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생물학, 그리고 나의 문장들: 심꾸미 기자단을 통해 바라본 나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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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생물학, 그리고 나의 문장들: 심꾸미 기자단을 통해 바라본 나의 여정
  • 기사등록 2025-08-29 11: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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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배정원 ]


(출처=프리픽)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나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당시 학교에서 특별히 개설된 심리학 수업은 내게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인간의 행동과 감정을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이해 가능한 패턴’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고, 특히 생물학적 기반에서 심리를 바라보는 접근이 내 관심을 끌었다. 우울증이 단지 '마음이 약한 것'이 아닌, 뇌의 특정 회로와 신경전달물질, 유전자 발현까지 모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내게 커다란 깨달음이었다. 그 수업 이후, 나는 심리학을 단지 학문이 아닌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는 언어'로 느끼게 되었다.


대학생이 된 지금, 나는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전공 수업과 실험, 논문 읽기 속에서도 여전히 ‘심리학’은 나의 중심 관심사 중 하나다. 생물학과 심리학, 이 두 분야는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생각을 구체적인 글의 형태로 담아볼 수 있었던 활동이 ‘심꾸미’ 기자단이었다.


기자단 활동을 하며 나는 감정 구성 이론(TCE), 기본 감정 이론(BET), 장뇌축, 후생유전학, 인지행동치료(CBT), psilocybin 치료와 같은 생물학과 심리학이 맞닿은 주제들을 꾸준히 탐색해왔다. 매번 기사를 쓸 때마다, 나는 심리학이란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 영역인지를 실감했다. 감정은 결코 한 가지 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구성물이며, 그 안에는 뇌, 유전자, 환경, 기억, 신체 감각, 사회적 맥락이 모두 녹아 있다. 그 복잡함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이해되도록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는 단순히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좋은 전달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심꾸미 기자단 활동은 내게 ‘심리학’이라는 언어를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자, ‘사람과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되새기게 해준 시간이었다. 내가 다룬 주제 중에는 감정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동을 통해 감정을 유도하는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전략도 있었고, 실로사이빈(psilocybin)이라는 향정신성 물질이 공감 능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경과학적 연구도 있었다. 또한 유전자에 따른 항우울제 반응, 후생유전학을 통한 환경의 영향 등은 ‘정신 건강’이 얼마나 개인화되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줬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는 항상 독자가 읽기 쉽게 풀어쓰는 법, 과학적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문장을 쓰는 법을 고민했다. 특히 복잡한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신문 기사 스타일로 다시 구성할 때에는 문장의 순서를 바꾸고, 단어를 풀어 쓰고, 전체적인 맥락을 다듬는 등 내 글의 색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과정 속에서 ‘글을 쓰는 일’이 단지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신뢰를 쌓고 질문을 던지는 작업임을 배웠다.


돌아보면, 나는 ‘심꾸미’를 통해 단순히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나의 진로를 더 깊이 탐색하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왔다. 특히 생물학 기반의 심리학, 뇌과학, 유전자, 감정 연구에 집중하면서, 나는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과 생물학을 잇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감정을 존중하는 생물학’이라는 키워드는 나의 미래를 향한 이정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다른 심꾸미 기자들이 쓴 글을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과 주제들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또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심리학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글들을 읽으며, ‘심리학을 이렇게 깊이 있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나도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 때로는 그들의 문장에서 따뜻한 공감과 세심한 통찰을 느끼며, 나 역시 더 진정성 있는 시선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배움과 영감을 주는 동료가 되어 있었다.


심리는 수치화되지 않는 영역이지만, 그만큼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그 미묘한 감정을 단지 병리로 보지 않고, 생물학적 기반 속에서 존중할 수 있는 접근이 늘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그 경계를 연결하는 연구자 혹은 글 쓰는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언어를 건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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