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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던진 작은 물음표들 - 답을 찾아 헤맨 즐거운 여정
  • 기사등록 2022-05-13 12:42:15
  • 기사수정 2022-05-13 1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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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박은지 ]


사진출처: pixabay.com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각기 다른 형태의 '물음표' 하나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자연을 보며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누군가는 수학문제를 풀며 재미를 느끼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며 내 손으로 태어나는 작은 세상들의 가능성을 꿈꿀 것이다.


내가 가진 물음표는 '인간'이었다. 어떻게 보면 자아에 대한 생각이 가능해진 그 어느 시점부터 끊임없이 나에 대해, 그리고 타인들에 대해 궁금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심리학에 대해 이끌림은 당연하였다. 중학교 때부터 상담사라는 직종을 꿈꾸며 심리학과에 가고 싶었던 것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본질적인 이끌림이 아니었을까. 


그런 나에게 심꾸미는 물음표를 던지고 느낌표를 얻어갈 수 있는 활동이었다.

살아가면서 품고 있던 작은 물음들,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 문헌들을 탐색하면서 얻은 새로운 지식들.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의 자원들을 모으고 빚어내며 세상에 대한 나만의 해석본을 만들어내는 기분이었다. 



8개 기사의 담은 메시지들



첫 번째 기사인 '여러분의 새해 목표는 안녕하신가요?'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지 못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에게 원인을 알려주고, 스스로 의지를 불어넣고 싶었다.


반면 두 번째 기사인 '슈드비 콤플렉스: 쉬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자신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쓰게 됐다. 왜 그렇게 안간힘을 쓰며 살아야 할까? 조금은 쉬어가도 되지 않을까? 사서 고민하며, 불안에 빠진 나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세 번째 기사인 '아이들의 상처는 말하고 있다.'는 청년심리학을 배우며 비자살적 자해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고, 이를 알리고자 주제로 선정하였다. 기사 속 아이들의 상처를 가볍게 보고, 공감하지 못하는 어른은 어쩌면 '나'에 해당하기도 했다. 짧은 글을 통해서라도 그들을 공감하고, 그들을 상처입히는 사회를 비판하고 싶었다.


네 번째 기사인 '부모화'에 대한 기사도 마찬가지다. 왜 어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보호자가 되어야 했을까. 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이의 '어른스러움'을 미덕으로 여길까? 언제나 의젓한 자녀가 되고 싶었던 '나'와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너'를 위로하고 싶었다. 


다섯 번째 기사 '타자를 향한 질문: 당신은 누구십니까?'는 현재의 내가 체감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범주화'의 문제를 다루었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을 접하게 되면서 인간의 이성에 대한 맹신과 동일성의 강요가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이 합리적이라 생각하여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고, 비난하고, 일반화하는 우리 사회의,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속 문제를 꼬집고 싶었다. 


여섯 번째 기사인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냥 그때의 내가 느끼는 감정과 안정감을 그대로 녹이고 싶었다. 필자라는 호칭보단 '나'라는 호칭을 쓰며, 그냥 내 모습 그대로, 내 생각 그대로를 옮겼다. 자신의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인정하게 되었음을 자축하고 싶었다. 


일곱 번째 기사, '당신은 SNS를 이용하고 있나요?'는 행복한 삶을 위한 제안이었다. "SNS가 우리 삶에서 뗄 수 없는 소사회가 되었다면 좀 더 행복하게, 나를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하는 건 어때요?" 삶의 단편적인 조각들만 모아놓은 그곳에서 상처받지 않고 입체적인 실제를 살아가자는 의미였다.


그리고 마지막 기사는 심꾸미 기사를 위해 심리학 논문들을 살펴보다 새롭게 알게 된 나에 대한 지식과 앞으로의 다짐이 담긴 기사이다. 모든 것을 잘하고 싶고, 그래서 계속해서 할 일을 생각해내고, 하지만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발목을 잡고 있는 '사회부과적 완벽주의'는 나의 문제에 해당한다. 

완벽보다는 완성을 추구하자. 목표를 위한 등반이 아닌 춤을 추며 살아가자. 

기사 속 모든 메시지는 나에게 향하고 있었다.



우리는 참 닮았다



8개의 기사는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사정에서 생긴 것이지만 그 모든 것들은 보편성을 띠고 있었다. 이는 내가 다른 이들의 개성 있는 기사를 보고 공감을 얻은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개인들은 모두 다르지만, 또 같다. 우리의 보편성은 '일반화의 오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공감의 원천이 된다.   


나는 심꾸미 활동을 하는 동안 자신을 좀 더 알아갔고,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심리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자유주제로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주제 선정을 위해 나를 계속해서 들여다보아야 했다. 그런 점에서는 일기와도 같았다.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 나를 둘러싼 사회,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 내 생각, 나의 삶과 가치관 등이 모두 반영됐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 이 기사들을 다시 읽게 된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음표를 따르는 여행



'세상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자' 

심꾸미 지원서에 적었던 문장이다.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나를 이해하고 또 나의 기사를 보는 누군가의 이해를 돕고 싶었다. 진정한 치유와 성장은 '이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작은 물음표들과 그에 대한 나의 답들을 던져보았다. 내가 다른 기사들을 보며 느낌표와 또 다른 물음표를 얻게 되었듯이, 나의 기사가 누군가에게 느낌표와 물음표를 던져주었으리라 믿고 있다.


이 활동이 종료가 된 후에도 나는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마침표라는 점에 가두기엔 너무나 방대하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내 안의 물음표를 무시하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긴 여행이 될 것이며 가끔은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 그럴 땐 다시 이곳에서 와 지금의 여정들을 되짚어 볼 것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낸 모든 과정이 나에겐 큰 용기가 될 것이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이 순간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지난기사

여러분의 새해 목표는 안녕하신가요?

슈드비 콤플렉스: 쉬지 못하는 사람들

아이들의 상처는 말하고 있다

나는 부모 이전에 자녀, 자녀 이전에 '나'이고 싶다

타자를 향한 질문: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당신은 SNS를 '이용'하고 있나요?

Shall we dance, 인생을 춤춰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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