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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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소연]



이제 사랑의 대상은 인간을 넘어, 로봇까지 확장되었다. 1인 가구와 사회적 고립이 증가하며 ‘상대’에 대한 갈망은 더욱 고조됐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상대라면, 그가 인간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게 된 것이다. 단순히 인간과 인간이 감정적, 육체적 교류를 통해 사랑을 나눴던 과거와 달리, 현대는 과학적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과의 사랑도 가능해졌다. 굳이 인간이 아니어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등장해 인간은 더이상 사랑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굳이 인간이 아니더라도 정서적 만족은 물론 육체적 만족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로봇은 인간과 사랑할 수 있을까

현대 로봇은 높은 지능과 매너는 물론 완벽한 육체까지 갖추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인간은 로봇과 대화는 물론, 성관계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일본 벤처기업 윙크루에서 개발한 ‘아즈마 하카리’는 대화는 물론 어느 정도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나를 맞아주는 아내’라는 의미의 이 로봇은 50cm의 작은 원통 안에 있는 피규어처럼 생긴 입체 캐릭터로, 주로 혼자 사는 남성들의 가상 아내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센서가 사람의 얼굴과 움직임을 인식해 사용자의 얼굴을 발견하면 캐릭터가 미소 짓고, 귀가를 자동 감지해 ‘어서오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돼 있어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더불어 기상을 돕고, 퇴근이 늦어지면 보고 싶다는 메세지를 보내는 등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 맥락은 현재 일본의 ‘리얼돌’과도 이어진다. 리얼돌을 사용하는 주요 동기는 단순한 성욕 해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사용자의 상당수는 여성을 만나고 싶지만 실제 관계로 이어지기까지의 어려움,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나 정서적 교류를 통한 외로움 완화 등 다양한 이유를 들었다. 사용자 중 일부는 옷 입히고 사진 찍기 등 취미 활동의 일환으로 리얼돌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리얼돌은 단순한 성적 도구를 넘어,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해소하고,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미리 정해진 답변일 뿐

하지만 이러한 교류는 모두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로봇은 인간처럼 자율적으로 감정을 느끼거나 사랑을 경험할 수 없다. 이들은 인간의 언어, 표정, 행동을 정교하게 모방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반응할 뿐이다. 결국 로봇과의 사랑은 인간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근 Chat GPT처럼 생성형 AI가 무료로 보급되며, 그들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GPT에게 함부로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공감을 받을 수도 있으며,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 불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Chat GPT 또한 인간이 만든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 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 상황을 ‘사랑’이라 믿는다. 영화 의 주인공이 인공지능 사만타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사만타가 수만 명과 동시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상실감을 겪는 장면은, 로봇과의 사랑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외로움 해소나 자기 위안에 머물 수밖에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상호성의 부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 로봇과의 일방적 사랑은 인간의 심리적, 사회적 역량에 영향을 미친다. 로봇은 인간의 기분을 맞춰주면서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인간은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여 실제 인간관계에서 겪게 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감정 소모를 회피하게 된다. 인간은 점차 로봇과의 가짜 교감을 선호하게 됨으로써 실제 인간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심화시는 동시에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감정 조절 능력이나 공감 능력의 퇴화를 촉진한다. 이러한 관계는 인간에게 일시적인 위안과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 지닌 상호적 성장과 공감의 가능성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인간이 점점 더 기계적이고 단조로운 관계에 익숙해지며,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감정의 깊이와 진정한 교감의 경험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사랑보단 자아를

이런 인간과 로봇의 관계에서 진정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심을 넘어, 자아를 키우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외로움이나 불안을 느낄 때, 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로봇이나 타인에게만 기대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스스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외부의 인정이나 위로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찾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아의 성장으로 이어지며, 자신만의 가치관과 목표,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만들어낸다.


자아를 기른다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행복과 불안을 느끼는지 솔직하게 마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타인이나 로봇이 채워줄 수 없는 내면의 빈자리를 스스로 채우는 힘이 바로 자아의 힘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은 실패나 외로움, 두려움조차도 자기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기대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며, 상대방 역시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존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김으로써, 인간은 진정한 사랑을 마주하게 된다.


참고문헌

https://biochemistry.khu.ac.kr/lab/?p=2888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0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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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8-25 08: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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