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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정연 ]


 그 누구도 정의하지 않았는데,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고 부르면, 모두가 알아듣는 곳이 있다. 수많은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며,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 마치 교도소처럼 쇠창살이 있다는 소문들이 가득한 그곳. 바로 ‘정신 병동’이다.

 아직도 정신 병동은 많은 오해를 사고 있다. 영화 속이나 드라마 속에서 극적인 재미를 위해 자극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묘사된 탓에 무수한 소문을 안고 있는 그곳.

 그러나, ‘소문의 당사자는 정작 소문에서 가장 소외된 자’라는 말이 있듯, 정신 병동 또한 그러하다. 수많은 오해를 사고 있는 정신 병동,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소문에 쌓여있는 폐쇄 병동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자.

 

Q : 강제로 가두어 둔다? NO

A : 우선 정신 병동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이 기사에서 다룰 ‘폐쇄 병동’을 제외하고도, 환자의 출입이 자유로운 개방 병동이 있다. 그러나, 폐쇄 병동 같은 경우, 환자들의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강제로 가둔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외과나 내과같이 타 병동들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다리가 부러졌거나, 수술을 하여 거동이 힘들다는 특수성으로 24시간 의료진의 돌봄이 필요하듯, 정신 병동 또한 그러하다. 마음이 아픈 환자를 보호해 주는 곳이 병동의 역할이라 입원을 하는 것이며, 팔과 다리가 부러졌을 때 고정을 시켜 또 다른 부상이 없도록 ‘깁스’라는 수단을 사용하듯, 마음이 다쳤을 때, 그 마음을 더욱더 다치게 만드는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기 위해 마치 ‘폐쇄’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일 뿐, 강제로 환자를 가두어 놓는 곳이 아니다

 

 

Q : 쇠창살이 있다? NO

A: 드라마나 영화 속에 묘사되는 ‘폐쇄 병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아마 쇠창살이 있고 격리되어 있는, 병실일 것이다. 하지만 쇠창살이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폐쇄 병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쇠창살이 있고 회색빛 가득한 곳이 아니다.

환자들이 있는 병실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환자들 모두가 모여서 TV를 보는 넓은 거실과 같은 공간이 따로 있다. 그곳에서 환자들은 함께 간식도 나눠 먹고, 이야기꽃도 피운다. 그뿐만 아니라, 탁구를 칠 수 있는 탁구대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사이클 운동 머신 등이 있어, 안에서도 언제든지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 다목적실에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책들과, 피아노, 보드게임 등이 있어 안에서도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침대 하나만 놓여 하루 종일 누워있는 곳이 아니라, 환자들이 다친 마음을 치료해 주기 위한 여러 가지 공간들이 조성되어 있으며, 병실의 인테리어 역시 무채색이나 회색빛이 아닌, 환자들을 정서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색깔들로 이루어져 있다.

 

Q : 반입 금지 물품이 있다? YES

A : 폐쇄 병동에는 반입 금지 물품이 있다. 칼이나 가위 같은 뾰족한 물품, 깨질 수 있는 거울, 유리와 같은 것들, 그리고 끈으로 된 형태 (운동화 끈, 이어폰), 모자 등은 반입 금지이다. 또한, 서적 같은 것도 의료진의 검사 후에 반입이 가능하다.

반입 금지 물품이 있다는 말은, 마치 무엇인가를 억압시킨다는 것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환자들의 안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뿐이지, 환자를 억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Q : 차가운 분위기다? NO

A : 답은 NO다. 정신 병동은 ‘치료’라는 목적이 있기에 마냥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곳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들이 함께 모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마음을 치료하는 활동들을 한다. 환자들은 구비되어 있는 탁구대, 보드게임 등을 ‘함께’ 사용하며 하루를 보낸다. 병동 안에 있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환자의 음악을 들으며 감탄하기도 하고, 그 음악을 들으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또한 병동은 환자와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보호사가 함께 상주하며 대학병원 안에 있는 병동의 경우 간호대 실습생들과, 의과대 실습생들도 함께 한다. 요리를 하거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거나 하는 프로그램들에 환자들과 간호사들을 포함, 실습 온 학생들도 함께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하나 뽑자면, 노래방 기계를 설치하여, ‘노래 장기자랑’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노래 장기자랑 프로그램’ 또한, 환자들뿐만 아니라 보호사, 간호사, 그리고 실습생들까지 모두 참여하여 순위를 뽑고 상품을 나누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 정신 질환이나 정신 병동에 대한 오해가 많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그 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기사를 통해 정신 병동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은 물론 개념을 다시 정립하고 싶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갇혀 있는 곳’이 아닌 ‘보호하는 곳’이라는 곳. 또한 그 안에 ‘아픈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 편견들이 완전히 없어져 사회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좀 더 넓게 포용할 수 있길, 또 반대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사회에 나갈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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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27 10:16:04
  • 수정 2021-09-27 11: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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