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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키워줄 걸(하)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04-20 07: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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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 메타인지를 위한 최고의 학습법, 복습!


메타인지는 얼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분야입니다. 이는 현재 자신의 인지상태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사형이 걸린 재판에서 그러지 않았던가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른 사람보다는 더 지혜롭다고 생각하네’라고 말이죠.


메타인지를 공부라는 국한된 범위에서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내가 공부한 것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느냐를 말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해보면 듣자마자 생각해보지도 않고 ‘나 그거 알아요’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메타인지가 부족하다는 뜻이지요.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과 집에서 수업을 들었기에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뇌가 메타인지를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메타인지 학습법』의 저자 리사 손 교수는 일방적 강의 형태의 수업으로는 제대로 된 지식의 습득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장기기억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공부한 내용을 스스로 고민해보고 정리해보는 복습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학원을 다니더라도 이 원칙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제일 큰 원칙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학습 후 하루 뒤에는 66%를 잊는다’라는 것을 밝힌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연구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일반적으로 메타인지는 아이가 혼자 고민해보며 자신의 수준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져보는 것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높은 성적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메타인지는 스스로 자신의 수준을 깨닫고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공부 방법을 찾아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 달콤한 결과를 보장해줄 수는 없지만 이러한 복습과 같은 메타인지 훈련은 길고 긴 마라톤과 같은 아이의 삶의 여정에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 자기주도학습의 짝꿍, 공부정서


임작가의 『완전학습 바이블』에서는 ‘공부정서’라는 표현이 언급됩니다. ‘공부정서’란 공부에 관한 정서적 경험의 반복으로 쌓인, 공부를 떠올릴 때 느껴지는 고착된 정서상태를 말합니다. 공부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흥미롭고 재미있다거나’, ‘지루하고 하기 싫고 어쩔 수 없이 하는 느낌’이런 감정들을 바로 공부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면 공부정서가 낮다는 것은 공부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많다는 뜻이고 공부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공부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싫어하는 아이라면 앞으로 남은 학교생활은 공부 스트레스로 인해 상당히 힘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공부가 꼭 재미있어야만 공부정서가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거나 좋은 성적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공부정서를 좋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임작가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만들려면 공부정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공부정서를 살리는 원칙 3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의 발달 상황과 학습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이의 인지능력과 성향은 같은 배에서 낳은 아이들조차 다릅니다. 아이의 상황에 맞춰서 교육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의 성장을 전적으로 믿어줘야 합니다. 아이의 성취가 눈에 차지 않을 경우들이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아이에게 믿음을 주고 격려해주며 기다려줘야 합니다. 부모의 긍정적인 믿음이라는 영양분이 없다면 아이라는 식물은 금방 시들어버립니다.


세 번째는 부모가 먼저 학습에 대해서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학습적인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성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원칙이 감정적인 부분이라면 세 번째는 이성적인 부분의 멘토링인 셈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가진 부모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확실히 우리 부모 세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른 것을 느낍니다. 그중 제일 눈에 띄는 부분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서 아이한테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굉장히 당연한 말이고 두말해봐야 입만 아픈 말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아이가 공부에 재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의외로 빨리 부모가 먼저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공부를 잘해서 부모에게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공부를 잘하면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공부를 잘하는 방법도 알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기에 결과가 좋지 못한 것입니다. 아이를 배려한다는 생각에 ‘공부 머리가 없다’라며 섣불리 내리는 판단은 아이의 공부정서와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포기하지 않고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격려하고 이끌어준다면 아이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


저는 아이를 붙잡고 2학년 때부터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키우는 가정의 대부분이 그렇듯 집에서 최초로 가르치는 과목은 수학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일단 부모가 조금의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초등 저학년 수학을 지도하는 것은 처음엔 식은 죽 먹기처럼 쉽게 느낍니다. 하지만 며칠만 해보면 자주 들어봤던 이 말이 절로 생각납니다.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야~’


저도 초반에 그런 위기를 꽤 세차게 겪었습니다. 아내에게는 애를 잡는 거 아니냐는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그러니까 학원을 보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저 역시 회사 일로 쌓인 피로와 귀찮음을 이겨내며 아이를 가르쳐보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화를 내면서 다그치는 제 모습을 보며 오히려 아이와 사이만 나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보이는 무성의해 보이는 태도는 사랑의 힘으로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극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난관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며 느끼는 분노의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설명을 못하니까 이해가 안 되고, 이해를 안 되니 집중이 안 되고, 집중이 안 되니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딴짓을 합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설명이 부족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은 온데간데없고 동공에는 지진이 일어납니다, 결국 입에서는 아이를 향해 아름답지 못한 말이 나오게 됩니다. 그 뒤에 일어날 상황은 생략하겠습니다. 이런 경험이 두세 번 이상 쌓이게 되면 가르치는 사람의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 아이를 맡아주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존경스러워집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는 원인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자신에게 쉬운 내용이기에 상대방도 쉬울 거라는 판단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른이 가르치는 방식도 아이가 쉽게 이해할만한 방법이 맞느냐는 문제도 있습니다. 분수를 처음 가르칠 때 피자를 사용해서 가르치는 이유는 아이 기준에서 그런 개념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가르치는 부모도 눈높이를 더 많이 낮춰서 접근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더 간단한 방식으로 예를 들어서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자신에게는 쉬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왜 그걸 모르냐고 닦달하면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물론 부부 사이도 나빠지며 아이의 공부정서까지 점점 나빠질 것입니다.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결국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면 어릴 때부터 학원과의 동행이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학원주도학습’이 시작되는 것이죠. 『부모 인문학 수업』의 김종원 작가는 부모가 자녀를 가르치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력은 절대 학원이 아닌 부모가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 이야기에 힘을 얻어 포기하지 않고 초반의 위기를 잘 이겨냈습니다. 초창기에는 소리 지르고 나중에 사과하고를 꽤 반복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에게 배우기 싫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일정한 시기를 지나고 나니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어서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가끔은 벽에 붙여둔 화이트 보드판에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서 내면 함께 풀며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도 가르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저뿐만 아니라 아이도 서로의 성향과 방식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부모의 교육이 정착된 셈입니다.


원의 넓이를 배운 뒤 보드판에 새로운 문제로 복습하는 과정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시작부터가 위기입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수준도 상당히 높습니다. 교육전문가가 아니기에 부모의 포기도 단념도 빠릅니다. 그래도 한 번만 더 도전해보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일단 아이가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를 차분하게 두세 번 정도 읽게 해 보세요. 비슷한 문제를 계속 틀릴 때는 왜 틀렸는지 생각해보게 해 보시고요. 화를 도저히 참기 힘든 상황이 되면 자리를 잠깐 비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6장 60절에도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제자들이 알아듣기 어려워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렇듯 가르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전문적으로 잘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먼저 지레 겁먹어서는 우리 아이를 가르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보란 듯이 훌륭하게 키워낸 부모들의 이야기를 기사나 책으로 접해보면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부모의 대부분은 많은 시행착오를 치열하게 거치면서 가정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기본기나 습관을 통해 자기주도학습을 키웠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부모 역시 내가 가르친 것을 아이가 이해하는 것을 보며 아이를 가르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별다른 시간과 노력 없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이 말이 이렇게나 유명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고 최소 몇 달 이상 아이와 함께 보조를 맞춰 꾸준히 습득해나간다면 반드시 습관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차곡차곡 습관으로 만들어낸 자기주도학습은 아이의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지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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