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추락이 왜 이렇게 속 시원할까": 정의로운 분노와 샤덴프로이데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천지현(mentos45@naver.com) ]


들어가며


최근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과 충격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감정이 들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그 사람과 관련된 사건 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깍아내리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의 불행, 고통, 실패 등을 목격하면서 느끼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심리학에서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한다.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어로 피해, 손해, 상처 등 부정적인 결과를 의미하는 샤덴(Schaden)과 기쁨, 즐거움을 의미하는 프로이데(Freude)의 합성어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타인의 불행에서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이미지: Freepik


이러한 감정이 생기는 이유


레온 페스팅거의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불확실성은 줄이고 자신을 정의하는 방법을 학습하기 위해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평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려고 하고, 자신과 비슷하거나 경쟁 관계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실패할 때 더 큰 샤덴프로이데를 느끼게 된다. 타인이 추락한 만큼 상대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향력이 크거나 나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던 개인이 큰 잘못을 하거나 스캔들에 엮일 때, 상대적으로 나의 위치가 상승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인하여 우리는 이러한 비교 상황에 거의 상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하지만 단순한 비난과 욕설은 죄책감을 동반한다. 상대방의 추락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양심과 죄책감이 항상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명분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며 느끼는 쾌감이 더욱 강해지고 죄책감은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도덕적 정당성은 우리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는 장치가 된다. 더 나아가 개인이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고 이러한 비난이 마치 '정의 구현'처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생긴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명분을 찾고 이것이 정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인지 부조화란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 태도와 실제 행동이 서로 모순되거나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이다. 사람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태도를 바꾼다. 


또한 뉴스나 SNS, 유튜브 등이 이러한 인지 부조화를 가속시키기도 한다. 관련 뉴스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사건의 본질은 사라지고 감정만이 남는다. 언론사나 유튜브 채널 등은 조회수를 위한 분노 콘텐츠(Rage Bait)를 끊임없이 생성해 낸다. 논란이 된 사람의 과거 발언이나 사소한 행동들까지 끄집어내 대중들에게 보도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정의의 한 축에 서 있고, 이렇게 누군가를 비난하고 평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감정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샤덴프로이데를 피해야만 하는가?


샤덴프로이데는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정서 중 하나이다. 이 감정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건을 접했을 때 나타나는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고 증폭시키느냐가 문제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공간에서는 타인의 잘못에 대해 더 쉽고 강하게 말하게 되고, 또 이를 단순히 재미로 소비하게 된다. 누군가의 추락을 반복적으로 접하고 즐기는 것은 결국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나아가 단순한 쾌락만 남은 채 더 강한 자극을 찾아 나서게 만들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의를 실현한다는 마음으로 행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고통을 하나의 게임처럼 소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사회와도 관련이 있다고 느껴진다. 잘못된 사람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을 보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런 시대일수록 우리는 이러한 확신과 신념을 확인받고 싶어 하고,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 과하게 비판하고 비난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마치며


타인의 잘못이나 실패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일차원적인 감정이 아니다. 안타까움, 동정, 묘한 쾌감, 즐거움 등이 서로 얽히고설킨 감정이다. 우리는 여기서 쾌감, 즐거움만을 소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명분을 발판 삼아 특정 개인을 비난하는 것이 옳다는 합리화 또한 멈춰야 한다. 누군가의 추락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조금 더 성찰적이길 바란다. 


[참고문헌]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5625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2228
  • 기사등록 2026-05-07 14:39:3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