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혼자 있고 싶다는 아이, 내버려둬도 되나요? - 이렇게 키워도 될까요
  • 기사등록 2022-02-23 08:45:10
  • 기사수정 2022-04-07 13:37:18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노주선 ]


모든 부모는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첫 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원래 그렇다. 첫사랑이 힘들고, 첫 직장은 도전이며, 첫 이직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그것이 아이 문제라면? 더욱 긴장과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유명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는다. 이렇게 해도 되나, 안되나? 과연 내가 맞게 행동하는 것이 맞나, 아니면 아이를 망치고 있는 것인가? 게다가 주변에는 훈수꾼들이 넘쳐난다.


친구들 중 빅마우스는 항상 있기 마련이며, 굳이 내가 궁금해하지 않는데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우리 아이의 이슈에 대해서 이러쿵 저렇쿵 온갖 근거를 대서 참견을 한다. 짜증은 나지만 불안한 마음에 신경도 쓰이고, 또 일부 맞는 얘기 때문에 아예 무시하기도 찝찝하다.



게다가 오랫만에 방문하신 남편이나 부인의 부모님들, 즉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오신 김에, ‘너네가 어렸을 때에는 말이야…’라고 말씀하시면서 벌써 30년도 넘은 양육관을 덧붙이시면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된다.


전문가의 입장은 그렇다. 정말로 정확한 조언은 아이를 보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부모의 성격이나 특성, 그리고 심리적 상태까지도 고려해야 완벽한 조언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조언을 안 할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언을 해야 하지만, 어디까지가 적절한 조언인지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들이 목숨거는 자녀에 대한 조언은 항상 어렵다.



1.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내 아이, 그냥 내버려둬도 되나요?'  “Yes”



이에 대한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Yes”이다. 두 번 생각할 것도 없고, 잠시라도 지체할 필요도 없이 “Yes”이다.


이 질문은 다음 질문과 똑같다. “당신은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당연히 있다. 아이들의 성향 상 원래부터 혼자 노는 것을 즐길 수도 있으며, 부모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때로는 혼자 놀고 싶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이들도 나름대로의 요구와 바램이 있다! 왜 아이들은 부모와 항상 함께하고 싶어 해야 하는가? 어떤 날은 조용히 쉬고 싶거나 자고 싶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 판단을 부모가 마음대로 추정하는가? 그런데 아이가 어린 경우에는 부모의 적극적인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먹여야 하고, 재워야 하며, 때가 되면 똥을 쌌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등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점점 더 크게 되면서 이런 상시적인 모니터링은 줄어들어도 된다. 특히, 아이가 성장하고 자라서 청소년기에 이른 정도가 되면 더욱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기 만의 방이나 공간을 원하고, 어느 순간 보니 ‘문을 잠가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부터 부모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아이와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2. 왜 혼자 놔두면 안되는가?



그런데 왜 혼자 놔두면 안된다고 부모들은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대체로 “아이들의 실제적인 필요성”보다는 “부모의 걱정과 염려”인 경우가 많다. 대체 무엇을 걱정하는가?


‘아이가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아요’ 

만약 부모가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이미 가지고 많은 활동들을 같이 했다면 안 외로울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항상 같이 놀면 가끔은 지겨운 법 아니겠는가? 그럼 아무리 좋은 부모라도 아이는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다.


부부라고 해서 항상 얼굴 보고 같이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때로는 각자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인생 자체가 외로운 법인 것을 외로움에 적응하는 연습으로 그리 나쁘지도 않다. 혼자 놀다가 심심하거나 부모랑 놀고 싶으면 나오겠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혼자 고민할까봐’ 

특히 엄마랑 한참 신경전을 하다가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면 부모들은 방에서 혼자 고민하는 아이를 보면서 안쓰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때 들어가서 뭐라고 할 것인가? 정말 아이를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감정이 풀릴 정도로) 위로하고 힐링해줄 수 있는가, 아니면 ‘너 엄마랑 얘기하다가 그런 식으로 들어가면 안되지!’라고 호통을 칠 것인가? 호통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아이가 얘기하면 잘 달래줄 수는 있으면서 그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인가? 차라리 아이가 스스로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놓아두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방법일 수도 있다. 지도 충분히 진정되고 생각 좀 해본 뒤, 알아서 기어나온다!


