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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루비 ]



돈, 시간 등에 제약이 없다면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미슐랭 레스토랑 가기, 세계 여행 가기, 재즈바 가기, 래프팅 즐기기를 머릿속에 떠올려 봤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SNS의 수많은 셀럽들의 화려한 생활이 너무나 피곤하다. 그보다는 내 작은 방을 안락하게 꾸미고 창문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


언젠가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라는 프로필 사진이 유행했었다. 처음 그것을 봤을 땐 ‘참 게으른 사람이군.’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 있지.’란 생각이 든다. 온갖 소음, 상업 광고, 번잡한 도시생활, 높다란 빌딩을 보면 숨 막힌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시골로 돌아온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한때 나는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공모전에 당선되어 마카오와 홍콩을 다녀오기도 했고, 교원 컴퓨터 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이벤트에 응모하여 좋아하던 김수영 작가님을 만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욕심이 많다’라는 말도 들어봤다. 심리테스트를 하면 ‘독특, 특별함 추구, 몽상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런 나의 개성을 즐겼고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지만 이제 뭔가 피로감을 느낀다.


혼자 조용히 산책하며 도서관을 향해 걷는데 강변에 데이지 꽃과 금계국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꽃집에 진열된 화려한 꽃들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우리의 인생도 이렇게 소박하고 단아하게 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비교, 경쟁, 성공이란 단어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사실 지금도 내 욕심은 끝이 없다. 브런치 작가 구독자를 1,000명 이상 달성하고 싶고, 책도 출판하고 싶다. 피아노도 잘 치고 싶고 영어도 잘하고 싶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그런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그냥 지금, 여기 이 자리서 소박한 행복을 누리고 살면 안 될까? 침대에 누워 재미있는 TV 프로그램도 보고,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가끔은 만화책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생활. 누가 더 잘났니 내세우지 않는 모두가 평등한 낙원 같은 세상.


작년에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오로르>란 소설에는 ‘참깨 세상’이란 가상의 세상이 나온다. 누구도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 항상 심술궂던 빵집 주인도 ‘안녕?’하며 웃는 웃음만 가득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왜 못 만들까? 서로가 자기가 잘났다고 으스대지 않으면 가능하다. 평온한 세상을 꿈꾸고 싶다.


노란색 체크무늬 침대커버

며칠 전 침대커버를 노란색 체크무늬로 바꿨는데 그것만으로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기분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는 게 참 힘들었는데 다음날부터 새벽 6시만 되면 저절로 눈이 떠졌다. 작은 집 꾸미기만으로 참 행복해졌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건, 그냥 소박하고 평범하게 사는 거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누가 더 잘났고 못났다가 없다. 길가의 풀꽃처럼 한 사람 한 사람 다 소중하다. 세상의 잣대로 서로를 재단하지 말자. 화성 이주 같은 원대한 꿈은 천재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자. 그럴 때 우리는 지상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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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05 19: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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