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박은지 ]


사진출처: pixabay.com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룬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늘 계획대로만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다. 미루는 것이 나의 일상에 악영향을 주고, 괴롭게 만든다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라면? 

더 이상 ‘게으름’이라는 가벼운 말로 문제를 축소하고 자신을 자학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지연행동과 완벽주의



지연행동이란 과제의 시작을 미루거나 과제의 완성을 미루는 비합리적인 경향으로서 불편함을 느낄 때까지 불필요하게 자신의 할 일을 미루고, 정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시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지연행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졌고, 완벽주의’는 연구를 통해 밝혀진 지연행동의 다양한 요인 중 하나이다.


보통 ‘완벽주의자’ 하면 계획에 철저하고,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 떠오른다. 하지만 완벽주의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하려 노력하는 ‘자기 지향적 완벽주의’, 반대로 타인을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타인 지향적 완벽주의’, 마지막으로 타인이 자신에게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과 기대를 부과한다고 지각하여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 ‘사회부과적 완벽주의’이다. 


지연행동은 주로 ‘사회부과적 완벽주의자’에게서 나타난다. 



사회부과적 완벽주의



사회부과적 완벽주의자들은 타인에 대한 인정과 승인을 추구하며 동시에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한다. 이들은 타인이 세워둔 높은 기준을 충족시켜야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입증해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거나, 반대로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상황을 회피한다. 즉, 과제 시작을 미룸으로써 과제에 대한 실패 원인을 시간 부족이나 게으름 탓으로 합리화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을 기준으로 삼은 과제 수행은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스트레스를 동반하여 소진으로 인한 번아웃을 일으킨다, 또한 회피에 의한 지연행동은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아 자기비난, 좌절, 불안으로 이어지고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린다.


가끔 우리의 삶은 너무 버거워서 숨이 막힌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어느샌가 내 어깨를 누르고 목을 죄던 것이 바로 나였음을 깨닫게 된다. 


숨 좀 쉬자. 스스로 자비를 베풀자. 


당신을 괴롭게 하는 그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



책 <미움받을 용기>에선 우리에게 몇 가지 인생의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는 타인과 나를 분리하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만 신경을 기울이며, 타인의 인정을 바라다보면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된다. 타인이 당신에게 기대를 걸든, 실망하든 그것은 타인의 과제이다. 그들은 당신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잘하며, 모두의 기대를 충족하는 나’는 불가능하다. 누구나 그렇듯 당신 또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다. ‘평범함’을 받아들여야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하게 된다. 불가능한 것은 인정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용기를 내는 것, 그것이 자기수용이다. 


둘째는,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다. ‘완벽’이라는 목표를 바라보며 정상에 오르는 삶은 완벽하기 이전의 자신을 의미 없게 만든다. 하지만 ‘지금’이란 목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소모되는 것이 아닌 ‘지금-여기’에 충실한 삶, 실패나 미완성이 아닌 모든 순간이 목적이며 의미 있는 삶. 


이것은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사진출처: pixabay.com  

삶은 예상할 수 없는 음악이다. 누군가는 그에 맞춰 춤을 춘다.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과 ‘지금’ 자신의 몸짓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춤을 만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음악이 끝나면 그의 인생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춤이 완벽하지 않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다 음악을 놓치고, 무리하게 춤을 추다 다치기도 한다. 


이제 당신의 음악을 외면하지 않고, 또 나의 몸짓을 망설이지 않고, 충실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순간에 임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기사

여러분의 새해 목표는 안녕하신가요?

슈드비 콤플렉스: 쉬지 못하는 사람들

아이들의 상처는 말하고 있다

나는 부모 이전에 자녀, 자녀 이전에 '나'이고 싶다

타자를 향한 질문: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당신은 SNS를 '이용'하고 있나요?






참고문헌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미움받을 용기)」, 인플루엔셜, 2014

계수영, 박기환 , 엄소용. "대학생의 완벽주의와 성취목표지향성이 학업지연행동에 미치는 영향." 인지행동치료, (2011): 95-111 

한영숙(Young Sug Han). "완벽주의, 자기효능감, 실패공포가 학업지연행동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18.4 (2011): 277-299.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3445
  • 기사등록 2022-05-04 07:14: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