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희
[한국심리학신문=전세희 ]

'조용한 퇴사'
2022년부터 등장한 단어로 큰 화제를 모았다. 조용한 퇴사는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업무 시간과 범위 내에서만 최소한의 일을 하곘다는 태도를 뜻한다. 코로나19 이후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가 늘어나고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번아웃을 경험한 직장인들이 일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커지며 생겨났다. 하지만 여전히 조용한 퇴사는 직장인 내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10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을 때 '현재 조용한 퇴사 상태인지'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1.7%가 '그렇다'고 답했다. 회사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지 않고 꼭 해야할 것만 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 되는 것이다. 회사가 곧 나의 삶이고, 자아실현을 하는 곳으로 여겨왔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회사를 돈 버는 곳으로, 퇴근 후의 삶을 자신의 진짜 삶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직장과 일을 아끼며, 그곳에서의 시간을 자아 실현하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둘 차이를 부르고 일하는 시간을 즐겁게 하는 것일까.
조직 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

조직 몰입이란 개인이 속한 조직에 대해 심리적으로 애착을 느끼고, 조직의 목표와 가치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조직에 남고자하는 의지를 의미한다. 즉,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을 넘어 이 회사가 나에게 의미 있으며 같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상태임을 말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조직의 목표와 가치를 수용하고 조직의 한 구성원이 되려는 바램을 갖고 있다. 조직 몰입은 다차원적인 속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3가지로 정리된다.
1) 정서적 몰입(affective commitment): 조직에 남고자 하며 조직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조직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정도를 의미함. 정서적 애착이며 "이 회사가 좋아서, 가치가 맞아서 남는다"라는 생각을 들게 함
2) 지속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 조직에 이미 들인 시간, 비용, 노력으로 다른 직업을 찾는 어려움으로 인해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믿는 정도를 의미함. "여기서 나가면 손해니까 남는다"라는 생각을 들게 함
3) 규범적 몰입(Normative Commitment): 조직에 느끼는 의무감으로 인해서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느끼는 정도를 의미함. "지금 우리 조직을 떠난다면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라는 생각을 들게 함
위의 세 가지 몰입은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수행, 이직 의도와 관련된다. 정서적 몰입은 연차와 직무 연한이 높을 수록 높아지며 이직 의도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자신의 일과 조직 목표를 '나의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창의성, 적극성, 협력성 또한 올라가고 성과도 좋아질 수 있다.
이처럼 조직에 대해 어떤 몰입을 하느냐에 따라서 성과와 결근, 이직의도를 알 수 있다. 과거에는 "한 조직에 오래 다니는 것이 도리"라는 신념이 중심을 이뤘고 다니던 조직을 일찍 그만두면 많은 배신감이 드는 사회였다. '평생 직장'이라는 것이 성실함과 성공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베이붐 세대에게는 규범적 몰입이 상대적으로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MZ 세대에게 조직 몰입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단순히 오래 다니는 것을 가치로 여기지 않는다. 그 대신 조직과 나의 가치가 맞는지,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환경인지, 그리고 나 자신답게 일할 수 있는지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즉, 정서적 몰입이 조직에서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의 MZ세대는 이러한 정서적 몰입을 쉽게 느끼지 못해 조용한 퇴사를 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조직에서의 시간도 나의 삶이 되도록
조용한 퇴사의 비율이 보여주듯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저 '돈을 버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회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서적으로 몰입하고, 회사의 일이 즐거워질 때 직장인은 비로소 더 많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서적 몰입을 경험할 수 있을까? 바로 스스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가 나에게 중요하며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지를 분명히 깨닫는 것에 있다. 회사의 일이 나의 가치와 일치할 때, 하고싶은 일을 할 때 직장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서적 몰입은 조직이 주는 보상이나 조건만으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도 노력해야한다. 내가 맡은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을 찾고, 작은 성취를 기록하며 회사에서 있는 시간 동안 의미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기 주도적 태도가 있을 때,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단순한 생계 유지가 아니라 나의 성장과 자아 실현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Meyer, J. P., & Allen, N. J. (1991). A three-component conceptualization of organizational commitment. Human Resource Management Review, 1(1), 61–89.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1224
sandych@duks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