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가 사실은 부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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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심소은(zzzz7435@naver.com]




부모 역할을 하는 어린 자녀들


아직 나이가 어린 자녀가 부모를 대신하여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다 떠맡으며, 돈까지 벌어야 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녀가 곧 부모가 되어버린 가정은 가족구성원의 역할이 혼란스러워지고, 부모의 역할을 하는 자녀들은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정 안에서 부모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자녀를 '부모화(parentification)된 자녀'라고 부른다. 부모화(parentification)는 어린 시기부터 부모를 보살피는 역할을 맡게 되는 부모-자식 간의 역할전이를 일컫는다(조은영, 정태연, 2004). 자녀가 부모화가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통해 어린 시절 충족되지 못했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거나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서 자녀를 과대평가하고 자녀에게 과도한 수행을 요구할 때, 혹은 자녀가 아픈 부모를 돌볼 때 부모화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를 살펴보면, 부모화된 자녀들은 종종 우울과 자기 비난 및 낮은 자아 존중감 등을 경험하고(Byng-Hall, 2002), 신체화 장애를 경험하며(Byng-Hall, 2002), 수치심과 과도한 죄의식, 피학적 성격, 자기애적 성격, 그리고 정신적 분열(Splitting)을 보이기도 한다(Wells & Jones, 2000). 이는 사회적 사회작용에도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부모화된 자녀들은 인간관계에서 서로 주고받는 것에 대한 불공평함을 호소하면서 사회적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Jurkovic et al., 2001), 초기 애착 및 경계선 혼란(Chase, 1999)과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내 자녀는 내가 아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다양한 원인으로 자녀의 부모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결국엔 부모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욕구불만이 해소되지 않아 자녀에게로 옮겨지면서 부모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내 자녀는 절대 나와 같을 수 없다. 본인이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자녀에게서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나의 자녀는 사랑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랑을 더 주고자 해야 한다. 또한, 자녀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들을 대신 이뤄주는 존재가 아니다. 자녀를 그 자체로 존중해줄 수 있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지 않기 위해 부모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부모가 아파서 자녀가 부모를 돌봄으로써 부모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 어리고 충분히 놀아야 하는 나이의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데 에너지를 다 쓰지 않도록 친척이나 주변 어른들, 혹은 국가기관의 도움이 제공되어져야 할 것이다. 내 아이가 너무 일찍 어른이 되지 않도록, 나이에 맞게 충분히 놀고 부딪히며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장을 펼쳐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할 것이다.



내 아이를 행복한 부모로 만들자.


부모화 자체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Jurkovic, Thirkeild와 Morrel(2001)은 '부모화'를 '적응적인 부모화'와 '파괴적인 부모화'로 구분했다. 부모를 적정수준으로 배려하고 보살피는 행동은 그 자체로는 적응적이고 내면적 갈등을 야기하지 않는다(강원희 , 유순화, 윤경미, 2010). 하지만 보살핌이 상호호혜적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여 불공평함을 경험할 때 파괴적인 부모화가 나타난다. 즉, 적절한 정도의 부모화는 건강한 수준의 타인 배려 및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조은영, 정태연, 2004). 실제로 부모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거나 힘들어 보일 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자녀가 스스로 부모를 도와주거나 위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만큼 나이가 어린 자녀들도 마냥 챙김을 받기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피고 돕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로 하여금 발달과정에 알맞은 정도로 주도성 및 자율성을 가지면서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챙기고 보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책임감과 배려심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형제자매를 돌보게 하는 것, 자녀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부모에게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것, 혹은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이나 친구를 도와주게 하는 것 등이 적응적인 부모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조은영, 정태연. (2004). 자녀의 부모화와 관련된 심리적 특성들의 탐색. 한국심리학회지:여성, 9(1), 43-62. 

2) 강원희 , 유순화 and 윤경미 (2010). 청소년의 부모화 경험과 심리적 부적응의 관계. 중등교육연구, 58(3), 357 -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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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09 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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