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서재

퇴직서를 제출한 날,
모두가 말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시간에 대해서는.
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이 없고,
전화는 오지 않는다.
명함은 버렸는데,
나는 아직 나를 버리지 못했다.
《퇴근 이후의 시간》은
일터에서 물러난 60대의 사람들 이야기다.
가장이었던 남자,
참아온 아내,
괜찮은 척 살아온 친구들.
은퇴는 끝이 아니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안다.
끝이 아니라면,
시작도 아니라는 것을.
가족과 멀어지고,
친구와 비교하고,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하다가
다시 누군가와 마주 선다.
늙는다는 건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이제야 자기 인생을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조용히, 그러나 깊게.
현실처럼 아프고,
그래서 더 진짜인 이야기.
퇴근 이후에도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인생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 있다.
《퇴근 이후의 시간》
12월 29일부터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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