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
[한국심리학신문=이윤서 ]

스마트폰 속 ‘좋아요’ 버튼은 이제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반응을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팔로워 수와 댓글이 자신의 가치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인정욕구가 과도해질수록 SNS는 소통의 공간이 아닌 경쟁의 장으로 변한다.
문제는 이런 욕망이 단순한 심리적 불편을 넘어 공격성, 분노,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SNS 중독은 더 이상 사소한 습관 문제가 아니라, 범죄심리학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SNS 중독이 공격적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SNS 과사용자는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 집단에서는 SNS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충동성, 피로감, 불안 수준이 증가하며, 이는 곧 언어폭력이나 온라인 괴롭힘 같은 디지털 공격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SNS의 설계 구조 또한 이러한 현상을 강화한다. “좋아요”나 “조회수”가 주는 보상은 도파민 분비를 유발해 일시적 쾌감을 제공하지만, 그 자극이 사라지면 더 강한 반응을 갈망하게 된다. 이 반복적 보상 구조는 중독적 사용과 자극 추구 행동을 낳는다.
SNS는 타인의 성공과 행복을 과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비교는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며, 그 감정은 분노와 적대감으로 변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화려한 삶을 보며 자신을 하찮게 느끼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거나 조롱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균형을 찾으려 한다. 이런 감정은 단순한 질투를 넘어 공격적 행동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불공정하게 느껴질 때 이를 ‘교정’하려는 본능적 충동을 보인다. SNS 환경은 바로 그 불공정을 시각적으로 끊임없이 보여주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지속적인 분노 자극에 노출되는 셈이다.
SNS 상에서 발생하는 범죄 중 일부는 ‘주목받고 싶은 욕망’ 에서 비롯된다. 팔로워 수를 늘리거나 화제를 모으기 위해 허위 게시물을 작성하고, 타인을 모욕하거나 조롱하는 ‘자극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심리학적으로는 이런 행동이 ‘자기확인 욕구(self-verification)’의 왜곡된 형태로 설명된다. 즉, “나도 주목받는 존재다”라는 확신을 얻기 위해 사회 규범을 무시하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새로운 유형의 범죄 심리로 볼 수 있다.
SNS로 인한 심리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보다 심리교육적 개입이 필요하다. 첫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SNS의 알고리즘 구조와 비교 심리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 자신이 겪는 불안이나 질투가 인위적으로 설계된 반응임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중독 경향은 줄어든다. 둘째, 자기통제력과 감정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심리훈련이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비판적 사고 능력과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SNS 중독이나 공격행동의 위험이 낮다. 셋째, 플랫폼 차원의 개입도 필요하다. 자극적 콘텐츠 노출을 줄이고, 사용자 정서에 해로운 알고리즘을 조정하는 정책적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좋아요’는 원래 긍정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SNS에서는 그것이 사회적 경쟁의 점수표로 기능한다. 범죄심리학은 이제 ‘범죄자의 내면’을 연구하는 학문을 넘어, 보통 사람의 왜곡된 욕망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고 있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하고, 타인을 깎아내리며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심리.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범죄 심리다. SNS는 우리의 사회적 관계를 확장시켰지만, 동시에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범죄의 문턱으로 몰아가고 있다.
*참고문헌
1. Huang, C., Chen, M., & Ma, Y. (2025).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Media Fatigue and Online Trolling Behavior Among College Students: The Mediating Roles of Relative Deprivation and Hostile Attribution Bias. Frontiers in Psychology.
2. Cho, J. (2024). Will Social Media Use Reduce Relative Deprivation? Systematic Analysis of Social Capital’s Mediating Effects. International Journal of Communication.
3. “Social Comparison and Aggression: The Mediating Role of Relative Deprivation and Moderating Role of Covert Narcissism.” (2024). Frontiers in Psychology.
4. Alvarez, K. A., Mora Alvarado, K., & Acosta-Barreno, K. (2025). Social Media Addiction as a Determining Factor in Aggressive Behavior Among Adolescents. Journal of Posthumanism.
5. The Guardian. (2024, November 25). Violence on social media making teenagers afraid to go out, study f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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