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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단단한 자기애는 가라 - 꽉 찬 자존감을 가지고 나를 사랑할 수는 없을까
  • 기사등록 2023-03-21 11: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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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은교 ]



“Love Yourself”라는 대목은 언젠가부터 여러 노래들의 제목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삶의 모토가 될 만큼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타인이 아닌 나 자체를 사랑하는 기술에 대한 교양 서적도 많이 등장했고, SNS의 발달로 내가 얼마나 ‘자존감’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어느 새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만큼 잘못된 방식으로 스스로를 대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옳지 않은 방법의 자기애는 결국 사랑을 뜻하는 애(愛)보다는 희미하고 흐린 것을 뜻하는 애(曖)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기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자기애라고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MSD 매뉴얼에서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란, ‘자존감에 대한 과장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즉, 자기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넘어가서 자기 자신만을 세상의 중심으로 판단하고 모든 것이 본인 위주로 돌아간다고 각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소속 윤호경 교수가 자기애성 성격장애 관련 인터뷰에서 언급하길, 이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본인을 가장 우월한 존재로 여기며 다른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을 우선시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성격장애는 유년 시절 겪었던 학대 또는 부모의 양육 태도로 인한 낮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낮은 자존감이 자신을 과시하는 증상으로 넘어가는 것이 꽤나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내면이 충족되지 못하면 그만큼 권력, 재력, 외관 등의 외적인 요소를 이용해서 타인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자존감과 나르시시즘


위에서 언급한 인터뷰에 따르면,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개념이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는 강물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에 반한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Narcissus)라는 인물로부터 유래되었다. 이 인물은 자신을 사랑하던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벌로 받게 되었다. 물론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면서 살아가게 되지만 지나친 수준의 자기애는 자신의 주변은 둘째치고 스스로마저 좋은 결말로 이끌지 못한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은 자존감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나르시시즘과 자존감 모두 스스로를 높게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신을 둘러싼 타인들을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을 결코 내려치지 않는 반면,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은 주변을 자신 이상의 존재로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독으로 남아있게 된다.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


겉모습만 휘황찬란하게 꾸민다는 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부분은 아낌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되 숨기고 싶은 부분마저도 슬쩍 보듬어주는 것이 진정한 자기애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기애는 타인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하물며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족, 친구, 연인보다도 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여러 가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잊지 못할 경험들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싫어하고 잘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그러한 점마저 과도하게 힐난하지 않고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렇게 살아와서 삶에 변주를 주기엔 늦었다고 생각해도, 전혀 늦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에게 살아갈 날은 많고, 그 날들을 살아갈 주인공으로서 미래를 그려가는 방향에 따라 우리의 삶도 변화를 충분히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올해에 들어서야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고, 3월을 맞이한 지금은 작년 연말과 사뭇 다른 태도로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 속에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깨우치는 것’이 있었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스스로의 모든 부분을 사랑해보자는 다짐 하나는 항상 머릿속에 간직해두고 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지금 스스로를 열심히 아끼고 사랑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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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고대병원. "[Dr.log] 낮은 자존감이 만든 자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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