아이들이야 그런 걱정이 없겠지만 낯가림이 있는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역시 어른이 일단 먼저 모범을 보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간단했습니다. ‘아빠가 인사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인사를 해라’는 것이었습니다.


가게에 들러서 계산하시는 분한테도, 경비아저씨께도, 지나가다 마주친 학부모님, 심지어 아이의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제가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잘될 리가 없었습니다. “약속했는데 왜 안 했어?”라고 나중에 물으면 '못 봤다', '다음에 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러기를 몇 번 지켜보았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아이가 또 인사를 안 하길래 제가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가서 인사를 하고 오라고 하면서 말이죠. 처음에는 원망과 불만이 그득한 얼굴로 쳐다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강한 태도로 몇 번을 해보고 나니 아이도 인사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제성을 띤 훈련을 두세 달 정도 거치고 나니 아이들의 인사하는 습관이 조금이나마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인사하는 연습을 시키기로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인사는 그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능력으로도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첫인상으로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초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외모와 표정, 분위기, 목소리 등도 물론 중요한 요소지만 인사야말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큰 요소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인사를 잘하고 감사를 잘 표현하는 사람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것을 다르게 해석하면 능력뿐만 아니라 이런 인사나 감사를 하는 능력이 어쩌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때 공부보다 중요함을 뜻할 수 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구려』의 저자인 김진명 작가의 강의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김진명 작가는 아들만 둘인데 둘 다 상당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어느 날부터 그는 열 살 정도 되는 해부터 둘째 아들에게만 독특한 숙제를 주었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 90도로 인사하라는 과제였죠. 과연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꽤 시간이 흐르고 학교에 행사가 있어 갔더니 김진명 작가의 과제를 열심히 수행했던 그 아이는 전교 모든 학생과 인사를 나눌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김진명 작가는 하버드대학교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지적능력을 가진 첫째 아들보다 둘째 아들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작은아들에게 ‘인간다움’이라는 선물을 줬다며 자랑스레 말하기도 했습니다.     


◇ 사과의 생활화(부모도 실수하는 사람이라는 걸을 인정 해라)


제 아버지는 가정적이셨고 듬직하셨으며 제게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사는 여느 무뚝뚝한 아버지들처럼 사과에는 익숙하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아버지도 사람이기에 실수로 제게 미안한 상황을 만드신 적도 있었죠. 직감적으로 아버지께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시다는 것을 저도 느꼈고 어머니를 통해서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들에게 직접 사과하신 적은 없었고 그런 이유로 아버지에게 서운함을 느꼈던 적도 꽤 많았습니다. 그 부분이 제가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느꼈던 부자간의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그 한 가지만큼은 배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결심한 뒤 저는 아빠가 되었고 실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빼놓지 않고 사과를 하게 된 것입니다.


사과를 하는 방법도 3단계로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싸우게 되면 어른이 개입해서 “미안해”, “괜찮아”라는 단순한 형태의 사과와 수긍이 억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해 앙금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형제 중 형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동생이 아끼던 공책을 허락 없이 한 장 찢는 상황이 되어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그에 대한 사과를 하는 가정 해보겠습니다.


 1단계 : 니 공책 찢어서 미안해(자신의 행동에 대한 언급과 사과)

 2단계 : 연습장을 급하게 찾다가 니 공책인 줄 모르고 그랬어(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3단계 : 앞으로는 니 물건 만질 때는 허락받고 할게(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말해줌)




이렇게 지도할 때는 어른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준에서 행동해야 합니다. 제가 코를 골아서 잠을 못 잤다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툴툴대는 큰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아빠는 우리한테는 책상에서 똑바로 앉으라고 해놓고 왜 식탁에서 이상하게 앉아있느냐는 말을 듣고 또 사과했습니다. 아빠는 왜 은어나 비속어를 쓰냐고 하길래 사과를 했고 아빠 자신의 계획표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했느냐는 말에도 사과했으며 자신들은 일기에 시를 적는데 아빠는 왜 일기에 시를 안 적느냐는 말에도 수긍하며 사과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제게도 물론 그럴듯하게 이유나 핑계를 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결국 아이도 똑같이 따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할 말이 있더라도 일단 사과부터 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 아이가 납득이 될만한 해명을 해줍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사과한다는 것은 익숙한 행동이 아니기에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모양이 빠지고 권위가 떨어지며 창피한 일로 생각될 수도 있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사과를 함으로써 아이가 부모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부모가 용기 있게 사과하는 모습으로 본보기를 보여주면 아이는 사과라는 것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점도 배운다는 점에서 부모의 사과는 교육적으로 큰 효과를 지닙니다.




확증편향이라는 인간의 편견을 표현한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그리고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아이를 키워보면 이런 확증편향이 나타날 때가 종종 생깁니다. 아이의 말과 행동보다 우리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습득한 지식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죠. 이렇게 완전무결한 모습을 아이에게 항상 보여주면 좋겠지만 부모도 그리 완벽한 인간은 아니기에 아이에게 실수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지적을 합니다. 아이의 지적을 받게 되면 부모는 민망한 마음에 적반하장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솔직하게 자신이 실수했음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잘못을 수용하는 모습을 비롯해 정직함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욱해서 아이를 혼냈을 때도 사과가 필요합니다. 아이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에 대한 화였음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은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과의 말 한마디 또는 제스처만 하더라도 서로에게 느꼈던 악감정이 해소되고 관계를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사과는 아이의 인성교육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꽃게도 자기 자식한테는 똑바로 걸으라고 잔소리를 한다는 우화가 있습니다. 자신 역시 옆으로 걸으면서 자녀한테는 다르게 행동하길 바란다면 제대로 먹힐 리가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좋은 인성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본받을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표현을 많이들 쓰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이며 배워나가는 초보 부모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너무 완벽해 보이지 않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3191
  • 기사등록 2022-05-20 12:53:2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