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정신질환을 치유하고 있는가,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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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함형진(zzxxiop123@naver.com)]


오늘날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우울증을 비롯하여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정신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큰 힘을 실고 있다. 정신질환을 겪게 되는 이유는 복합적이기에 단순히 하나만을 원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다만 추측하기로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사회 문화, 가족중심이던 사회에서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사회 구조 정도를 정신질환의 추세 변화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이러한 요인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면 어떨까? 오늘은 오늘날에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데에 크게 쓰이는 DSM-5와 그 DSM-5의 뒷이야기를 알아보고자 한다. 


DSM은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의 약자로 한국어로 ‘진단 통계 편람’이라고 부른다. DSM의 본래 목적은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이다. 즉 병원에 방문한 당사자가 겪고 있는 진단적 관찰을 위해 작성된 편람으로, 실제 당사자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한 채로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진단적 소견뿐만 아니라 개인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측면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본래의 의도와 달리 DSM-5에 넘어오고나서부터 DSM의 몸짓이 커졌다고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 DSM-5를 기준으로, 혹은 이것만을 준거로 하여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논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람은 앨런 프랜시스(Allen Frances)다. 그는 미국 정신 의학 협회(APA)에서 연례 모임을 조직하는 위원회 부의장을 지냈으며, DSM의 3판(DSM-III), 3판 개정판(DSM-IIIR) 작업에 참여하고 4판(DSM-IV)을 작성하는 팀을 조직하고 이끌었다. 이후 그는 DSM 5판(DSM-5)을 만드는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을 낮추고, 또 넓힘으로써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모습을 내부 고발하는 내용을 책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다루었다. 


DSM-IV까지는 그래도 꽤나 보수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DSM-5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정신 질환을 더 많이 추가하고, 또한 기존의 장애를 진단하는 규칙을 더 느슨하게 풀게 되었다. 이는 수직적으로는 더 낮게, 수평적으로 더 넓게 확장하는 작업인 것이었다. 이렇게 작업하고자 했던 이유로는 정신질환을 미리 예방하고자 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의도와 좀 다르게 흘러간다. 정상과 비정상의 명확한 경계를 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신질환의 영역이 더욱 많아지며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과 약물복용사례도 증가한 것이다. 느슨해진 기준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받고, 이에 약물복용이 과다가 되는 사례가 보인다. 미국인 6%는 처방약에 중독되었다고 보도되었으며, 2005년 이래 미국 현역 군인의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은 여덟 배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약물을복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약물 과다복용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항상성, 즉 자연치유의 영역을 약물로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기에 결과적으로 우리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요즘 제약 회사들의 최고의 수입원이다. 2011년에 항정신병약 매출은 180억이었고, 항우울제는 110억, 주의력 결핍 장애 약은 80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의료 전문가가 이득을 더욱 취하게 되는 구조에 대해서 진정한 치료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정신질환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 다시 재입원을 선택한다는 것, 그리고 한 환자는 우리 주치의는 내가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개개인의 복잡하면서도 고유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진단명 아래로 사람을 판단하고 진단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너무나도 쉽게 정신질환에 대해서 소비하는 듯한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이다. 진단 인프레이션과 확고한 낙인이 존재하는 정신질환의 영역에 대해서 우리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전문가의 이야기에 더하여 당사자의 이야기에도 집중해야 하고, 단순한 질병과 기능만 보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의 온전한 삶의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해석해야 한다.


너무 한 개인의 결핍에만 신경을 쓰는 것만 같다. 이제 ‘비정상’을 더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정상’을 구하는 과정이 우리의 진정한 과업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Francis, A. (2014).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한 정신 의학자의 정신병 산업에 대한 경고 (김명남, 역). 사이언스북스. (원저 2013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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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06 10: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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