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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면 마음건강에 좋을까요? - 식물과 마음건강
  • 기사등록 2021-05-13 10:15:57
  • 기사수정 2021-06-13 12: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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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언가를 돌보는 것은 치유의 기능이 있다.


인간에 대하여 '성악설(性惡說,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다고 보는 관점)'과 '성선설(性善說, 인간의 본성은 원래 선하다고 보는 관점)'에 대한 접근이 있다. 과연 이 중 어떤 것이 옳을까? 치사하게 '양시론(兩是論, 양쪽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 보는 관점)'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임상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정말로 악한 부분과 선한 부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맞다!


그중에서도 '어떤 것(사람 및 사물 포함)을 돌보고 양육하고자 하는 욕구'는 대표적인 이타적 행동 중 하나로서 인간의 선한 마음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는 인간 종족 보존을 위해서도 핵심적인 것이며, 불완전체인 인간이 그룹을 이루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응집시키는 핵심적 촉진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부모는 아무런 조건 없이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자녀에게 무한에 가까운 사랑을 제공한다. 또한 길거리에서 넘어진 사람이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노인분들을 보면 기꺼이 도움을 제공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처럼 이타적 행동, 그중에서도 타인이나 어떤 대상을 돌보고 양육하는 것은 인간의 긍정적인 본성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타인을 도와주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를 돌보고 치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부모는 올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한 자식을 보면서 뿌듯함과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비록 직업 상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교사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제자의 모습이 나오는 TV 뉴스를 보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의사나 간호사, 혹은 소방관과 같은 직업의 경우에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경제적 목적 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며, 그 이상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자신의 직업과 역할로 인한 결과(즉, 이타적 행동 및 그로 인해 도움받은 사람들의 모습?!)에 의해서 스스로 보상받는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무언가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상이며 가치이다. 그럼 이와 같은 이타적 행동과 그로 인한 보상과 만족은 이런 직업의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것일까?



2. '식물 키우기'의 심리적 가치


앞서 말한 직업이나 역할 중 부모를 제외한다면 각자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동안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쉽게 이타적 행동이나 돌봄이나 양육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식물 키우기'이다.


'식물 키우기'의 첫 번째 심리적 가치는 '함께함'이다. 인간은 본래 외로운 존재이다. '더불어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지만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을 수는 없다. 그만큼 '외로움'도 필수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개인에 따라서는 정도와 깊이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식물 키우기'는 이와 같은 외로움을 줄여주거나 해결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게다가 식물은 인간 군상들이 가지는 지저분함이나 배신 등을 보이지도 않으며, 꿋꿋하게 그리고 조용하니 아주 안정적이고 일관적으로 자신의 위치와 모습을 지키고 있다. 이런 점들은 오히려 인간보다 더 낫지 않을까?!^^ 어찌 되었건 '식물'이라는 것은 존재 자체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로서 기능할 수 있다!


'식물 키우기'의 두 번째  심리적 가치는 '생산적 활동'이다. 식물은 정적이다. 상대적으로 반려견이나 반려묘에 비하여 반응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제대로 물을 주지 않으면 바로 죽어버리기도 할 정도로 까다롭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서 물을 주고, 다듬어주며, 성장과정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활동들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과정 자체가 스스로에게 건강한 자극과 활력을 주는 '생산적 활동'이다. 이와 같은 생산적 활동은 나 자신의 건강한 활동성을 유지하고 활동 자체로 활력을 주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식물 키우기'의 세 번째 심리적 가치는 '성장과 발전(을 공유함)'이다. 식물의 경우 얼핏 정적으로 보이며,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랜 공을 들여 키우고 성장시킨 후 그 무엇보다도 화사한 꽃을 피우거나, 문득 크게 성장해 있는 모습으로 그동안의 '공들임과 노력'을 보상해준다. 예를 들어 대나무의 경우 4년 동안 30cm밖에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4년 동안 '성장하지 않음'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의 뿌리를 넓게 펼치고 있는 중일 뿐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5년째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심지어는 하루에 1m 넘게 성장하기도 한다. 이를 퀀텀 리프(quantum leap)라고 한다. 이 모습과 과정은 그 어느 누가 봐도 감동적인 결과이며, 노력과 투자의 결과이기도 하다. 식물은 이렇게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으나 '성장과 발전'을 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공유'하는 기쁨을 준다. 이 기쁨을 그 어떤 것과 비교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식물이 주는 세 번째 심리적 가치이다.  



3. 현실적인 책임과 감당의 무게를 고려하라!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은 다 명암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 키우기'의 경우에도 좋은 가치와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르는 아픔과 어려움도 물론 있다. '함께함'이라는 것은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적 활동'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일종의 '기약 없는 투자'이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것도 투자하고 노력한 만큼 정비례로 오는 것이 아니며, 결국은 꽃피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식물의 사망(?!)'을 보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마음이 힘들거나 심리적 고통이 있는 경우 함부로 식물에 마음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식물이건 사람이건 어느 정도의 심리적 에너지와 현실적인 지원과 도움 활동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활동과 에너지 투여를 감당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함부로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지 말 것을 추천한다. 이와 같은 원리는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나 스스로의 심리적 상태를 관리하거나 내면의 심리적 고통이 있는 상태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돌보기는 힘들다. 그렇게 되면 심리적 에너지가 더욱 고갈되어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돌보아야 하는 대상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이게 되는 경우들이 흔하다.


즉, 본인의 심리적 상태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상태나 감당 범위를 넘어서서 순간적인 희망과 반짝 관심에 따라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는 경우, 기대하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엉뚱한 사람이 뒷감당을 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만약 '식물'에 관심이 있으며 즐거움을 얻기는 하나 현실적인 상황에 안된다면, 주말마다 식물원 탐방을 하는 것이 더욱 좋은 초이스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으나 하루 종일 외부에 있거나 털 관리를 해줄 자신이 없다면 주말마다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낫다.  






개인적으로 어머님 댁을 방문하면, 베란다에 가득한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보면 마음의 위안과 힐링을 얻게 된다. 게다가 수목원이나 휴양림 등을 생각하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식물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인 가치는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식물의 강력한 매력을 즐기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마치 연애는 설레고 애틋한 감정만을 즐겨도 되지만 결혼은 생활 자체를 공유해야 하는 현실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식물 자체가 심리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맞다. (여력이 되며 감당할 수 있다면) 식물을 키우는 것이 마음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도 맞다. 단,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 필요한 현실적 활동과 이를 감당할만한 심리적 여유가 있을 경우에만 그렇다! 이 같은 제한점만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식물을 통한 마음건강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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