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완
[한국심리학신문 =김도완]
최근 김초엽 작가님의 “빛의 속도록 갈 수 없다면”을 인상 깊게 읽었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 속의 고난을 이겨내는 방법, 윤리관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기술의 성장과 소외되는 사람들 등 여러 이야기를 옴니버스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있어 과학을 적절한 서술 장치로 잘 풀어내면서 자칫하면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을 흥미롭게 잘 풀어냈다.
이번 심꾸미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과학을 기반으로 심리를 풀어낼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계속하면서 작성했었다. 처음에는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전문용어 사용 빈도를 늘렸다가 아침에 읽는 가벼운 느낌에 맞추기 위해서 비유와 유사한 단어를 사용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많이 없애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전문 용어의 사용을 늘릴수록 가독성은 떨어지게 되고 풀어서 설명하고자 해도 왜곡이 되었다. 이런 줄타기 속에서 의미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과학 기자로 일하는 모든 기자분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과학의 기본은 환원주의라는 말이 있다. 실험하는 방법이 복잡한 상황보다는 다른 변수를 최대한 없앤 단순한 상태로 만들어서 실험하고 데이터를 해석해 의미를 찾아내기 때문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최대한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토대로 전달해야 듣는 사람도 흥미가 생기고 이해도 잘된다. 이번 심꾸미의 목표가 생물 기반 실험과 심리학을 연결해서 공통점을 전달하고자 했기 때문에 위에 사항들을 최대한 반영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들이 잘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시도의 끝에서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상태를 가졌는지, 또 다른 사람은 어떤지를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혈액형 성격론부터 시작해서 MBTI 그리고 테토남, 에겐남과 같은 내용까지 나를 알고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유행이 나타났다가 없어지게 되었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사람을 보고 특정 지어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기반에는 “전문적인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ABO식 항원이란 모두가 가지고 있는 혈액과 통계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고 MBTI는 심리학과 후성유전학 그리고 신경과학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었으며, 테토남과 에겐남은 이름 그대로 호르몬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어떤 실험을 통해서 증명되고 해석이 될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스스로가 특정 생각이 떠오르는 게 잘못되지 않고 뇌의 처리 과정 혹은 호르몬의 변화 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결과이며, 치료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는 걸 공유하고 싶었다..
앞서 얘기한 김초엽 작가님처럼 글을 잘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늘 고민한다. 아무래도 잘 읽혀야 내용 전달이 되기 때문이다. 나 같아도 아침부터 생전 처음 듣는 호르몬 이름이나 뇌의 특정 부위를 들으면 머리가 지끈거리며 다른 내용으로 넘길 것 같다. 그렇기에 남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달 방식을 찾는 것은 여전히 내게 남아 있는 도전 과제다. 언젠가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이 해석될 수 있음을 남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번 심꾸미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많은 생각과 고민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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