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현아·채영도 쓰러졌다…‘미주신경성 실신‘, 왜 갑자기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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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현아·채영도 쓰러졌다…'미주신경성 실신', 왜 갑자기 찾아올까?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서정희·현아·채영도 쓰러졌다…'미주신경성 실신', 왜 갑자기 찾아올까?


멀쩡히 서 있다가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고 쓰러진다. 본인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바닥에 누워 있다. 주변 사람은 당황하고, 정작 당사자는 '내가 왜 쓰러진 거지?'라는 의문만 남긴다.


최근 방송인 이상순이 라디오 진행을 잠시 중단하게 된 원인으로 '미주신경성 실신'이 언급되면서 이 증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정희, 현아, 채영까지 공인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증상, 단순한 빈혈이나 과로와는 다른 심리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미주신경이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을 잇는 가장 긴 신경


미주신경(vagus nerve)은 뇌에서 출발해 심장, 폐, 위장까지 이어지는 신체에서 가장 긴 신경 중 하나다.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의 역할을 동시에 하며, 소화, 심박수, 호흡, 면역 반응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한다. 쉽게 말해 뇌와 몸 전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핫라인'인 셈이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이 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때 발생한다. 극도의 긴장, 통증, 감정적 충격, 오래 서 있기, 더위 등 다양한 자극이 방아쇠가 된다. 자극을 받은 미주신경이 심박수와 혈압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면서 의식을 잃게 된다.


스티브 피터스 영국 리버풀 대학교 스포츠 정신의학 교수는 미주신경을 '뇌와 신체 사이의 감정 고속도로'라고 표현한 바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신체 반응으로 직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왜 감정이 실신을 부르나: 심리적 압박이 몸을 무너뜨리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미주신경성 실신을 단순한 신체 문제로만 이해하지만, 심리적 요인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2021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의 약 62%가 발병 직전 높은 수준의 불안이나 심리적 긴장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신체화(somatization)' 현상으로 설명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적 압박이 몸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공연을 앞둔 아이돌, 방송 중인 진행자, 촬영 현장의 배우처럼 만성적으로 높은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직군에서 특히 자주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정을 억누르고 '프로다운' 모습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신경계에 누적된 부하를 만든다.


아나 디아즈 미국 하버드대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원은 만성 스트레스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일수록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고 설명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미주신경은 과잉 반응하며 몸 전체를 '강제 리셋' 모드로 전환시킨다는 것이다.



공인들은 왜 더 취약한가: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이 쌓일 때


서정희, 현아, 채영, 이상순처럼 공인들 사이에서 미주신경성 실신이 반복적으로 보고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수행 불안(performance anxiety)'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항상 최상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 실수에 대한 공개적 비판의 두려움이 신경계를 만성적으로 긴장시킨다.


실제로 미국심리학회(APA)의 2022년 직업 스트레스 보고서에 따르면, 공개적 수행이 주된 업무인 직군의 종사자들은 일반 직군 대비 자율신경 관련 신체 증상을 33.7%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방송인, 운동선수가 포함된 집단이 특히 두드러졌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증상을 '참아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쯤이야'라며 신체 신호를 무시하다 결국 몸이 강제로 멈추는 것이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어떤 의미에서는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신호다.



미주신경을 달래는 법: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


다행히 미주신경은 훈련과 생활습관으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길고 느린 호흡'이다. 4초 동안 들이쉬고, 6초 이상 천천히 내쉬는 호흡을 반복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미주신경의 과잉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다. 찬물로 얼굴을 세게 씻거나 찬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도 미주신경을 즉각적으로 자극해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티브 포지스 미국 인디애나대 정신과학 교수는 사회적 연결과 따뜻한 소통 자체가 미주신경의 긴장을 낮춘다고 강조한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지 않고 신뢰하는 사람과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신경계가 눈에 띄게 안정된다는 것이다.


혹시 최근 부쩍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특별한 이유 없이 식은땀이 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닐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참을 만하다'고 넘기기 전에, 오늘 잠깐 멈추고 깊게 한 번 숨을 내쉬어 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몸은 그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신호를 보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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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08 08: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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