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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광장시장봉사대 - 광장시장은 오랜 생활 터전, 어려움도 봉사도 우리가 앞장섭니다.
  • 기사등록 2013-10-18 14:58:57
  • 기사수정 2013-10-18 15: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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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일상이 침체돼 있을 때 시장에 향수를 느낀다. 세상의 온갖 물산이 모이고, 떠들썩한 흥정이 리듬을 타고, 군침을 돌게 하는 먹을거리들이 김을 피우는 곳에서 사람 냄새를 맡고 싶다는 것이다.

 

 딱히 빗나간 말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시적 낭만의 대상이 되는 시장은, 그곳을 터전으로 삶을 꾸려가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매일 돌봐야 하는 생활의 절대적 버팀목이다. 이 시장에서 그야말로 진짜 사람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을 만났다. 시장 공간에 떠도는 생기처럼 이들과의 인터뷰는 그들이 풀어놓는 입담에 썩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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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재난 상황이 상존하는 시장,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인터뷰에는 종로광장시장봉사대조현래 초대회장, 2대 장성기 현 고문, 3대 유내수 회장이 함께 했다. 시장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스스럼없음과 활력이 공간을 지배했다. 봉사대 발족 계기를 물었다. 조현래 초대회장이 설명했다. “2006117일 발족했습니다. 그전 98년에 근처 장안백화점에 화재가 나서 피해가 어마어마했어요. 시장은 집단 상가라서 화재나 물난리가 나면 피해규모가 큽니다.

 

재난을 막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어쩔 수없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신속하게 수습하는 인력과 대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처음 20여 명이 모여 의견을 모았고 60명으로 봉사대를 발족했습니다. 처음 명칭은 광장시장청년봉사대였습니다. 연령대는 청년이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팔팔했으니까요(일동 웃음).”워낙 오랜 역사를 지니고 종로청계 관광특구로 지정된 탓에 발대식에는 구청장, 국회의원, 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해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봉사대는 다행히 그동안 큰 사고가 없었지만, 큰 화재 등의 만약에 대비한 식사, 물 공급 등 봉사대원들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기동력을 기르기 위해 야유회나 친목모임을 통해 모의 훈련을 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사전 연습도 한다고 한다. 현재 봉사대원은 100여 명이다. 위원장과 집행부에 10개 운영위원회를 두고 체계적인 비상 연락망도 갖추고 있는 조직적인 체계입니다. 물론 상인연합회가 있지만 어려운 일이 닥칠 때는 봉사대가 훨씬 해결 능력이 빨라요.” 유내수 현 회장의 보충 설명이다.

 

봉사 정신 투철해야, 애칭은 홍반장

봉사대 구성원들의 나이는 40대에서 80대까지 폭넓다. 그래서 요즘은 명칭에서 청년을 지웠다. 평소에는 다른 곳에서 발생한 재난들에 도움을 준다. 평창 물난리 수재민 돕기, 아이티 지진 돕기 행사를 했고,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때는 시장 안의 폐원단을 모아서 달려가서 라면 끓여주는 봉사도 했다. 조현래 초대 회장은 다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니 일부러 시간을 내야하는 일입니다. 도울 수 있어요. 봉사정신이 투철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죠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아동 한복과 재고로 남은 헌 옷들을 400여 박스 모아 이북에 보냈다. 구기동의 한 양로원에서는 노인들이 행사를 할 때 햇빛을 가려주는 텐트가 필요하다는 말에 27만원 짜리 2세트를 구입해 보냈다. 시장 주변에는 갑자기 가세가 기울여 노점상으로 전락한 이들도 간혹 있다한다. 이들을 위해서 명절 때는 30~50만원씩 보조도 해준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는 눈물겹게 고마운 큰돈일 것이다. 텔레비전에 리얼리티 프로가 많아진 후 이들이 촬영을 왔을 때 지원하는 것도 봉사대의 몫이라고 한다. 제반 경비는 어떻게 충당하느냐고 물으니 초창기에는 매달 2,3만원씩 회비를 냈고 지금은 1만원씩으로 내렸는데 이것들이 적립이 돼서 꽤 많은 돈이 됐다고 장성기 고문이 답해주었다.

 

108년 역사 가진 최초의 상설시장

광장시장의 본래 이름은 동대문 시장이었다. 일제가 을사보호조약 후 남대문 상권을 장악하자 그 대안으로 1905년 동대문 광장시장이 형성됐다. 당시 3,5,7일장이 성행하던 당시에 상설시장으로서 농수산물, 포목, 침구, 생선, 야채 등 모든 물품을 취급하며 전국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나중에 근처에 동대문 종합시장이 생기면서 광장시장으로 불렸다. 현재 5000여 점포가 1,2층에 들어서 있다. 예전에는 세수의 50%를 여기서 거두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래는 의복과 원단이 흥성했는데 모두 이곳을 거쳐 전국은 물론 외국으로 나갔죠.“하지만 지금은 1층 먹거리를 제외하고 2층 의복과 주단, 포목 상가들은 대부분이 빠져나가 공황 상태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전체 임대료를 1층에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운영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상인연합회운영회에서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행동을 하지 않는 탓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일층이 먹거리 관광특구로 지정된 후 그나마 활기를 띄고 있다. 작년 겨울 미국 영화감독 팀 버튼이 이곳에서 빈대떡과 막걸리를 먹고 갔다. 상권 쇠락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장입니다.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죠. 그리고 도로 흐름을 이곳 시장을 경유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청계천 복개 공사할 때 이화사거리에서 청계천 오가를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놓고는 지금까지 원상복귀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10여 년째입니다누구랄 것도 없이 세 사람이 동시에 걱정을 쏟아냈다.

 

도로주차장 불편으로 기우는 상권, 정치인 누구도 공약 안 지켜

광장 시장의 교통 흐름문제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고질적인 공약 여반장을 실감나게 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마다 선거 때는 모두 찾아와 주차장과 도로 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표를 호소했다. 생계와 직결된 이들의 바람은 절실했는데, 이들은 당선되면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전 대통령은 자신이 이 주변에서 공사현장 일을 했다면서 수번에 걸쳐 방문했지만, 역시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청에 호소를 해도 이해하지 못했고, 청와대와 서울시, 종로구에 연례행사처럼 진정서를 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심정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행히 조만간 일부 구간 교통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봉사대가 의식개혁의 선두주자로, 한 사람이 열 명의 의식을 바꾸자

봉사대는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청계천 숲속에 버려진 오물들을 청소하고 있다. 시민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투척한 것들이 꽤 많이 쌓이는데, 미화원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시장 내부에 대한 환경미화 작업도 긴급한 일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들르는 곳인데 좋은 인상은 필수다. 봉사대가 처리할 수 있는 취약한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개선해 가는 것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독려할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한다.

 

종로광장시장봉사대는 현재 운영비를 절약하기 위해 사무실을 두지 않았다. 장성기 현 고문이 이사장으로 있는 새마을 금고의 사랑방에서 일을 보고 있다. 고마운 것이 봉사대 관계자도 아닌 새마을 금고의 젊은 직원이 잔 일을 도맡아 해준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사람사는 냄새가 아닐까. 봉사대는 세무서에 비영리 사업자를 냈다. 봉사에 헌금할 경우 세금공제혜택을 받게 해주기 위해서다. 세 분의 봉사대원은 광장시장의 쇠퇴를 걱정하면서도 특유의 활력으로 웃음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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