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으면 망한다"…코스피 폭등에 ‘빚투‘ 뛰어드는 심리, 왜 멈추기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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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으면 망한다"…코스피 폭등에 '빚투' 뛰어드는 심리, 왜 멈추기 어려울까
  • 기사등록 2026-06-26 0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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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더 늦으면 망한다"…코스피 폭등에 '빚투' 뛰어드는 심리, 왜 멈추기 어려울까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쏟아지던 날, 직장인 김모 씨는 결국 신용대출 서류를 작성했다. '이번엔 진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전만 해도 절대 빚내서 투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였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역대 최고', '폭등'을 외치고, 주변에서는 수익 인증이 넘쳐난다. '나만 빠진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엄습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FOMO가 뇌를 장악할 때: '나만 벼락거지' 되는 게 두렵다


심리학에서는 이 감각을 'FOMO(Fear Of Missing Out)', 즉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라고 부른다. 주변 모두가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일 때, 뇌의 편도체는 이를 생존을 위협하는 신호로 인식한다. 논리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잠깐, 리스크를 따져보자'고 말하기도 전에, 감정 반응이 먼저 행동을 촉발한다.


앤드루 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금융공학연구소 교수는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분석한 연구에서 시장이 과열될수록 인간의 뇌는 위험 회피 기능을 점차 잃어버린다고 밝혔다. 주변의 성공 사례가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손실에 대한 경고 신호가 둔감해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활황장은 뇌의 '브레이크'를 조금씩 망가뜨린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에서 가계대출 증가 전환의 주요 배경으로 개인의 대규모 주식투자를 지목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자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시장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FOMO는 더 강하게 작동한다.



손실 회피 편향의 역설: 잃기 싫어서 오히려 더 큰 위험을 택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5배 더 고통스럽게 느낀다. 이를 '손실 회피 편향'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편향이 과열 장세에서 거꾸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지금 안 들어가면 영영 기회를 잃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뇌는 '투자하지 않는 것' 자체를 손실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빚을 내서라도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이미 손해를 본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판단이지만, 실제로는 공포가 만들어낸 왜곡이다.


2021년 국내 주식 열풍 당시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성인 투자자 2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빚을 내 투자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8.4%가 '주변의 수익 인증을 보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나의 판단이 아니라, 타인의 성공이 내 행동을 결정한 셈이다.



도박사의 오류와 확증 편향: 오르는 걸 봤으니 계속 오를 거야


활황장에서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또 다른 함정은 '확증 편향'이다.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불편한 경고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코스피 12000 전망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만, 버블 경고 기사는 자연스럽게 스크롤을 내려버리는 식이다.


크리스토퍼 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2년 투자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시장이 3개월 이상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투자자의 71%가 위험 경고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필터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가 이미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반대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다.


여기에 '도박사의 오류'까지 겹친다. 시장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더 오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를 강화한다. 오를수록 더 믿게 되고, 더 믿을수록 더 투자하게 되는 심리적 나선이 형성된다.



뇌의 열기를 식히는 방법: 오늘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전문가들은 과열된 투자 심리를 스스로 점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24시간 룰'을 꼽는다. 투자 결정을 내리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을 때, 단 하루만 멈추는 것이다.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충동적 금융 결정의 63%는 24시간이 지난 뒤 재검토했을 때 철회된다.


또한 내가 지금 이 결정을 내리는 이유가 '뉴스를 봐서'인지, '주변 지인이 수익을 냈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솔직하게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부 자극이 이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 그 결정은 나의 판단이 아니라 FOMO가 내리는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뜨거울수록, 잠깐 멈추는 용기가 가장 현명한 투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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