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정작 상담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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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함형진(zzxxiop123@naver.com)]


상담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정작 상담은 어디에? 


현재 대한민국은 마음의 공허함이 큰 문제로 보이는 사회가 되었다. 주변에 다정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여 다정한 사람을 원하고, 특히 베스트셀러 책에는 다정함을 다루는 책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전부터 상담을 다루는, 마음을 치료하기 위한 대화 TV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전보다 상담의 필요성을 많이 인식하고 있으며, 동시에 상담의 수요와 공급의 교류가 이전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각종 데이터를 찾아보면 여전히 사람들은 대면 상담의 자리로 가지 않은 채로 홀로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이전보다 상담이 필요해진 시대에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상담을 피하는 이유: 사회적 낙인


일단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냉소적인 부분으로 상담에 대한 낙인찍기이다. 여전히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문제 있는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그러다 보니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도 어렵고,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도 어렵다. 상담은 현재의 자신과 자신의 상황을 더 알아가도록 돕는 하나의 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길에 접어들지 못한다면, 본인을 더욱 잃어가는 채로 부정적인 반추만을 하게 된다. 앞서 대한민국 사회에 상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실제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국민의 비율이 73.6%로 확인되었다. 정신건강 문제에 가장 심각하게 직결되는 이야기가 자살 이야기다.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의 10대, 20대, 그리고 30대의 사망 원인 중 1위로 뽑히는 것이 자살이다. 특히 10대 자살률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 최근 사회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상담을 받을 때 받는 낙인 우려와 심리적 불편감으로 인해서 상담을 받지 않은 채로 있다. 이에 각각의 기관과 지자체가 협력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전히 상담을 받는 것은 불편한 이야기로 남고 있다. 

 

상담의 새로운 바람: AI 챗봇 상담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가 보인다. 바로 AI를 이용한 상담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AI는 정보 검색 용도, 업무 보조 정도의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이 AI 챗봇을 함께 대화하는 동료 정도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연애, 진로, 외모, 인간관계와 같이 일상적인 고민을 많이 나눈다. AI가 주는 즉각적인 편리함을 선호하는 것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부담과 피로로 인해 AI를 찾고 있다는 점이 놀라운 부분이다. AI의 긍정적이고 무조건적인 수용을 보이는 답변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담사로부터 받는 상담의 비중과 AI 챗봇으로부터 받는 상담의 비중이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질병의 정도가 더 악화될수록, 고민을 나누기가 더 어려운 분야일수록 AI 챗봇 상담을 선호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경기연구원에서 발행한 ‘AI를 활용한 정신건강 정책 현황 및 개선 방안’ 보고서를 참고하면, 경기도민을 포함한 수도권의 사람들은 마음의 힘듦에 대해서 먼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보인다. 특히, 경기연구원이 수도권 거주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정신건강 상태가 취약할수록 AI를 이용한 고민 상담 경험이 뚜렷했다. 이것을 자세히 알아보면 ‘정상’ 집단은 AI 상담 이용률이 약 27%인 반면, ‘경도 우울’ 집단은 41%, ‘중증 우울 이상’ 고위험군은 53%의 이용률을 보인다. 이러한 추세를 본다면 AI 챗봇 상담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은 지혜로운 행동처럼 보이기도 한다. 


AI 상담의 치명적인 단점, 이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


이러한 상담의 추세를 마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그것은 현존하는 AI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이다. 우리의 언어는 구조적인 단어와 문장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표현까지 결합되어 있다. 표정, 어조, 말의 속도, 때론 침묵까지 우리를 진정으로 위로해 주는 언어다. 그러한 측면에서 AI 챗봇 상담이 깊이 있고 진정한 공감을 일구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AI 상담은 주로 공감이나 맞장구 형태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것을 이용자가 위로가 아닌 동의로 받아들여지면 이용자의 자기확증적 편향이 강화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윤리성이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구조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해당 정보들이 어떤 문제를 낳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고려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공공성 기반의 AI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윤리 기준과 책임 체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추구하는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진입 장벽이 낮은 AI가 초기 평가를 도와주되 최종적인 판단과 실질적인 케어는 사람이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네 번째로 정신건강센터 현장에서 존재하는 행정적인 비용을 줄이고 상담 풀질을 높이는 AI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신건강과 행정 빅데이터를 결합하여 취약 집단을 조기 지원하는 예방적 정책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통해 다방면으로, 그리고 접근성이 낮은 상담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담의 문화 


각각의 상담 방식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공허함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상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다. 필자가 심리학과이기에 주변에 상담가를 생각하며 공부하는 학우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심리와 상담을 공부하는 우리조차도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에 거부감이 크다. 좋은 상담가가 되기 위해서 상담을 하는 경험뿐만 아니라 상담을 받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교수님의 조언을 들었다. 그런 조언을 고려해 보면 심리를 공부하고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저 상담을 가까이 하는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AI 챗봇 상담의 장점도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사람끼리는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되지만, 우리는 AI로부터 받기만 한다. 인간이 주고받음으로써 의미와 행복을 경험하는 존재임을 생각하면 대면 상담이 우리의 풍부한 감정을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담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상담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과제와 과업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힘든 길을 걸어감으로써 조금이라도 낙인이 해소될 수 있다면 감사한 사실로 다가올 것 같다. 그때에는 우리 모두가 더 솔직히 마음을 열고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HR COPINION. (2024). 생성형 AI와 심리상담의 변화와 한계. HR COPINION. https://hrcopinion.co.kr/archives/32744 
2) 아시아경제. (2024, 12월 16일). 상담이 필요한 시대, 정작 상담은 AI가…. 아시아경제.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121617135397640
3) 경기일보. (2026, 3월 17일).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 고위험군의 새로운 상담 창구로 부상.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17580187 

4) 다음뉴스. (2024). 생성형 AI에 고민 털어놓는 청년들…“사람보다 편하다”. 다음뉴스. https://v.daum.net/v/BqhcZuLx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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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27 1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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