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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할까요? - - 인생에 회의감이 들 때
  • 기사등록 2022-08-03 14:11:25
  • 기사수정 2022-08-10 22: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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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서혜주 ]


pixabay

최근 학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와 <열심히 사는 게 뭐 어때서> 라는 두 권의 책이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그래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라는 의문이 들었다.


답을 찾기 위해 두 권의 책을 모두 읽어 보았고, 전자는 행복을 위해서 힘들게 견디는 것을 그만두고 힘을 빼고 살라고 전했고 후자는 행복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전혀 다른 제목이지만 공통적으로는 돈이나 성과만 쫓기보다는 나를 더 아껴줄 수 있는 일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산다는 것. 어쩌면 목표 하나를 정해두고 그것만 바라보며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매일 '갓생 살기'를 꿈꾸지만 왜 그게 이토록 어려울까?

 


열심히 사는  겁이 나요 - 완벽주의와 학습된 무기력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은 나의 최종 목표였다. 이상형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일만큼 '열심히'라는 것에 집착해왔다. 누군가 도대체 열심히 사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기보다는 자기 일이 언제나 우선이며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너무 친해지면 놀고 싶어 하는 나를 통제하지 못하게 될까 봐 매번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키고 사람들과 선을 그었다. 이렇게 말하니 혹시 기계가 되고 싶은 거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아무런 답도 하지 못했다. 나에게는 '열심히'라는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나는 아무리 해도 열심히 살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었다.

 

'열심히'의 기준이 높은 것은 사회부과 완벽주의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하는 만큼 그리고 내가 나에게 기대하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살며 완벽함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노력은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어차피 난 안돼'라는 생각으로 모든 동기를 상실하는 심리적 상태인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다. 그로 인해 학업적 지연 행동이 일어나 지금처럼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4학년인 시기에 진로 결정을 계속 미루거나 중요한 과제를 마감일까지 미루는 행동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열심히 살고 싶지만, 열심히 사는 게 때로는 겁이 날 때가 있다. 노력했다가 그 일이 실패로 끝나면 크게 좌절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용감하게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몫의 행복을 열심히 챙겨두자!



학습된 무기력은 계속된 실패로 인해 더 이상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굳게 자리 잡힌 상태이다. 이러한 무기력을 벗어나는 좋은 방법은 쉽게 해낼 수 있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성공 경험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이다. 과제를 잘게 쪼개어 적고 쉬운 것부터 조금 복잡한 일까지 단계를 밟아서 해나간다면 어느새 과제를 완성했다는 뿌듯함에 도달해있을 것이다.


또한 <열심히 사는 게 뭐 어때서> 책에 나온 방법을 하나 소개하자면 두려워하는 일을 100번 도전해보는 것이다. 실패해도 100번 중 한 번일 뿐이고 남은 99번 중의 한번은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두려운 일도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 마음을 가지고 거의 20년 동안 두려워서 피하기만 했던 일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100번의 시도 끝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궁금해서 설레는 마음이 든다. 

 

이로써 나의 '열심히'에 대한 기준은 바뀌었다. 열심히 산다는 건 적절히 힘을 빼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두 권의 책을 읽고 난 뒤에 내린 결론이다. 잘하고 싶다고 힘을 꽉 주면 결국 비틀대다가 넘어지기 마련이다. 오늘 하루가 온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계획의 70퍼센트 정도를 성공했다면 그날은 충분히 잘 살았다고 생각하고 넘기자.


사람은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균형이 적절히 맞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 인간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래도 하루에 하나쯤은 꼭 내 몫의 행복을 챙겨두자! 오늘은 무슨 재밌는 일을 해야 나를 웃게 만들지 열심히 궁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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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신희, & 김연수. (2022). 대학생의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학업적 지연행동 간 관계에서 학습 무기력의 매개효과. Journal of Learner-Centered Curriculum and Instruction Vol, 22(3),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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