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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강사님들 중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혹시 대학원에 진학을 하시겠다는 의향을 가지신 분들에게 두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첫째! 한국심리학회에서 정회원을 인정해주는 석사 이상의 학위에는 특수대학원이 없고 모두 일반대학원이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대학원의 학위 종류와 학습형태가 다양한 환경에서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직장을 다니시거나 다른 활동을 위해 야간이나 주말에 학습을 생각하셨던 분들은 평일 주간에 스무 살 이상 어린 20대 중반의 파릇파릇한 풀타임 대학원생들과 함께 공부를 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심리학과에 가면 대부분의 시간을 인지심리, 사회심리, 상담심리 등 재미있는 이론을 배우면서 즐겁게 학습할 것이라 생각 하지만 실제 심리학과 대학원생들의 절반 가까운 학습은 연구방법론(통계)이다. 


 필수적으로 연구방법론(통계) 과목을 두 학기에 걸쳐 이수해야 하고 과목당 중간, 기말 시험을 치른다. 졸업 직전에는 졸업 통계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학위 논문을 쓸 때 절반 이상을 연구방법론에 할애한다.     



 첫 번째 주의사항은 잘 극복한다고 쳐도 두 번째는 정말 극복이 어렵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나이 많은 노장 파트타임 직장인 학습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입학했다가 SPSS 프로그램에, 변인 학습에, 요인 분석에, 다중회귀분석에 좌절하고 힘들어한다.


 나 역시 통계로 인해 정말 많은 애를 먹었다. 다행히 스무 살 어린 선후배 동기님들의 도움으로 겨우 졸업은 했지만 배울 때마다 그 개념은 가물가물했고 뭔가 명쾌하게 이해한다는 느낌 없이 그저 예상문제를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르고 논문을 썼던 기억으로 가득하다.     



 이번 토요 심리학 두 번째 책으로 선정된 "마인드 웨어"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안도감의 교차였다.     


 생각의 지도에서 사회심리학자로 동서양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해 감각적인 통찰력을 보여주었던 니스벳은 인간의 사고방식은 매우 불완전하고 허점 투성이지만 그것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무모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과학적 사고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의 과학적 사고는 두 가지이다. 


 우리가 과학적 사고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은 문자와 숫자인데 이 문자를 사고하는 방식이 논리이고 숫자를 사고하는 방식이 통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논리와 통계에 대해 전공자 아닌 일반인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고방식으로 분류하여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사례로 제시하는 수많은 연구내용들은 이미 여러 차례 학습한 내용들이었지만 이를 방법론적 측면으로 유사한 연구내용을 묶어서 정리해주니  사고방식에 대한 참신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니스벳은 고통 없이 생각하고 사고하는 방식을 우리에게 배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읽는 내내 고통이 가득했답니다.”


 발제자 김순영 소장의 시작은 이처럼 조심스러웠다.



주요 내용에 대한 점검     



1. 생각에 대해 생각하기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추론과 해석의 문제인데 우리는 절대로 현실을 그대로 읽지 않는다. Schema, Framing, Heuristic이라는 세 가지 방식에 의지 하지만 이들은 지나치게 영향을 끼치는 것에 비해 틀릴 수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현상의 원인을 우리는 주로 인간의 기질적 측면에서 찾지만 더 큰 영향은 상황이며 무의식이 의식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2. 인간의 선택



 고전적 경제학 이론의 비용편익분석, 즉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여 이득이 되는 쪽으로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식이다. 특히 이러한 합리성을 완화하여 제한된 합리성을 제시함으로 좀 더 설명력을 얻는다. 


 그런데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에 의해 비용 편익분석을 하지만 우리는 매몰비용과 기회비용을 자주 놓친다. 그래서 이를 반영하는데 이러면 최고의 합리적 선택이 될까? 그렇지 않다. 애당초 가치를 매기는 과정에서 손실 효과로 인하여 같은 대상에 대해 소유자와 구매자는 서로 다르게 평가한다. 또한 행동경제학 관점으로 다양한 비용 편익 분석의 계산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을 맞이하게 된다.      



3. 통계와 실험



 표본과 모집단의 개념, 정규분포 곡선에 대한 설명, 평균 회귀의 의미,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개념과 구별, 회귀분석 등 통계의 기본이면서 개념적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에 대해서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또한 신뢰도와 타당도는 어떤 개념이고 어떻게 다른가? 상관관계의 표 해석의 방법, 유의도를 읽기, 자연 실험과 정식 실험, 다중회귀분석, A/B테스트 등 숫자와 실험, 통계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와 중요도를 강조한다.     




4. 논리와 변증법



 서양의 사고방식인 논리와 동양의 사고방식인 변증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하고 이를 단순화하는 전체적인 맥락적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가장 단순화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구조를 설명한다.     

      


 이 책에 대해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점은 이 책은 그냥 한번 읽고 끝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마치 옛날 고등학교 시절의 영어사전을 떠올랐다.


 당시 영어사전은 영어공부를 위한 필수품이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수시로 찾아보고, 외우고 적용하는 것이었다. 교과서, 문제집, 참고서, 실전 모의고사 등 다양한 교재들은 계속 바뀌었지만 영어사전은 바뀌지 않고 항상 옆에 두고 계속 찾아보았다. (전자사전, 네이버 사전으로 이어지는 요즘 세대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는 "마인드 웨어"라는 책이 앞으로 심리학 공부의 영어사전이라고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활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다른 심리학의 연구과제를 책으로 읽던, 논문으로 읽던 그것을 생각할 때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고, 사고방식을 통해 적용하였는가를 이 책에서 수시로 찾아보려고 한다.     


 리처드 니스벳의 마인드 웨어는 처음 토요 심리학 시즌1 과정에 있지 않았던 책이었다.


 그런데 박진우 박사가 1회 모임을 하고 난 이후 아무래도 참여 회원님들의 사회과학적 사고방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빨리 기초를 닦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긴급하게 2회 차 책으로 편성하여 진행하였고 지금 생각하면 이는 참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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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23 10:14:47
  • 수정 2021-09-23 1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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