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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성민 ]


[출처: mbc 무한도전]


무야~호~에 관하여 

 2021년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독 많이 볼 수 있는 세 글자 ‘무야~호~’ 이 단어는 도대체 어떻게 하여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외치는 한 마디가 된 것일까. 11년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알래스카 특집에서 만난 최규재 할아버지께서 무한도전을 많이 본다고 언급하시자, ‘무한~’의 다음 구호를 외쳐달라는 노홍철의 시그널에 원래는 ‘도전~’을 외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줍게 ‘무야~호~’로 받아쳤고 할아버지가 민망해 하지 않도록 정형돈은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라며 상황을 모면하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얻지는 못하였지만 2020년 후반 갑작스런 역주행을 시작했다. 2018년 무한도전 종영 이후 MBC에서는 옛영상들의 짧은 클립을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였는데 2019년 ‘무한도전에 등장했던 레전드 일반인’이라는 제목으로 위의 상황을 담은 클립이 올라왔고 그 당시를 추억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밈(Meme)’으로서 크게 성행하여 현재와 같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밈이란 무엇인가

 밈은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자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처음 제시한 것으로, 누군가를 모방하면 자신에게 전달되는 ‘모방의 단위’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이며 대중문화계에서의 밈은 ‘유행하는 특정 요소를 재가공하여 대중에게 제공하는 콘텐츠’라는 뜻으로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다. 즉, 보편적으로 이미 유행이 지나거나 당시 관심을 받지 못했던 문화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특히 유튜브로 많이 제공되는데. 이는 개인의 경험과 대중적 담론에 기반하여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밈이 성행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러한 밈이 MZ세대에서 크게 성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이를 재조명하는 경우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과거의 레트로는 옛날의 유행을 현재로 가져와서 재창조하는 형식이었다면 요즘은 컨텐츠 접근성이 유해짐에 따라 과거의 이미 완성된 작품을 그대로 다시 즐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과거 컨텐츠를 즐거워할까? 서울대학병원 강남센터 윤대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께서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대하여 “조금은 힘든 과거가 있었어도 뭔가 지금 내가 따뜻한 과거로 느껴지게 할 수 있다면 ‘너는 긍정적인 과거를 가졌어.’ ‘오늘도 행복해.’ ‘미래도 잘 살 수 있을 거야.’로의 연결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현재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과거 자체에 대한 그리움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레트로를 주도하고 있는 층은 주로 20대들 인데, 이들은 아날로그 세대에서 현재와 같은 디지털 세대까지 자라와, 아날로그의 추억을 갖고 있으면서 전자기기에 익숙해져 유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불안함을 긍정적인 과거로 승화시키는 MZ세대의 극복 방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신조어의 성행원인 – 빈자리 충족 심리

 무야호의 첫 성행의 원동력은 무한도전에 대한, 즉 과거에 대한 향수라고 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무야호 열풍은 조금 다른 원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 무야호를 외치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 무한도전에 대한 언급 없이 대체로 재미를 큰 원인으로 꼽았다. 즉, 문화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MZ세대들은 왜 신조어사용을 즐기는 것일까? 사회생활에서 언어활동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생각의 교류과정에서 화자는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어휘를 찾게 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현존하는 어휘 외에 새로운 어휘가 필요하게 된다. 이런 결여한 것에 대한 욕구, 즉 빈자리 충족심리에 의해 신조어를 즐긴다고 할 수 있다. 무야~호~는 특유의 음과 함께 기존에 있던 ‘신나다’의 단어가 채우지 못한 즐거움의 표현을 채워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조어의 성행원인 – 모방적, 과시적 동기와 유행심리

 또한 모방적, 과시적 동기와 유행심리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모방본능을 갖고 태어나는 인간은 모방을 통해 신조어를 만들고 모방을 통해 신조어를 보급한다. 또한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평을 받고 기분을 느끼려 하는 과시본성과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적 본능, 유행심리가 한데모여 무야호 열풍을 일으킨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미영(2010), 신조어의 생성과 보급에 대한 사회 심리 언어학적 분석 연구(석사), 충남대학교 대학원, 대전

김희연(2021), 유튜브 콘텐츠 ‘댓글 모음집 영상’의 이용 동기와 만족도 연구 – 밈(meme) 현상을 중심으로(석사), 고려대학교 미디어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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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6-23 09: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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