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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서작가 ]


아이의 놀이치료 수업 시간이 유치원 하교 시간보다 이른 시간이라서 주 1회 아이를 픽업하러 유치원에 갔다. 그래서 체벌 사건 이후로 유치원에 방문하여 해당 방과 후 교사를 대면하게 되었다.


나는 먼저 상대방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방과 후 선생님이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과정에서 전에 아이가 한 설명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믿어야 했던 것이었다)


먼저 때린 것은 오히려 상대방 아이였다. 물론 그전에 우리 아이가 무슨 말을 걸었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작은 시비로 티격태격하였고, 결정적으로 우리 아이가 때리는 장면을 선생님이 보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때린 것은 사실이었고, 그것을 보고 있던 선생님 입장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혼내는 것도 당연했다. 그 과정에서 매로 아이의 머리를 때린 것이 해당 교사의 잘못이었다.


사실대로 말해준 상대방 아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그 상대방 아이도 우리 아이도 서로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했단다.(오히려 자기가 먼저 때려서 미안하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둘이 평소에 그렇게 잘 어울려 놀고, 죽이 잘 맞는 관계라는 것이다.

서로 치고받고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가벼운 다툼이었으며, 아이들끼리 사과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나서서 상대방 아이에게 사과를 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무엇보다 상대방 아이가 먼저 때린 것이니 더더욱 어머니가 나설 필요는 없다고, 굳이 굳이 사과하겠다는 나를  말리셨다.


'아, 나는 또 언제나처럼 우리 아이가 가해자라고만 생각하는구나!'


나는 내심 큰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심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언제나 저자세이기만 한 스스로를 탓하는 마음도 들어 다시 또 반성했다.


친하게 어울려 노는 사이에 오히려 다툼이 더 일어나게 마련다. 그런데 괜히 흥분해서 체벌 문제로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물론 해당 선생님에게 감정이 좋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아이를 맡긴 입장이라 낮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습관처럼 나왔다.


"저희 아이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죠? 잘 좀 부탁드립니다."


"아니요 어머님. 제가 오히려 죄송하지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인데.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요즘  OO이도 많이 달라졌어요.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말이 인사치레인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울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비록 끝은 없어도 올바른 방향은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던 것이다.


선생님도 나도 서로 죄인처럼 꾸벅꾸벅 인사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해맑은 아이가 가방을 메고 나왔다.






해당 교사의 인성이나 자질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 사건 속에서 아이와 저와의 관계와 그 변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그동안 엄마가 잘못 설정한 관계, 엄마의 고정관념이 아이를 몰아갔던 관계, 엄마의 태도로 인하여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았던 과정과 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한 해당 교사는 그 해 1년 근무 후 재직을 하지 않았습니다.(재고용이 안 된 것인지, 본인이 그만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수영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자녀 교육 문제로 잠시 쉬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희 아이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하고, 걱정과 염려를 해주시며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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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16 07: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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