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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곽수빈 ]



‘그런 일을 당할만해’


언뜻 들으면 이상한 말이지만 사람들은 종종 가해자 못지않게 피해자를 비난하곤 한다. 이를 ‘피해자 비난하기’라고 한다. 


즉 어떤 개인이 피해자가 된 것에 대해 비난하는 경향이다. 왕따 피해자들에게서 문제를 찾고, 성범죄 피해자 여성의 복장이 노출이 많았다거나 한밤중에 겁 없이 돌아다녔다는 등의 논리를 통해 피해 여성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그 예시이다. 


가해자를 비난하기는커녕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과연 우리 사회에 있을까 싶지만 ‘피해자 비난하기’는 사실 우리 사회 속 만연하게 숨어있다. 



피해자 비난의 이유


그렇다면 피해자를 비난하는 이유는 뭘까?


피해자는 비난하는 행위는 이 세상이 정의로운 곳이라 생각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다. 


사건의 이유를 피해자의 내재적 능력이나 성격적 결함에 원인을 두는 것이다. 정의로운 세상이란 사람들이 그에 맞는 대접을 받고, 그들이 받는 것에 따랄 사람을 대하는 곳이다.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이 클수록 가난한 사람이나 집 없는 홈리스들이 겪는 곤경을 더욱 비난하거나, 과체중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게으름을 더욱 탓하는데, 경제적 상황이나 유전적 영향, 정신병적 경향성, 기회의 박탈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피해자 비난의 또 다른 상황


이와 유사하게 불공평한 결과에 대한 별다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해자를 비난하는 길을 택한다. 


한 실험에서 두 사람이 모두 동일하게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고 동전을 던져서 한 사람은 상당한 보상을 받고, 다른 사람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후 관찰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건을 재구성해보려 했고, 불행히 보상을 못 받은 사람은 아마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렇듯 사람들은 세상을 정의롭게 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정의롭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비극적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두렵다. 


두려움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 사람이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비극이 일어났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 합리화를 통해 우리는 더 안전감을 느끼게 된다. 



더 옳은 시각을 위하여


하지만 이런 안전감에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결코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무고한 사람이 강간당할 수 있고, 차별당할 수 있으며,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삶에 필요한 기초적인 것조차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이를 깨닫는 것을 두렵다. 


차라리 그러한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믿으면 훨씬 안심된다. 


그럼에도 의식적으로 안전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그래야 비로소 더 넓고, 옳은 시각에서 세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필자는 당신이 용기 있는 통찰로 더 옳은 시각을 소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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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lliot Aronson. (2018). 사회심리학. 시그마플레스

시빅뉴스. (2014). 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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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01 12: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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