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예린 대학생기자
[한국심리학신문=채예린 ]

완벽주의의 명과 암
"연세대학교 상담 심리연구실이 한국인 성인(20~60세)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53.62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상당히 높은 수치다. 또,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한 출판사와 함께 남녀 직장인 1,1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직장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 응답자가 무려 전체의 67.2퍼센트나 되고, ‘완벽주의가 업무 성과를 높인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 또한 전체의 61.3퍼센트로 과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장인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완벽함을 추구하고, 완벽주의가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완벽주의로 인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무려 75.9퍼센트의 직장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완벽주의가 완벽함을 추구하고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여긴다는 결과는 아이러니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동귀, 네 명의 완벽주의자, 흐름출판, 2021, p.21–22)
위 글은 연세대학교 상담심리 이동귀 교수 연구팀에서 출판한 책인 [네명의 완벽주의자]라는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핵심적 질문이다. 완벽주의가 성과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준은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한다. 특히 한국 사회 같은 경쟁이 만연한 사회는 갈수록 경쟁의 열기는 더 격화하고 있지만, 경쟁에서 패배자가 된 사람들을 위한 안전망은 결코 튼튼하지 않다. 작은 실수라도 했다가는 바로 경쟁에서 밀려나고, 다시 제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한국인들은 더더욱 완벽을 향한 갈망과 완벽주의의 태도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완벽주의란 무엇일까?
완벽주의를 설명하는 3가지 조건이 있다.
1) 기준이 지나치게 높음
2) 그 기준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
3) 끝 마친 뒤 평가를 해서 다음에 일을 할 때 그 평가가 적용이 됨.
이들의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제시된 통계치가 말하듯 이 완벽주의는 성취에는 도움이 된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사람을 지치고 진빠지게 하며 불행한 마음을 들게 한다.
또한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이 일을 미루는 게 상상이 잘 안되는데 생각보다 일을 미루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 이유는 이들은 준비 기간에 너무나 긴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가 빠뜨리는게 있을까봐 진이 빠지게 찾아보고 조사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끊임없이 계속 찾아본다. 그러나 계속 찾아보다가 지식에 바다에 빠지게 된다. 그럼 이런생각이 들지 “난 틀렸다, 난 능력이 안돼.” 시작을 못했으니까 시작안에 그 보고서를 다 못낼 것 같은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완벽주의 마비라 칭한다.
완벽주의 수준이 높으면 일을 할 때 특히나 꾸물거리는 단계가 있다. 일이 진행되는 단계로 크게 3가지 시작 단계, 유지 단계, 마지막 단계가 있는데 완벽주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시작 단계이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끊임없이 고친다. “오타자 있나?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완벽주의의 역설 -자기 비난과 실패로 이어지는 이유-
Shafran et al(2002)의 「Clinical perfectionism: a cognitive–behavioural analysis」에서는 완벽주의가 자기 비난의 악순환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완벽주의인 사람들은 우선 비현실적 기준을 세우고 이를 충족하려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러나 그 기준은 비현실적이라 결국 도달에 실패하게 된다. 그 후 실패한 결과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거나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고 ‘나는 충분하지 않아’, ‘내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거야’ 라고 생각한다.
그럼 “기준을 낮추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들에게 ‘기준을 낮춘다?’라는 없다. 차라리 그럴 바엔 안 하고 만다. 그래서 더욱 이 기준이 유지되고 더 열심히 하는 이러한 성향이 굳어진다. 그런데 이 과정 가운데 어쩌다 우연히 그 기준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 기뻐할 만도 한데, 그렇지 않고 완벽주의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애초에 기준이 너무 약했어. 사실 더 할 수 있었던 건데 기준을 너무 낮게 잡았네.” 이렇게 다시 그들은 자기 비난에 빠지게 된다. 한도 끝도 없이 운명 지어지는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완벽주의의 특징
[흐름주의] 출판사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완벽주의 성향 테스트
http://www.perfect4.co.kr/
위 테스트에서 완벽주의 유형을 구분하는, 요인분석을 통해 추려진 완벽주의의 5가지 특징이 있다.
완벽주의 극복법 있을까?
이 글을 통해 완벽주의 극복에 대해 새롭게 전하고자 하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얘기하기 편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면서 계속 새로운 일을 하게 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여기서 도전할 때, 제일 필요한 건 마음 편한 사람이다.
안전 기지에 대해 하나의 예시를 통해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어린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미끄럼틀을 타다가 엄마가 잘 보고 있는지 고개를 돌려 확인한다. 부모님의 시선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온다. 그런 뒤 용기를 가지고 아직 타보지 못한 그네와 무서워 보이는 정글짐에 도전한다. 그러면서 안심하고 점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비록 어린아이가 놀이기구에 적응하고 점차 새로운 기구에 도전해 나가는 예시지만 이는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성장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도 이 안전 기지(베이스존)이 필요하다. 이러한 안전 기지는 보통 애착 대상에게서 생겨난다.
애착 대상은 지칠 때 쉴 수 있는 휴식처 역할을 하고 그 안전기지가 있을 때 우린 용기를 가지고 독립을 할 수 있으며 더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다. 이 애착 대상은 원래 부모님이었는데 나이가 들면 다양한 애착 대상이 생긴다. 친구,동료, 애인, 혹은 여전히 부모님일 수도 있다. 그 대상이 누구든 위축되고 겁나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그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봐라. 그럼 도전하는 데 훨씬 편하다.
또한 완벽주의가 높은 사람은 자기 평가가 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인생 원래 혼자사는거지..”라고 생각하거나 GPT를 찾곤 한다. 이것이 좋은 방법일 수는 있지만 이는 스스로를 고립되고 쳐지게 하며 인적자원의 피드백을 받은 경우에 실행률이 훨씬 높다.
내가 시작이 잘 안되고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고민이 될 때, 편하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사람 혹은 같이할 사람이 있는 게 훨씬 좋다.
그러면서 꾸물거리지 않고 지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는 시행착오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완벽한 하나와 최대한 많이 양을 하는 것. 무언가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면,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완벽한 하나를 나는 것보다는 때로는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완벽주의가 기준을 달성하는 데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의 벽을 부수고 우선 시행착오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1. (이동귀, 네 명의 완벽주의자, 흐름출판, 2021, p.21–22)
2. Shafran, R., Cooper, Z., & Fairburn, C. G. (2002). Clinical perfectionism: A cognitive–behavioural analysis.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40(7), 773–791. https://doi.org/10.1016/S0005-7967(01)00059-6
이미지 출처
박진영. (2019, 2월 9일). 완벽주의가 일을 망친다. 동아사이언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2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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