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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두운 어둠 속에 있는 당신에게 - 긍정심리학의 마음 집중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1-10-08 09: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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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예림 ]



‘괴로움이 있으면 즐거움이 있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 우리가 힘들 때, 지금만 견디면 곧 봄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마음에 자주 새겨두는 문구이다. 하지만, 그동안 현실을 살다 보면 괴로움 뒤에 즐거움이 그에 상응하여 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가장 어둡다고 생각한 현실은, 어쩌면 새벽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랫동안 어두울 극야의 시작일 수도 있었다. 묵묵히 견딘다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으며, 참는다고 크게 바뀌는 것은 거의 없지 않았나.

 

어두운 현실을 참으면 곧 화창한 미래가 올 것이라는 명언들은, 어쩌면 현실은 이미 암울하니 현재를 포기하라고 부추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현실을 마냥 어두운 것으로 치부하고 수동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히 사라지기를 기다리라고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 암흑을 경험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저 이 어둠이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몸은 현재 상황에 맞추어 변한다. 눈은 암흑에 적응하여 어둠 속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오히려 청각이나 촉각, 미각과 같은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지면서 어둠 속에서 새로운 능력을 깨달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마음 집중(mindfulness)이 필요하다.



어둠 속에서 암흑의 상황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새 탐색을 할 수 있게 되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힘든 현재를 살아갈 때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다른 현명한 대처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대표적인 긍정심리학자인 Ellen Langer는 마음 집중(mindfulness)이 바로 그 현명한 대처 방법이라고 말한다. 마음 집중을 통해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면서 궁극적으로 심리적인 웰빙(Well-Being)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음 집중에서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다는 것은, 개방적이고 유연한 태도로 새로운 특성을 판단 없이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면서 종종 자신에 대해 평가를 한다. 스스로 하나의 이상적인 기준을 세우고, 혹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기준에 자신을 맞추며 현실의 자신의 모습을 저울질한다. 그런데, 정말 그 평가의 기준은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많은 다른 가능한 기준들이 사용되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또한, 평가는 항상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하지 않는가. 예를 들어 우리가 똑같은 상황을 대할 때에도, 그 대상이 자신인지 타인인지에 따라서도 평가가 상당히 달라진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고정된 평가에 갇혀 현재의 경험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비 평가적인 태도로 현재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비 평가적인 태도를 지니고 행동하게 되면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한 우화가 있다. 어떤 나귀에게 두 건초를 주고 스스로 선택하여 먹도록 하였다. 그러자 나귀가 두 건초더미 중 무엇을 먹을지 강박적으로 망설이다가 오히려 굶어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비 평가적인 태도로 힘든 현실을 살아갔다가는 오히려 나귀처럼 우리가 부정적인 결말에 도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가 상황에 따라 분석될 수 있는 이상적인 표준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에나 발생하는 문제이다. 즉, 위 우화가 적용되려면 일단은 환경이 고정적인 상태여야 하는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정된 환경 속에서, 우리가 모든 가능한 결말에 대처하는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의 현실은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매번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대처 방안도 계속 변화한다.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 상황과 맥락의 변화에 따라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긍정심리학은 오히려 현실의 불확실성을 허용함으로써 심리적인 웰빙에 도달해야 한다고 보았다. 변동 가능성을 허용한다는 것은, 통제감 상실이라는 부정적인 태도보다 되려 변화 속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마주할 수 있게 한다. 어둠 속에서 눈이 어둠에 순응하고 시각 외 다른 감각 기관이 예민해지는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결국 개방된 태도로 유연하게 현재를 심리적 웰빙 속에서 현재를 충실하게 살 수 있게 되는 마음 집중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에 충실히 살아간다는 것



현재의 심리적 웰빙을 위해, 삶 속에서 과도하게 긍정적인 측면만 바라보고 부정적인 측면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있는 그대로 다양한 측면으로 바라보면서 변화에 개방적인 태도로 새로움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실질적인 결과 측면에서도, 마음 집중 상태가 오히려 평가에 집중하거나 한쪽 측면을 강조하는 것보다 더 실용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Langer와 Lee, 그리고 Yariv의 2000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마음 집중과 같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연구 상황에서 더 빠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신이 지금 어둠 속에 있다고 할지라도 멈추지 말고 오히려 그 변화 속에 몸을 맡겨보기를 바란다. 같이 어둠 속에 잠식되라는 뜻이 아니다. 개방된 마음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현재 존재하는 어둠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그 어둠만이 줄 수 있는 깨달음을 찾아보자. 비로소 깜깜해져야 볼 수 있는, 지금껏 당신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은하수를 발견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Bishop, S. R et al.(2004). Mindfulness: A proposed operational definition. Clinical Psychology, 11(3), 230-241.

·Martin, J. R. (1997). Mindfulness: A proposed common factor. Journal of Psychotherapy Integration, 7(4), 291-312.

·C. R. Snyder, Shane. J. Lopez. (2008). 긍정심리학 핸드북. 서울:학지사.

·Richard J. Davidson, “How mindfulness changes the emotional life of our brains”, TEDxSan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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