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능력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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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함형진(zzxxiop123@naver.com)]



서론: 나에 대해서 자기소개를 한다면? 


‘자기소개 해주세요.’ 대외활동, 취업의 첫 관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일상에서 모든 관계의 출발점이 자기소개다. 본인에 대해서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강렬하면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찾아온다. 각자가 생각하기에 본인만의 강점이나 혹은 특별한 경험을 나열하면서 본인이 누구인지 알리고자 한다. 요즘 필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본인을 설명하고자 한다. ‘무엇을 해 온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자기소개의 첫 문장에 ‘감사함을 원동력으로 삼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이라는 구절을 꼭 포함시키고자 한다. 첫 문장 후에 그동안의 삶을 적으면 그 모든 이야기가 감사함 속으로 편입되어 본인이 감사함으로 살아온 사람임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감사함을 원동력 삼아 살아간다는 의미가 바로 와닿지는 않을 것만 같다. 그렇기에 오늘은 감사함의 능력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성장시켜 왔는지 알리고자 한다. 

 

감사함에 대하여


감사는 외부에서 오는 타인의 도움이나 혜택을 인식할 때에 태동하는 긍정적인 정서다. 감사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서 개인의 인지와 행동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심리적 자원으로 작동한다. 그렇기에 감사 성향이 높은 개인은 주변의 도움과 긍정적인 사건을 더 민감하게 인식한다. 이러한 감사는 기쁨, 행복과 같은 정서와 다르게 작동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타인을 위한 긍정적인 결과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행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감사는 건설적이고 의미가 넘치는 대인관계를 촉진하고, 타인에게 유익을 주는 관대하면서도 너그러운 행동을 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도록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감사는 내면의 자원이 되고 동시에 관계에서의 자산이 된다.  

감사는 개인의 정서 수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팀 수준 정서로 확장된다. 팀원 간 감정은 전염되는데, 팀 내에서 감사 표현이 활발하게 이루어질수록 구성원들은 서로의 기여를 인정하고, 협력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게 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끝날 때 주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거나 서로가 서로의 기여를 인정하는 문화가 감사한 집단을 만들어준다. 이는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 아이디어 제안이나 의견 표현을 촉진하며, 결과적으로 팀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토대가 된다. 또한 감사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은 팀은 갈등 상황에서도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팀의 응집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결국 팀 수준의 감사는 개인의 정서를 넘어 집단의 성과와 분위기를 형성하는 핵심적인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Thanks for your ideas!


그렇다면 조직심리에서 어떤 요소가 창의성과 같은 집단의 긍정적인 결과를 파생시킬까? 조직에서 창의성은 단순히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의성이 높은 성향의 사람이라도 집단에 속하면 창의성이 발휘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집단에서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귀현 교수님의 이전 연구가 이를 흥미롭게 밝히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 서너 명이 한 팀이 되어서 스도쿠 과제를 풀어나가고, 5분마다 스도쿠를 푸는 만큼 상금을 지급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처음 1분 동안 각자가 자신의 스도쿠를 풀고, 그 다음부터는 1분마다 본인의 종이를 옆 사람에게 넘겨 팀원들이 한 번씩 돌아가면서 서로의 스도쿠를 도와주게 했다. 이러한 선행 과제가 끝난 후에 본 연구로 넘어간다. 

감사함을 느끼는 집단은 각자가 팀원들에게 감사한 점을 쓰게 하였다. 그리고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집단은 자신이 오늘 하루 동안의 일들을 상세히 적도록 하였다. 이후 두 집단 모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획하도록 하였다. 결과는 상반되었는데, 감사 조건의 팀들이 통제 조건의 팀들에 비해 팀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심도 있게 고려하고, 그 아이디어를 더욱더 발전시키려 노력했다. 반면 통제 집단에서는 서로의 아이디어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며 아이디어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같은 아이디어로 출발하여도 감사한 집단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서로서로 훨씬 더 많은 도움을 받아 발전해 나갔고, 이 과정을 통해 창의성이 풍부해졌다. 이를 통해 감사함이 아이디어를 정교화하게 다듬게 하고, 이를 통해 팀 창의성이 높아지는 과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정사와 감사함에 따라 팀 창의성에 주는 영향이 다를까, 아니면 유사할까? 후속 연구로 통제 집단 대신 행복한 집단을 추가해서 긍정정서와 감사함에 따른 팀 창의성 차이를 알아보고자 했다. 행복한 집단은 각자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에세이를 5분 동안 쓰게 하였고, 이후에 이전 연구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획하도록 하였다. 행복한 집단은 서로가 내놓은 아이디어에 맞장구를 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으나, 실질적으로 초기 아이디어만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지, 이에 대한 큰 발전은 없다시피하는 모습만 보였다. 결과적으로 긍정 정서를 경험하는 집단은 얕은 수준의 대화에서 즉각적인 수용만 보이면서 아이디어의 양은 많았으나, 이에 반해 감사한 집단은 각 아이디어를 심사숙고하여 아이디어를 향상시키면서 창의적인 수준의 아이디어를 보였다. 결국 감사한 집단이 행복한 집단보다 유의미하게 창의성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감사한 집단이 감사하지 않은 집단보다 창의성이 더 높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감사함과 유사한 감정선을 공유하는 행복한 집단보다 감사한 집단이 창의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매우 흥미롭다. 행복함과 감사함의 눈에 띄는 차이점은 감사함에는 ‘보답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감사함에는 타인의 기여 및 도움에 대한 인정이 있으며, 이에 친사회적 행위를 증진시킨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결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감사함은 우리의 친사회적 행위를 위해서 필요한 기름과도 같다. 악의 평범성처럼 인간은 선보다 악에 가까운 존재이고, 이성적이기보다는 비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심리학은 우리가 이를 극복하여 더 나아갈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시사한다. 오늘의 감사 연구처럼, 우리는 감사함을 통해 친사회적 행위를 하며 함께 나아갈 때 경험할 수 있는 정서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감사함은 분명히 우리에게 중요한 정서지만, 이런 이야기에는 ‘나는 감사하기 힘든 상황이야’ 혹은 ‘감사도 감사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누리는 것이지’라는 의견이 따라온다. 그러나 해당 연구에서 모두가 모르는 팀원들과 무작위로 섞여 나아갔다. 각 집단에 있어서 단 하나의 차이는 감사함을 느끼고자 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감사함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은 감사함을 통해 살아가는 존재다. 그동안 감사함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왔으며, 지금 찾아온 새로운 기회, 관계, 삶에 또 ‘감사하다’고 말하며 모두에게 보답하고자 한다. 고갈되지 않는 감사함의 능력이 우리 모두를 더 살아가게끔 한다는 것을 증명해왔고, 또 증명하고 싶은 사람이 필자 본인이다. 


출처
1. Pillay, N., Park, G., Kim, Y. K., & Lee, S. (2020). Thanks for your ideas: Gratitude and team creativity.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56, 69–81. https://doi.org/10.1016/j.obhdp.2019.11.005 

2. 박귀현 (2023). 집단의 힘: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서울: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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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16 10: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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