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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유림 ]



대학 입시를 겪으면서, 저도 다른 한국의 학생들과 다름 없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과정을 재즈 플레이리스트나 공부를 위한 음악, ASMR 등 청각적 방법과 함께했습니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을 공부하다보니, 수학 과목을 공부할 때 집중이 잘 되는 배경음악, 국어 문제를 풀 때의 배경음악, 영어 문제를 풀 때의 배경음악이 점차 구분되었습니다.


수능 시험이 다가왔을 때는 교실에 남거나 수능 현장과 비슷하게 책상을 배치하고, 수능 시간표와 똑같이 모의 시험을 치루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였습니다. 이 방법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모의시험을 쳤던 경험이라던가, 과목별로 공부나 과제를 잘 할 수 있는 장소가 다르다던가 하는 경험 말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심리학적 방법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부호화 특수성, 환경이 가진 정보들까지 함께 기억하기


부호화 특수성(encoding specificity) 원리에 따르면, 우리의 기억은 그 정보가 들어올 때, 다시 말해 그 정보를 머릿속에서 부호화할 때 맥락 조건도 함께 부호화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떠한 정보가 우리의 뇌에 들어오면, 그 정보가 들어올 당시의 상황적 특성(장소가 가진 특징, 소리가 가진 특징, 정서 등)을 같이 저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호화 특수성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 전, 자주 등장하게 될 단어들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호화(encoding)란,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들이 뇌가 활용 가능한 부호의 형태로 바뀌는 것입니다. 부호화 과정을 거친 정보들은 장기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 잠깐 우리의 뇌를 거쳤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인출(retrieving)이란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들을 찾아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인출을 통해 우리는 장기기억으로 옮겨진 정보들을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다시 부호화 특수성 원리를 통해 시험과 유사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보겠습니다.

Baddeley(1975)의 연구는 어떠한 정보를 회상하는 환경이나 맥락이 그것을 학습하는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Baddeley는 실험 집단을 두 개로 나누었는데, 한 집단은 물 속에서 단어를 학습하고, 다른 한 집단은 땅에서 단어를 학습하였습니다. 이후 물 집단의 절반은 물 속에서, 나머지 절반은 육상에서 단어 학습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같은 방법으로 육상 집단도 절반씩 나뉘어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물 집단의 경우 물 속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육상 집단은 땅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회상에 관해 더 우수한 검사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학습할 때의 환경적 요소가 학습한 정보들을 인출할 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적 요인의 중요성은 장소의 특성 뿐만 아니라, 소리의 조건을 달리한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rant(1998)의 실험에서, 그는 ‘정숙’과 ‘소음’ 조건에서 각각 학습한 후, Baddeley의 실험과 같이 각 조건에서 절반씩 나뉘어 학습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학습과 같은 조건에서 검사를 진행한 집단이 더 우수한 검사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와 같이, 부호화 특수성에 관한 많은 실험들을 토대로 우리는 어떠한 정보가 학습된 환경과 검사 환경이 같을 때 우수한 회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시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나요? 혹은 온라인 강연을 들은 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시험을 치는 장소에서 공부를 하거나, 온라인 강연을 들은 카페에서 보고서를 작성해보세요. 부호화 특수성 원리에 따라,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Godden, D. R., & Baddeley, A. D. (1975). Context‐dependent memory in two natural environments: On land and underwater. British Journal of psychology, 66(3), 325-331.

Grant, H. M., Bredahl, L. C., Clay, J., Ferrie, J., Groves, J. E., McDorman, T. A., & Dark, V. J. (1998). Context‐dependent memory for meaningful material: information for students.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The Official Journal of the Society for Applied Research in Memory and Cognition, 12(6), 617-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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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5-19 07: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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