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이후의 시간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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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을 저장하는 데

박정호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썼다.

손가락이 자꾸 엉뚱한 버튼을 눌렀고,

화면은 원하던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 누르시면 돼요.”


강사의 말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천천히,

한 번 더.

화면이 바뀌었다.


사진이

갤러리에 저장되었다는 표시가 떴다.

박정호는

잠시 그 화면을 바라보았다.

별것 아닌 일이었다.


사진 한 장.


누구에게나

아무 의미 없을 수 있는 일.


하지만

그에게는 달랐다.


“됐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서며

사람들이 말했다.


“오늘은 좀 된 것 같죠?”

“그러게요.”


박정호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등이 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는 일부러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까 저장한 사진을 다시 열어보았다.


화면 속에는

강의실 창가가 담겨 있었다.

햇빛이 들어오던 자리,

먼지가 조금 떠 있던 공기.

그 순간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김미경이 물었다.


“오늘은 어땠어요?”

“이거 봐.”


박정호는

말 대신

사진을 보여주었다.

김미경은

잠시 화면을 보다가

웃었다.


“잘 찍었네.”


그 말이

그를

더 기분 좋게 했다.


“내가 찍은 거야.”


그는

괜히 덧붙였다.

김미경은

그를 보며 말했다.


“당신,

요즘 표정이 달라졌어.”

“그래?”

“응.

조금… 살아 있는 얼굴이야.”


그 말에

박정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괜히

목이 메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그는 노트를 꺼냈다.


‘오늘 한 일’


그 아래에

짧게 적었다.


‘사진 한 장 저장.’


적고 나서

그는 잠시 멈췄다가

한 줄을 더 추가했다.


‘혼자 해냈음.’


아주 작은 성취감은

소란스럽지 않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그날 밤,

박정호는

오랜만에

자기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대단한 성취는 아니었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간 하루였다.




작가의 말 :

성취는

늘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해냈다고 느끼는 순간,

사람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24화는 ‘작지만 확실한 전진’을 담았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도움 주는 사람이 되는 경험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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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2-05 09: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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