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전쟁》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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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다리 잔해 위로 햇살이 비쳤다. 

그러나 그 빛은 희망이 아닌, 

전날의 죽음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잔혹한 조명일 뿐이었다. 

장하석은 잠을 이루지 못한 눈으로 강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그곳에는 고립된 아군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두면 모두 굶어 죽습니다.”


중위의 목소리는 결연했지만, 떨림이 스며 있었다. 

남아 있는 병력은 열 명 남짓. 식량은 바닥났고, 

탄약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강을 건너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서서히 소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병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누군가는 ‘강을 건너야 한다’고 했고, 

누군가는 ‘자살 행위’라며 고개를 저었다. 

총성과 포성이 끊긴 지 오래지만, 

그 침묵 속에는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죽음의 함정이 숨어 있었다.

하석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내가 먼저 건너보겠다.”


그는 버려진 나무 판자와 통나무를 엮어 작은 뗏목을 만들었다. 

물살은 거칠었고, 냉기는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강물 위에 몸을 싣는 순간, 

병사들의 시선이 그의 뒷모습에 꽂혔다. 

마치 그와 함께 그들의 운명까지 떠내려가는 듯했다.

강 한가운데쯤 이르렀을 때, 

하석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에는 바람 같았지만, 

곧 낯익은 금속성 파열음—총성이었다.


“쏴라!”


강 건너 어딘가에서 적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강물은 총알이 떨어지는 자국으로 일그러졌다. 

뗏목은 위태롭게 흔들렸고, 

하석은 몸을 웅크리며 이빨을 꽉 물었다.

그 순간, 강둑에 있던 동료들이 일제히 응사했다. 

총성이 다시 공기를 찢었고, 

전장은 강 위에서 재현되었다. 

탄약이 바닥나가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히 들려왔다.

그리고 하석은 알았다. 

오늘은 단순히 강을 건너는 날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운명을 가르는 날’이라는 것을.




작가의 말 : 

이번 14화에서는 전쟁 속 선택의 무게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강을 건너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죽음과 생존을 가르는 경계에 몸을 던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강을 건너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독자 여러분도 함께 긴장하며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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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8-26 09: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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