‘실은 내가 같이 있고 싶어서’ 

아이와 추억을 공유하고 싶고, 친분을 형성하며, 많은 교류를 하고 싶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꼭 그걸 항상 해야 하며, 행여라도 아이가 혼자 좀 있고 싶을 때 끌어내고 개입해서 해야 하는가? 이나저나 밥때가 되면 배고파서 나오게 되어 있고, 방에 혼자 있다가 심심하면 나와서 괜히 장난을 걸 것이다. 그때 집중해서 추억을 만들고, 친분을 형성하며, 교류를 하면 된다. 24시간, 항상, 언제나 활동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부모도 휴식이 필요하다.



아이도 혼자 있을 때가 필요하지만, 부모도 휴식과 힐링이 필요하다. 제발 부모도 좀 쉬어가라!! 아이가 방에 들어가서 있을 때, 부모도 부모만의 시간을 즐기라. 그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아이가 잠들면 쪽잠을 자야만 했던 시절도 있지 않은가? 이제 좀 컸으면 놔두고 부모도 좀 쉬엄쉬엄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걱정과 불안은 부모의 휴식을 방해한다. 항상 아이 생각에 가득하고, 그것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면 부모가 먼저 지치고 나가떨어진다. 그리고 지친 마음으로 아이랑 함께 해봐야 자꾸만 짜증이 나고 더욱 피곤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처럼 아이를 위한 에너지를 너무 많이 들이면 사춘기가 되어서 “정말로 혼자 있고 싶어할 때”가 되었을 때의 그 배신감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가? 애들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원하는 바가 있다. 부모들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잘 산다~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서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아가 때부터 항상 돌봄을 제공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모들의 입장에서 이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의 변화에 따라 부모도 변화해야 하는 것이 맞다.


게다가 이제는 점점 커서 손이 덜 가고, 혼자 놀기도 하는 변화라고 하면 그게 무엇이 문제인가?! 부모의 입장에서는 키운 보람이 있는 것이며, 여유가 생긴 것이다. 별 쓸데없는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부담없이 그 여유를 “즐겨라!”.




자녀들을 혼자 놔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모들의 걱정이다. 부부 간에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며, 그때 남다른 자유와 해방감이 넘쳐난다. 오죽했으면, 남편을 괴롭히는 좋은 방법이 ‘2박 3일 동안 친정에 가 있는다'라고 하다가 갑자기 안 가는 것이겠는가?!


딱히 불평은 할 수 없지만 그 실망감과 아쉬움은 아마 모든 유부남과 유부녀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긴 배우자가 업무 때문에 출장가는 것은 왠지 “땡” 잡은 듯한 기분이 드는 법이니까!


문제는 “지나친 걱정이나 염려”이다. 그리고 “내 자녀가 아직 너무 어리고 약할 것이다”는 편견이다. 만약 당신이 충분히 양육을 위해 노력했으며, 긍정적으로 키우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별로 큰 문제없다. 괜한 걱정으로 인하여 아이로부터 받을 스트레스를 높이는 부작용이 더 크다. 또한 아이를 너무 “컨트롤”하려는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도 반성해 볼 필요는 있다.


아이는 아이대로 잘 성장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당연히 부모로부터의 독립 과정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을 “성장”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고생 많습니다!! ㅠㅠ 모든 부모님들!!”

그리고 오늘은 배우자에게 반드시 다음 말을 전하라. “여보, 아이 키우느라고 정말 고생 많았어! 당신 덕에 그래도 아이가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아이가 얼마나 잘 컸으면 혼자 있고 싶어할 정도로 독립심이 생겼겠어?!^^”


이 말들을 본 소감이 어떠한가? 혹시라도 “위로와 힐링”이 되는가? 그럼 됐다! 그리고 위로와 힐링으로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말해주라! “엄마가, 아빠가, 우리 수빈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아빠와 엄마는 우리 수빈이 때문에 너무 행복해!! 사랑해~”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내 아이, 이렇게 키워도 될까요?

심리만만. 슈퍼맘 & 슈퍼대디, 나도 될 수 있을까요?

딩크족, 과연 이기적인 걸까요?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2418
  • 기사등록 2022-02-23 08:45:10
  • 수정 2022-04-07 13:37:1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