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품 소비 줄었다는데…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달라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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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품 소비 줄었다는데…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달라진 겁니다
  • 기사등록 2026-10-28 0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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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품 소비 줄었다는데…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달라진 겁니다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중국 명품 소비 줄었다는데…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달라진 겁니다


명품 가방 하나를 사면 왠지 내 삶도 달라질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브랜드 로고가 박힌 지갑을 꺼낼 때의 그 묘한 뿌듯함, 혹은 그런 물건을 살 수 없을 때 찾아오는 묘한 박탈감.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중국 중산층이 명품 소비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히 지갑 사정이 나빠진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의 이면에 훨씬 복잡한 인간의 욕망 구조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자산이 줄었다는 '느낌': 실제 손실보다 체감 손실이 더 무섭다


중국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흔들리면서 중국 중산층이 체감하는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통장 잔고가 줄지 않았어도, '내 자산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감각이 소비 행동 전체를 바꿔놓았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지각된 빈곤(perceived poverty)' 효과라고 부른다.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금액의 손실을 이익보다 약 2.5배 더 크게 느낀다. 이른바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bias)이다. 즉, 실제로 돈을 잃지 않았더라도 '잃을 것 같다'는 예측만으로도 소비를 극적으로 줄이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 효과는 사치재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먹고사는 데 필수적이지 않은 명품 지출은 심리적 불안이 커질수록 가장 먼저 삭감 대상이 된다. 중국 조사기관 CCIS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 소비를 줄인 중국 중산층의 67.3%가 실질 소득은 변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과시 소비의 심리학: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가 흔들릴 때


명품 소비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행위다.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19세기에 처음 명명한 '과시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 개념은 지금도 유효하다.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타인의 시선 속에 자신을 배치하기 위해 지출한다.


그런데 이 과시 소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중요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나를 봐줄 청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티아스 클라센 덴마크 오르후스대 심리학과 교수팀이 2022년 진행한 연구에서, 사회적 비교 대상이 불명확해질수록 과시 소비의 심리적 보상 효과가 42.1%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주변 모두가 비슷하게 위축되자, 명품으로 우위를 드러내는 행위 자체의 의미가 희석됐다. 내가 비싼 가방을 들어도, 옆 사람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 그 과시는 공허해진다.



절약의 역설: 아끼는 행동 자체가 새로운 정체성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젊은 층이 단순히 '못 사는' 것이 아니라 '안 산다'는 태도를 적극적으로 표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생활용품, 교통비, 의류를 줄이는 대신 여행이나 자기계발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가치 기반 소비(value-based consumption)'로의 전환이다.


스탠퍼드대 사회심리학과 해리 마르쿠스 교수의 연구팀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이 외적 지위 상징보다 내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소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자기 서사를 브랜드 로고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 설문에서 '자기 성장' 관련 지출만큼은 줄이지 않겠다고 밝힌 비율이 58.4%에 달했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30 세대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나 '짠테크'가 유행하면서, 절약 자체가 일종의 자랑이 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 소비를 줄이는 행위가 자기 통제력과 현명함의 증거로 여겨지는 것이다.



내 지갑을 움직이는 건 결국 불안이다: 소비와 감정의 연결고리


결국 소비 심리의 핵심에는 '불안'이 있다.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사람들은 두 가지 극단적 반응 중 하나를 선택한다. 불안을 달래려 충동적으로 지갑을 열거나, 반대로 미래를 대비해 지갑을 꼭 닫는 것이다.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는 그 사람이 느끼는 통제감(sense of control)의 정도에 달려 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퀸즐랜드대 심리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감이 낮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즉각적 보상을 주는 충동 소비에 취약하고, 반대로 통제감이 높은 사람은 소비 계획을 더 명확히 세운다. 지금 중국 중산층이 명품 대신 실용적 소비로 이동하는 흐름은 어쩌면, 불확실한 세상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심리적 생존 본능일 수 있다.


당신의 요즘 소비 패턴은 어떤가. 무엇을 살 때 기분이 좋아지고, 무엇을 아낄 때 안도감이 드는지 한 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오늘 지갑을 열기 전에 딱 한 가지만 물어봐도 좋다.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사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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