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영
[한국심리학신문=송주영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우리말 속담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며 배를 몰려고 하면 결국 물이 아닌 산으로 가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중심이 없이 제각기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무리가 원하던 목표가 아닌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그렇다면 만약 여러 사공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힘을 합쳐 배를 몬다면, 반드시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너트 아일랜드 효과(Nut Island Effect)는 이러한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많은 사람이 아무리 같은 목표를 가지고 끈끈히 모여 노력한다고 해도, 반드시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배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최고의 조정(Rowling)팀이라도 절대 결승선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너트 아일랜드 효과(Nut Island Effect)
폴 F. 레비(Paul F. Levy)의 ‘The Nut Island effect: When good teams go wrong“이라는 연구를 통해 주목 받게 된 ‘너트 아일랜드 효과’는 유능한 팀이 조직에서 고립되고, 관리자들과 소통이 단절되면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보스턴 근처 매사추세츠 퀸시의 Nut Island에 있는 하수 처리장은 1952년에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보스턴 남부와 그 주변 지역의 생활 하수를 처리하는 중요한 시설이었으나, 설계 상의 한계와 자금 부족 및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운영 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배경에서 조직된 팀은 하수 처리 가동 초창기에는 서로 힘을 합쳐 어렵고 험한 일에도 묵묵히 일하며, 고도로 강한 동료애와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작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로 필요한 장비를 위해 개인적으로 돈을 모아 사들이거나 초과 근무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등 팀에 대한 자부심과 지원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1960-70년대에 들어서자, 관리 당국 경영진들이 하수 처리장 운영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심각한 문제가 보고되어도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팀을 방치했다. 또한 경영진은 해당 임무를 뒤로 미루고 팀에 지나친 자율성을 부여하였는데, 그에 따라 팀은 현장에서 독자적인 업무 방식과 지침을 만들어 하수 처리장을 운영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너트 아일랜드 하수 처리장은 1980년대에 들어서자 6개월 동안 약 37억 갤런의 미처리 하수를 보스턴 항구에 배출하는 최악의 환경 파괴 사건을 일으켰다. 이는 서울시 전역이 하루 종일 폭우에 잠길 정도로 막대한 양이었다. 이외에도, 염소 과다 투입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오염과 장비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미뤄진 수리와 교체 등의 문제가 잇따랐다. 결국 1997년, 시설은 폐쇄되고 너트 아일랜드 팀은 해체되는 결말을 맞이했다.
너트 아일랜드 발생 과정 5단계
너트 아일랜드의 파국적인 실패는 어떤 과정에 걸쳐 발생했을까? 폴 F. 레비는 해당 실패 과정을 5단계로 정리하였다.
(1) 경영진과 고객으로부터 소외된 팀의 업무 수행
경영진은 눈에 띄고 시급한 문제에만 급급하여 하수 처리장의 문제는 뒤로 미루고, 팀에게 지나친 자율성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팀은 밀려난 후위에서 묵묵히 일하며 자신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2) 고위 경영진의 팀의 자립 운영 당연시와 팀 요청 무시
경영진은 이러한 자율성을 당연시하고, 문제에 대한 도움 요청과 경고를 무시한다. 무시 당한 팀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불만과 적대감, 내부의 응집력을 키워간다.
(3) 팀원들 사이의 세상과의 괴리감 증가 (‘우리 대 세상’의 고립감)
팀은 경영진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발생한 문제를 숨기거나 축소하려고 한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팀은 외부의 도움 요청을 꺼리게 되고 내부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성을 보인다.
(4) 업무에 대한 실행 및 운영지침의 공백과 자체규정 생성
팀은 외부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자신들만의 비공식적인 규칙을 만들어 처리장을 운영해 간다. 하지만 이 규칙은 실제로 문제를 은폐시키고 업무 능력을 저하 시켜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
(5) 왜곡된 현실 인식과 소통 단절
결국 팀과 고위 경영진은 때를 놓쳐 바로잡기 어려워진 진실에 대해 왜곡된 그림을 만들어낸다. 팀은 외부의 문제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경영진도 해당 문제를 계속 외면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외부의 강제적 개입이나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야 새로운 개선이 시작될 수 있다.
지나친 집단 응집력의 실패
너트 아일랜드의 사례는 오늘날의 기업과 조직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높은 응집력은 집단을 공고히 하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영진은 현장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지원해야 하며, 팀과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팀원들이 다른 부서나 조직 외부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옆 사람과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사실만으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방향 없는 단결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공의 수가 아니라, 함께 바라보는 항로의 방향일 것이다.
출처
1) Levy P. F. (2001). The Nut Island effect. When good teams go wrong. Harvard business review, 79(3), 51–163.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