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빈
[한국심리학신문=김수빈 ]
출처 : 픽사베이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누구나 잘 아는 기념일이다. 그러나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내 마음을 말하는 것이 손해일까, 또 내가 말한 것이 틀릴까 봐 걱정되어 입을 닫고 침묵을 지켜가는 것이 꼭 정답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냉정해지는 사회 속에서 심리적인 부담은 날로 더해져 간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이나 깊은 속마음을 말로 꺼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을 내비친다는 것이 약점이 되어 이용당할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한다면 나의 약점까지도 인정하며, 이겨내고자 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시도한 것이다. 약점으로 여기며 이용하는 사람의 문제일까를 놓고 본다면 어렵지 않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가혹한 채찍과 사회의 평가 속에서 수많은 감정의 신호들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살펴줄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내면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가치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세상 밖으로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들과 인생의 변수에 겁을 먹기보다는 과거가 쌓인 현재 그리고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자기 이해를 기반으로 삶을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생의 속도와 방향은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고자 하는 다짐들은 건강한 마음가짐의 출발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회피일 뿐 진실한 자신의 내면을 마주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과 약점은 수용하고 강점은 분명히 알고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후회에서 벗어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물론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은 애쓰는 과정에서 결괏값이 분명하게 보상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지점마다 적절하게 심리적 어려움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속도를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망하는 자신의 모습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산물은 이상과 현실을 적절히 고려하고 표현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차근히 해결할 수 있는 심리적 저항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효능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효능감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다'와 같은 포용적이면서도 인지적인 믿음을 말한다. 자기효능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면의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자신 믿어줄 것인가, 져버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그 기준은 타인과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결국 나에게 답이 있다. 일상에서 찾은 행복을 발견했다면 그 행복의 지점을 자꾸 만들어내고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는 자신을 지키는 회복 기제의 꾸러미가 되어줄 것이다.
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
10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정신건강협회(WFMH)가 제정한 '정신 건강의 날'로 우리나라 정부 역시 매년 10월 10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지정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건강 회복의 목적을 두고 있다. 2011년 역학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5명 중 1명꼴로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는다는 결과가 나왔다.(대한산업보건협회, 2024)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주변 지인, 혹은 나라고 가정해 보면 정신질환을 관리하고 마음을 지키는 것은 결코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듯, 심리적인 어려움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의 환기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도움을 구하는 것은 마음의 부족한 영양소를 챙기는 행위와도 같다. 신체와 정신 건강은 모두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살뜰히 챙겨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을 살피지 않고 뒷전으로 두면 감정적인 탈진이 빠르게 찾아온다. 틈틈이 마음 건강을 챙겨두지 않다 보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순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감정의 회복도 더디게 된다. 자기 수용의 감각이 떨어지다 보면 일상 적응해 나갈 때, 쉽게 피로함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체와 정신의 상호 균형적인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신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비축해 두어야 한다. 마음의 안정을 얻는 방법은 특별한 방식보다도 일상에서 활력을 찾는 것이다. 일상에서 찾은 긍정적이고 작은 변화들은 정신건강을 건강하게 회복하고 개선해 줄 수 있다. 스스로가 행복을 느끼는 것들이 무엇인지 차근히 생각해 보고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삶을 지탱할 긍정적 동기를 만들 수 있다. 소소한 즐거움을 알아가다 보면 정신적인 웰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처 : 픽사베이
정신건강 인식
