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
[한국심리학신문=김하은 ]

심리학 기자단으로 활동한 지난 1년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다. 처음 기자단에 지원했을 때만 해도, ‘심리학 관련 글을 쓰는 경험을 해보자’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 컸다. 그러나 활동을 시작하고 매달 기사를 작성하면서, 글쓰기가 단순히 아는 내용을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점점 실감하게 되었다.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가 심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고민해 기사로 구성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많은 사고와 판단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고민은 특히 이번 하반기 기사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던 것 같다. 심꾸미 12기 활동에서는 영미소설 속에 드러나는 심리학적 요소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는데, 처음에는 이 방향이 과연 심리학 기자단의 성격에 잘 맞는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소설이라는 매체가 자칫 주관적인 해석으로 보일 수 있고, ‘심리학 기사’라기보다는 문학 감상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는 작업이야말로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었고, 이 관심사를 기사로 풀어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기에 영미 소설과 심리학을 접목해보게 되었다.
주제를 결정한 이후에는 기사에 사용할 작품을 선정하고 다시 읽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다. 단순히 인상 깊은 장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이 특정 심리학 개념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다시 살펴보았다. 인물의 행동 하나를 두고도 ‘이 해석이 심리학적으로 타당한가’, ‘작품의 맥락을 벗어나 과도한 해석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다. 또,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소설의 서사 안에서 자연스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심리학 이론을 이전보다 훨씬 깊이 이해해야 했다. 소설의 분위기와 서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자단 기사로서의 정보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장이 지나치게 학술적으로 흐르면 독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설명을 줄이면 심리학적 깊이가 부족해 보였기에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문단 구성과 표현을 여러 차례 수정했고, 마감 직전까지 글을 붙잡고 고민한 기사도 적지 않았다. 다소 번거로운 과정이었지만, 그 덕분에 글의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생각한다.
글을 쓰는 경험이 쌓이면서, 글쓰기 자체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글쓰기를 개인적인 정리나 생각 표현의 수단으로 여겼다면, 기자단 활동 이후에는 항상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바라보게 되었다. 독자가 이 글을 통해 심리학 개념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소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지를 고려하며 글을 점검하는 과정은 심리학을 ‘아는 것’과 ‘전달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게 했다. 이처럼 기자단 활동은 전공 지식을 전달하는 연습을 넘어, 전공과 부전공을 함께 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심리학과 영미학이라는 두 분야를 억지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기사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볼 수 있었던 경험은 흔치 않았다. 이를 통해 전공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었고, 학문 간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1년간의 심리학 기자단 활동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성과를 남겼다기보다는, 꾸준히 고민하고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매달 하나의 주제를 붙잡고 자료를 찾아보고, 글을 쓰고, 수정하던 경험들은 심리학을 대하는 태도와 글쓰기 방식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이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내가 흥미를 느끼는 대상과 전공 지식을 글로 연결하는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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