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친모 사기 의혹, 왜 피해자는 ‘연예인 엄마‘를 믿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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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친모 사기 의혹, 왜 피해자는 '연예인 엄마'를 믿었을까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장윤정 친모 사기 의혹, 왜 피해자는 '연예인 엄마'를 믿었을까


찜질방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사람. 그런데 그가 유명 연예인의 엄마라고 하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까. 경계심이 풀리고, 왠지 모르게 믿음이 생기지는 않는가.


JTBC '사건반장'이 보도한 장윤정 친모 육씨의 투자사기 의혹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 A씨는 2년 전 찜질방에서 처음 만난 육씨를 '친언니처럼' 믿었다고 전했다. 심리학은 이 믿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한다.



후광효과: '유명인의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가 뇌를 바꾼다


심리학에서 '후광효과(Halo Effect)'는 한 가지 긍정적인 특성이 그 사람 전체에 대한 평가를 왜곡하는 현상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가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서 정리한 개념으로, 사람들은 인상적인 첫 단서 하나만으로 상대방의 신뢰성, 능력, 도덕성까지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장윤정의 엄마'라는 정보는 그 자체로 강력한 후광이 된다. 장윤정은 수십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다. 그 긍정적 이미지가 딸이 아닌 엄마에게까지 자동으로 전이된다. 뇌는 '유명인과 연결된 사람 =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등식을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2018년 미국 드레이크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유명인과 가족 관계가 있다고 소개된 낯선 인물에 대한 신뢰도 점수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38.4% 높게 나타났다. 우리 뇌는 이미 그 순간부터 스스로 경계를 낮추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증명의 덫: 박나래, 노홍철까지 등장한 이유


육씨가 투자금 회수를 미루면서 박나래, 노홍철 같은 다른 연예인 이름까지 거론했다는 점은 심리학적으로 매우 계산된 행동이다. 이는 치알디니가 정의한 '사회적 증명(Social Proof)' 원리를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다. '나만 투자한 게 아니라 유명인들도 함께한다'는 메시지가 피해자의 의심을 계속 눌러온 것이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자신의 판단 기준을 세운다. 특히 그 타인이 사회적으로 검증된 인물일수록 효과는 더 강해진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신뢰 기반 사기 범죄는 피해자의 인지적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의 정상적인 사회적 판단 기제를 역이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더 무서운 점은 이 믿음이 한번 형성되면 반증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의심스러운 신호가 들어와도 이미 형성된 신뢰를 지키려는 방향으로 정보를 해석하게 된다. 피해자 A씨가 2년이나 관계를 이어간 배경에는 바로 이 메커니즘이 있다.



친밀감 형성의 심리학: 찜질방이라는 공간이 만든 착각


사기 피해가 찜질방이라는 공간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찜질방은 심리적 경계가 낮아지는 환경이다. 옷을 벗고, 편안하게 누워, 일상의 방어막을 내려놓은 상태에서의 만남은 처음부터 '친밀감'이라는 착각을 만들기 쉽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개방성의 연동 효과'라고 설명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과 엘런 랭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편안하고 비공식적인 공간에서 처음 만난 상대에게 공식적인 공간에서 만난 상대보다 평균 27.6% 더 높은 초기 신뢰도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경계가 낮아진 공간에서 시작된 관계는 '친언니처럼 느껴지는' 착각을 더 빠르게 만들어낸다.


이번 사건에서 장윤정이 십수 년간 친모와 직접 연락이 없었다는 사실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상상 속에서 그 관계를 더 미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딸과 갈등이 있는 사정을 모른 채, '유명인의 엄마'라는 프레임만으로 관계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연좌제는 왜 여전히 작동하는가: 장윤정을 향한 동정론의 심리


이 사건이 알려지자 대중의 시선은 빠르게 장윤정을 향한 동정론으로 이동했다. '혈육 연좌제'는 법적으로는 사라진 개념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작동한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을 독립적인 개인보다 하나의 단위로 보는 집합주의적 인식이 강해, 가족의 행동이 당사자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오염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에서 동정론이 강하게 형성된 것은 장윤정이 오랫동안 쌓아온 긍정적 공인 이미지와 함께, 친모와의 단절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를 또 다른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자 연대 심리'가 작동한 결과다. 사람들은 같은 사건 안에서 더 약한 위치에 놓인 존재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한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사기 사건이 아니라, 유명인의 후광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 후광은 유명인 본인을 넘어 가족에게까지, 심지어 오랫동안 연락을 끊은 가족에게까지 흘러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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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02 07: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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