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전공하고 심리치료를 하다 건강문제로 귀촌해 카페와 꽃집을 창업해 운영하면서 경영학에 대한 남다른 접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아버지의 사업운영방식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온오프라인 매장 운영 및 로스팅 공장 운영 실무를 보고 있으며, 동시에 각종 서적과 경영컨설턴트 출신인 남편을 통해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들을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카페 운영에 대해 경영학적 접근만이 아닌 심리학적 관점을 더한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간간이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아, 나도 이런 카페나 하면서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러면 자연스레 생길 궁금증. '대체 이런 카페 하면 얼마나 벌까? 사람도 늘 많고 잘 된다고 소문났으니 잘 벌겠지. 물장사니 많이 남을 것 같은데’

로스터리 홍보차 카페쇼에 나가면 남편이 모든 고객에게 응대를 다 못하니 내가 일차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물어보신다.

 “사장님 고객사 중에 완전 대박 나신 분 있어요??”

카페를 하면서 소위 '대박'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카페 하나당 낼 수 있는 최대 수익의 마지노선이 있고, 그런 카페를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면 수익이 많다고 정의할 수 있다. 왜 그런지 들여다보자.

카페라는 것은 애초에 객단가가 낮고 공간을 빌려준다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낮은 곳에서 발전할 수밖에 없다. 합정, 성수동, 연남동, 경리단길 등 서울에서 개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지역들이 끝도 없이 확장되며 카페거리로 조성되는 이유다. '얼마나 벌까'를 알기 위해서는 당연히 매출과 비용을 알아야 하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워낙 임대료도 천차만별이고 상황에 따라 달라 평균 잡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워낙 카페의 개체수도 많고 비용도 일관화되어서 어느 정도는 평균치를 잡을 수 있다.

카페에서 적정 임대료라고 하면 150-200만 원 정도로 잡는다. 물장사라 많이 남을 것 같지만 고객들의 입맛과 눈이 높아졌기에 싼 재료로는 경쟁력이 없다. 따라서 재료비가 30% 정도 책정되어야 하고 인력은 2명 정도가 적당하다. 여기서 건물 유지비, 부가세, 각종 세금, 식대, 추가 근무/야근수당, 4대 보험 등이 추가적으로 지출 항목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초기 투자비용에서 고려해야 할 감가상각비에 프랜차이즈라면 로열티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얼마나 벌 수 있는 걸까?

우리는 여기에서 '얼마나 벌 수 있을까'를 알고 싶은 것이므로 잘 되는 카페를 기준으로 알아보겠다. 겉에서 들여다보았을 때 늘 손님이 한두 명 있는 것 같은 카페는 기준이 아니다. 식당도 피크타임이 있지만 카페도 당연히 피크타임이 있다. 점심식사 후, 저녁식사 후가 피크타임이고 약 3시간 정도이다. 피크타임인 약 3시간 내에 제한된 인력이 내릴 수 있는 커피는 한정되어 있다. 한 명이 주문을 받고 한 명이 커피를 내리고 한 명이 포장 및 전달한다고 할 때 2잔당 6-7분 정도가 소요되고, 그럼 4시간당 최대 판매량은 60잔 정도다. 나머지 영업시간은 테이블 회전수로 따져야 한다.

커피 한 잔에 평균 4300원이라고 책정하고 가장 일반적인 카페 크기인 30평 정도에는 테이블 수가 약 10개가량된다.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만 시킬 확률도 있고 혼자 앉을 확률까지 고려해 테이블 회전율이 최대 2회라고 가정하면 하루 매출 약 4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 가능하다. 주 1회 휴무할 경우 월 매출은 대략적으로 1000만 원-1300만 원. 여기서 매장 평수가 더 넓어지면 인력이 더 보충되어야 하고,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임대료와 인건비, 초기 투자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투자비가 높고 매장이 대형이 될수록 수익은 늘어난다.  

매출이 1300만 원이라고?

월급만 받던 눈으로 보면 매출이 굉장히 많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지출 항목을 따져보자. 월세를 평균 175만 원 정도로 잡고 운영관리비에 130만 원, 인건비 400만 원, 재료비 400만 원으로 총지출비용 약 1100만 원가량이 된다. 여기에서 일 년에 2회 폭탄 맞는 부가세를 고려해야 한다. 2명의 인력 중 한 명이 사장님 인력이라고 가정하면 사장님 월급에 일이백 정도의 진짜 수익이 남는다. 여기서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감가상각비, 그리고 대출이자는 고려하지 않았다. (대출 없이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7-10년 사이에 머신과 인테리어는 재투자가 들어가야 한다.

'아주 잘 되는' 카페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하루종일 앉을 시간도 없이, 화장실 갈 시간이나 제대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에 서서 음료를 만들 때의 매출 및 수익구조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매출을 지속적으로 내자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달에 두세 가지 눈길을 끌 만한 신메뉴를 내놓아야 하고, 그때마다 포스터를 붙이는 등 새단장이 필요하다. 이벤트나 행사를 끊이지 않고 벌여야 새로 오픈한 카페에 몰려간 손님들을 다시 끌어올 수 있다. 퇴근 후 저녁시간이나 주말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카페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지금에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커피만 팔아서는 유지하는 것만도 어렵다. 카페 수는 치킨집의 3배 규모(전국 10만 개/2020년 자료 기준)이고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5년 내 카페 폐업률 90%에 육박) 상위 10%로 잘되는 카페 순수익이 대기업 초봉 정도라는 말이 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들조차 임대료에 밀려 철수하고 있다. 자신만의 테마를 확고하게 잡고 그 테마를 통해 대기업에 버금가는 마케팅을 펼치며 부수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카페 시장의 현주소다.

물론 10만 개의 카페 중에 잘 되는 카페는 존재한다. 아니, 다 잘 되는 것처럼 보인다. 

워낙 개체수가 많다 보니 잘 되는 카페도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만큼 운영하려면 피나는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 

오랫동안 꿈꾸고 깊이 공부했다면 그 '잘 되는 카페'의 반열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나도 이런 카페나 하면서 살면 좋겠다'하는 창업 준비자들은 말리고 싶다. 카페 창업에는 최소 1억 5천에서 2억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다. 그 자본을 쉽게 들이고 쉽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경험자로서의 바람이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고, 카페는 그중에서도 쉽지 않은 축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