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욱
[한국심리학신문=신용욱 ]
◆ 정신건강 인식 개선, 시민 속으로: '마주해요' 캠페인의 첫걸음
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열린 정신건강 인식 개선 캠페인 '마주해요' 행사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으로, 단순한 기념식이 아닌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동숭동에서 오신 이O자(48) 씨는 "주말에 가족 단위로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라며 또한 "스트레스 지수 측정 체험처럼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확대되면 시민들이 정신건강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양수진 과장은 "영국은 20년 이상 '타임 투 체인지(Time to Change)' 같은 캠페인을 통해 인식을 개선해 왔지만, 우리는 작년부터 처음으로 '마주해요'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했습니다. 올해는 17개 시·도에서 함께 참여하는 확산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일반 시민의 정신건강 스크리닝 및 상담을 연계하고 있어요. 향후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구도 병행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육군본부에서는 병사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AI 기반으로 측정하는 기기를 도입해 자살률 감소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행사 관계자 전현화 팀장은 "내년에는 지하철역과 도심 주요 거점에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 라며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 연결의 문을 통과하며, '마음'과 만나다
입구에는 '연결의 문'이라 적힌 대형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다. 시민들은 그 문을 통과하며 밝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문을 지나면 푸른 풍선이 하늘로 떠오르고, 정신건강 마스코트 '마주해'와 '마주요' 인형이 손을 흔들었다.
한 어린이는 인형 손을 꼭 잡고 사진을 찍으며 "이 친구가 마음을 지켜준대요" 라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은 "정신건강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번 행사가 국민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전국에서 모인 희망의 목소리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한 곳은 '마음 나눔터'였다.
이곳에는 여름 동안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인 '희망 메시지 캠페인'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거대한 대한민국 지도 위에는 시민들이 직접 쓴 메시지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괜찮아요, 천천히 가도 돼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공감과 위로가 가득했다.
전시를 담당한 한 관계자는 "지난 여름, 전국 각지의 광장에서 시민들이 자필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곳은 그 마음을 하나로 모은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스크린에 상영되는 전국 캠페인 스케치 영상을 보며 자신이 쓴 문구를 찾기도 했다.
◆ 마음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마음 아지트'가 있다.
이곳은 전시와 체험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많은 시민이 발길을 멈췄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정신질환을 겪은 당사자 작가의 그림도 있었다.
체험 부스에서는 '마주해요 컬러링'과 '포토 부스'가 인기였다.
참가자들은 각자 마음 상태를 색으로 표현한 뒤 포토 부스에서 웃는 얼굴을 남겼다.
상담사는 "색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자기 점검의 시작이 된다" 라고 설명하며 "이런 프로그램이 대화의 문턱을 낮춘다" 라고 말했다.
◆ 마음 안심버스에서의 3분의 휴식_찾아가는 심리 지원 서비스 현장
여러 부스를 지나가니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운영하는 '마음 안심버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기자는 이 버스 안에서 직접 자율신경 균형검사(스트레스 검사)를 받아보았다.
손목과 발목에 센서를 부착해 약 3분 동안 심박수, 자율신경 균형도, 스트레스 지수 등을 측정했다.
이후 5분가량 전문 상담사의 설명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며 스트레스 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검사 결과지는 평균 심박동 수, 스트레스 저항도, 피로도 등을 시각화해 보여주며, 현재의 신체·정신적 균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상담사는 "지속적인 피로감이나 수면 부족은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며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마음건강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라고 설명했다.
'마음 안심버스'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국가트라우마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이동형 심리 지원 서비스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지역별 일정은 '마음건강정보포털(마음허그)'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짧은 검사였지만, 잠시 멈춰 서서 나의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 예술과 운동, 마음의 활력을 더하다
광장 중앙에서는 감성 어쿠스틱 공연과 짧은 운동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플라워 클래스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감정을 꽃으로 표현했다.
"오늘 내 마음은 해바라기 같다" 라는 말에 옆의 일행이 "해를 향해 고개를 드는 마음이네요" 라며 미소를 지었다.
예술과 운동은 마음 건강을 회복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꼽힌다.
음악, 미술, 신체활동은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하고, 감정의 흐름을 정화시켜 삶의 균형을 되찾게 한다.
특히 예술 활동은 자신을 표현하며 내면의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운동은 신체의 리듬을 통해 우울감과 불안을 낮춰준다.
전문가들은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 라고 말한다.
정기적인 예술·운동 참여는 스트레스 완화와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주며, 스스로를 돌보는 가장 적극적인 심리적 치유 행위로 평가된다.
◆ 함께 돌보는 마음, 함께 회복하는 사회
정신건강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 전체가 함께 돌봐야 할 공동의 책임이다.
전시와 상담, 체험의 공간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괜찮아요"라고 건네며 마음을 나눴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나 인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작은 시도이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사회적 공감의 표현이었다.
마음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나누는 문화, 서로의 상태를 묻고 귀 기울이는 일상이 쌓일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과 공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출처] 정책기자단 정재영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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