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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해주세요! - - 마기꾼 효과, 과학적인 근거가 입증되다 - - 누군가를 실망시키는게 두려운 사람들에게
  • 기사등록 2022-05-31 08: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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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서혜주 ]


출처: unsplash.com 

2022년 5월 2일부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코로나19가 시작되고 3년 만에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에 기쁜 마음으로 밖에 나가 마스크를 벗었는데 어라, 길에서 혼자 마스크를 벗고 있어서 내가 잘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건 감염이 걱정되거나 혹은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는 게 아직은 어색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코로나 시대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마기꾼(마스크 사기꾼)'일 것이다. 눈만 보고 저 사람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스크를 벗으니 기대했던 얼굴이 아니라 실망할 때 쓰는 가슴 아픈 단어이다. 

최근에는 '마해자(마스크 피해자)'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매력적인 얼굴이 마스크에 가려져서 피해를 봤다는 뜻으로 쓴다. 모든 게 우스갯소리로 지나가는 줄 알았으나 최근 영국의 연구진이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호감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고 한다. 



마기꾼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되다 


                                       출처: Farid Pazhoohi and Alan Kingstone, http:// 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영국 대학 연구진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호감도 연구를 젊은 남성과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얼굴인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더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결과를 밝혔다. 그러나 매력적인 얼굴은 마스크를 썼을 때나 벗을 때나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뇌의 작동원리로 인해서 눈만 보고 나머지 영역을 과잉 기대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볼 때 우리가 TV 속에서 봤던 완벽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나의 이상형에 맞게 그 사람을 상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한다면 우리가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볼 때 보이지 않는 하관을 기대하고 또 실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일 수 있겠다. 그러나 이제 여름도 다가오면서 점점 더워지고 있고 평생 마스크를 쓰고 살 순 없다. '마기꾼', '마해자'와 같은 단어들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가 왔다.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게 두렵나요?



마기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나도 남들 눈에는 마기꾼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또한 친구들에게 내가 마기꾼인지 아닌지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나를 포함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대개 이런 질문들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누군가를 실망하게 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우리는 남의 기대를 저버릴까 봐 두려워하는가? 사람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를 나쁘게 평가할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한 상대방이 상처받을까 봐 두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님의 기대, 상사의 기대와 때로는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 적당한 관심과 기대는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친 기대는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나에게 더 가혹한 채찍질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어쩌면 매일 평가받는 상황 속에 놓이고 사람의 욕심과 기대는 끝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남들의 기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당당하게 실망시키자



그들의 기대는 그들의 몫이다. 내가 굳이 책임질 필요도 없고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이유도 없다.

무슨 일을 하든 힘을 빼야 잘 해낼 수 있는데 기대와 욕심이 들어가는 순간 몸이 긴장하고 굳어버리기 마련이다. 여기, 누군가의 기대를 한 번에 꺾어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실망시키는 것'이다. 

한 번만 누군가의 기대를 실망시키면 그 뒤부터는 상대방도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또 다른 사람을 찾아 나갈 것이고 나 또한 기대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 나의 숨겨진 하관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일부러 마스크를 시원하게 벗고 다니고 있다. 또한 얼굴 정면이 나온 프로필 사진을 해둬서 다른 사람이 기대할 틈조차 없게 만들어버렸다.

한번 제대로 실망시키고 그 뒤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자.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여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3년 만에 찾아온 마스크 해제 소식이니 마스크를 벗고 우리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코로 들이마시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여태까지 답답한 마스크를 끼고 다니느라, 내가 마기꾼이면 어떡하지를 고민하면서 다른 사람을 실망하게 할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스크가 얼굴 매력도를 높이고 낮출 순 있었겠지만 당신 안에 있는 진짜 매력적인 부분은 가리지 못했을 것이다. 코로나가 주는 불안을 버텨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는 충분히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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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https://www.yna.co.kr/view/AKR20220114067200009 마스크 쓴 이성이 더 매력적…뇌 과대평가 때문"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4/14/2022041402128.html 마기꾼, 마해자? 마스크 벗은 얼굴에 실망하는 까닭

Pazhoohi, F., Kingstone, A. Unattractive faces are more attractive when the bottom-half is masked, an effect that reverses when the top-half is concealed. Cogn. Research 7, 6 (2022). https://doi.org/10.1186/s41235-022-003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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