2025 서울 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는 경로의 설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은 '인터넷 커뮤니티, 블로그 혹은 소셜미디어'로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 응답은 TV, 라디오 등 대중매체 14.8%, 그다음은 가족, 이웃, 친구와 같은 지인 12.9%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눈에 띄는 응답은 정신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곳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17.3%였다. 전체적으로 꽤 높은 비율에 해당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정신건강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응답으로 41.3%로 '심각한 스트레스'가 꼽혔다. 반면,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겪지 않은 비율은 27.9%로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정신건강 상태에서 온전한 기분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2025).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개인이 좀 더 유연한 자기관리 도구적 방향성을 갖는다면 정신 건강의 적극적인 치료 의식이 대폭 개선될 것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어려움을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서 우리는 마음 건강을 돌보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인식을 함께해야 한다(정영은, 2025).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성에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자해(자살) 42.3%로 10대 청소년의 사망 원인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임준호, 2025). 사회를 이끌 희망의 세대가 살아가는 것조차도 한계처럼 느끼는 암담한 현실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혼란과 심리적인 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복합적인 심리·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회복의 중심에서 자살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주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고안해 내야 한다. 살아가고 싶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앞서 살고 있는 어른들부터 본보기가 되어주고 사회적 기반을 세워주어야 한다. 살고 싶은 세상을 제시한 어른들의 발자취에 따라 걷다 보면 아이는 심리·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다. 정서적 따뜻함이 사회적 능력의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된다면 다음 세대는 희망을 품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 심리사 제도의 제안
고도 산업화에 따른 사회적 성장의 이면에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작용 왔다. 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OECD 국가 중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는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된 위험 신호이기도 하다 (OECD Health Statistics, 2021, 재인용: 최진영 & 이한경, 2022). 국가적 차원에서 심리적 개입이 절실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민간 심리 서비스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누구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개인의 심리 문제를 체계적 절차 없이 개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리 전문 인력의 신뢰도는 낮아지고 심리서비스의 질적 편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심리사(Psychologist)는 심리학 학위를 취득하고 규정되고 있는 일정 시간의 실습을 이수한 전문가를 말한다. 영국,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는 공인 심리 자격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석사 학위 이상의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네덜란드는 북유럽 국가 중 자살률이 평균 혹은 그 이하로 유지된 유일한 국가이다(WHO GHO data, 2022년 5월 인출 자료, 재인용: 최진영 & 이한경, 2022). 네덜란드는 자살률이 높아지면 심리사 수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프랑스의 경우 회원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편인데, 이는 정부의 심리적인 서비스 지원에 대한 부재를 겪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산업화가 고도화된 OECD 회원국 통계에서 자살률과 심리사의 수가 역상관이 관찰되었다. 심리·사회적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심리사 제도를 통한 심리 서비스 지원의 필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Bauer-Babef, 2021, 재인용: 최진영 & 이한경, 2022). 제도화된 심리서비스는 국가에서 관리 가능한 심리·사회적인 완충 역할을 하며, 국민 삶의 질과 행복 향상에 효과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행복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선택은 당신, '나'를 먼저 아껴주는 것이다. 어느 연약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당신이라면 잠시 멈춰서 무너졌던 순간에 방향을 잃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나'라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한 중심을 잡다 보면 나로 존재할 수 있다. 이 또한 괜찮다. 지나갈 것이다. 강인한 나를 마주하는 절호의 시간이 찾아왔기에 자신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유일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기에, 그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행복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심리적인 부재를 겪고 있는 당신이라면 무의식을 가시화하는 터널의 끝으로 나아가야 한다. 부정적으로 호소 되었던 감정의 실타래는 풀려나고 나를 나로서 느끼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대한산업보건협회. (2024). 산업보건용어 바로알기 - 마음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 날. 산업보건, 438, 55.
정영은. (2025년 10월 15일). [특별기고] 마음을 돌보는 날, 함께 하는 정신건강박람회. 제주의소리.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298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2025년 6월). 2025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보고서. https://www.seoulmentalhealth.kr/library/reports/2042
임준호. (2025).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학생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 비교. 아시아태평양융합연구교류논문지, 11(1), 769–781. http://dx.doi.org/10.47116/apjcri.2025.01.58
최진영, & 이한경. (2022). OECD 회원국 심리사 제도를 활용한 대한민국 정신건강 체계 효과성 제고 방안.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41(3), 221–242. https://doi.org/10.22257/kjp.2022.8.41.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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