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한국심리학신문=이창희 ]
출처: 넷플릭스
태평양 전쟁에서 총 한 자루 없이 75명의 생명을 구한 병사가 있다
핵소 고지라는 영화 속 가장 큰 사건이지만 단 한 명의 병사가 총 한 자루 없이 75명의 생명을 구한 것은 전혀 틀림이 없다.
오키나와 핵소 고지는 미군과 일본군이 맞붙은 태평양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지 중 하나였다. 20만 656명의 많은 사망자를 낳은 이 전투는 수치만으로는 와닿지 않는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포탄이 쏟아지고, 총알이 빗발치고, 비명과 신음이 끊이지 않았던 낮이 지나고 대부분의 미군이 철수한 어느 날 밤, 한 남자가 홀로 그곳에 남았다.
그의 이름은 데스몬드 도스. 그는 총 한 자루 없이 부상당한 동료들을 하나씩 절벽 아래로 내렸다. "주여, 한 명만 더." 그는 이 기도를 반복하며 밤새 적진을 오갔다. 새벽이 밝았을 때, 그가 구한 생명은 75명. 무기 없는 한 사람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도대체 그를 움직인 건 무엇이었을까?
폭력이 남긴 상처
데스몬드 도스의 아버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데스몬드의 어린 시절은 평화롭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는 알코올에 의존했고, 집안은 늘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어느 날, 형제 싸움 중 데스몬드는 벽돌로 형의 머리를 내리쳤다. 형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그 순간 데스몬드는 자신이 형을 죽일 뻔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또 다른 날, 술에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려 하자, 십 대였던 데스몬드는 아버지에게 총을 겨눴다.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었던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총을 겨눌 수 있다는 것을. 이 경험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총을 들지 않는 군인
총이 없는 데스몬드 (출처: 아시아경제)진주만 공습 이후, 데스몬드는 조국을 위해 입대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살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 가지 확고한 원칙이 있었다. 따라서 총을 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군대에서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에 동료들은 그를 비겁자라 불렀고, 상관들은 그를 군법회의에 넘겼다. 약혼녀까지는 심지어 그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스몬드는 흔들리지 않은 체 전쟁터에 나가고 싶지만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고 싶다며 위생병으로 참전하겠다고 고집했다. 결국 그는 무기를 들지 않는 조건으로 전투에 투입되었고 총도 없는 그를 부대원들과 간부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신념이 만들어지는 과정
심리학에서는 극심한 트라우마가 때로는 정반대의 가치관을 형성한다며 역경 후 성장이라고 설명한다. 데스몬드의 경우 어린 시절 경험한 폭력의 공포는 그를 평생 비폭력주의자로 만들었다. 상처가 오히려 더 강한 가치관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라는 종교적 배경이 더해졌다. 하지만 데스몬드에게 종교는 단순히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는 의식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이자 존재 이유였다.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종교성을 '외재적 종교성'과 '내재적 종교성'으로 구분한다. 외재적 종교성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것이고, 내재적 종교성은 신앙 그 자체가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인데 주인공은 명백히 후자였다.
그의 신념은 말로만 존재하지 않았다. 군법회의에서, 동료들의 조롱 속에서,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의 오해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심리학의 인지 일관성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일치할 때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 데스몬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 일관성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것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고 결국 살인 없이 75명의 병사들을 참혹한 전쟁터에서 살린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행동으로 증명되는 신념
출처: topclass현재 종교에 대한 시선이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종교를 내세우며 타인을 판단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스몬드 도스의 이야기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았고 설교하지도 않았다. 단지 자신이 믿는 대로 살았을 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를 비겁자라 부르던 동료들은 그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부상자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으며 그를 의심하던 상관들은 그의 용기 앞에 고개를 숙였다. 데스몬드는 한 명의 적도 죽이지 않았지만, 75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강요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주변을 변화시키는 존재인 '세상의 빛과 소금'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진정한 신념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그것이 종교적이든, 철학적이든, 개인적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 신념이 자신을 넘어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때로는 나의 신념이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1) 송지연 (2024). 외상 후 성장 역경 후 얻게 되는 것. 수사연구
(https://www.su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
2) 한성열. (2022). 종교를 사는가 아니면 이용하는가? 현대종교.
(http://www.hdjongkyo.co.kr/news/view.html?section=22&category=42290&no=18555)
3) 김효은. (2017). 핵소 고지, 그의 무기는 오직 신념이었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304738)
4) 이종길. (2017) 핵소 고지는 생지옥이었다. 아시아경제.
(https://www.asiae.co.kr/article/2017021710240911423)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1835
dlckfgml195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