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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예원 ]


신나는 새 학기의 시작으로부터 어느덧 두 달이 지났고,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무사히 치렀을 것이다.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한 만큼, 그래도 이전보다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은 시기이다. 직장인들도 항상 쳇바퀴 굴러가는 듯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라도 가을의 끝자락에 접어든 만큼 또 한 해를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잠시 추스르는 시간을 가지고 싶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공부 또는 일을 하면서도 또 다른 공부를 하거나 취미 생활을 하면서 알찬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반드시 자기 계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한층 더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여가가 필요하다.

 

 

생각 비우기의 필요성


그런데 여가 시간에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정말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면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필자부터가 그러하다. 중요한 일에 필사적으로 집중하여 마무리한 후에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몸도 피곤해서 그냥 가만히 있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때 가만히 생각을 비우는 활동을 하면 실제로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다. 현대인 중에는 필자보다도 훨씬 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종종 생각 비우기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의미가 있을지 고민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간은 무한히 흘러가지만, 한 명의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끝이 있으므로 그 시간을 ‘알차게’, 다시 말해서 ‘어떤 일이라도 하면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할 경우 일종의 강박이 되어 잠깐 쉬는 것에도 불안해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언가에 몰두하며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면 소위 워커홀릭이라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번아웃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은 끝도 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휴식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쉼이 필요할 때 쉬지 못하면 번아웃이 찾아올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전문적인 치료 없이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확실한 방법이 바로 스트레스 줄이기이다. 그러므로 생각을 멈추는 시간을 가끔 가져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없애면 번아웃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생각을 비우는 방법


생각을 비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예 모두 잊고 잠깐 잠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떠오를 수도 있다. 이때는 생각을 비우겠답시고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런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아닌 또 다른 단순한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생각을 비우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기, 만들기, 악기 연주하기 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필자가 실제로 효과를 본 방법들이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다면 연주하면서 오직 곡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다. 또 요즘에는 컬러링 북이나 피포 페인팅(Pipo Painting, 칸마다 적힌 숫자에 맞게 정해진 색깔을 칠해 완성하는 그림) 등이 시중에 많이 출시되어 있다. 이 중 하나를 구매해서 아무 생각 없이 색을 칠하고 있으면 몰입 효과를 통해 머릿속도 정리되고, 또 예쁜 그림으로 완성하면 작은 성취감까지 덤으로 느낄 수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거나 간식을 가져다 두는 등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두고 그림에 집중하면 더 좋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끔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로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근거를 들자면 컬러링 북은 실제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감정 개선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며,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여러 전문가가 추천하기도 한다. 또 어린이들만 하는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어 어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그 단순한 일들조차도 완벽하게 해내고야 말겠다는 욕구가 심한 상태라면, 머리를 쉬게 하겠다고 시작한 일이 또 다른 강박이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이 점에는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컬러테라피 전문가나 미술치료사들은 컬러링 북을 반드시 완수해야만 하는 하나의 과제로 여기지 않아야 컬러링 북의 아트테라피(예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을 마무리한 후 다음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성공적인 결과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지키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생각 비우기가 중요함을 알고, 지금 시점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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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권벼리 인턴기자. 어른들의 색칠놀이 ‘컬러링북’ 열풍 안티스트레스·아트테라피 효과 검증 [ECONOMYChosun]. (2015).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5&t_num=8814

유진 기자. 번아웃 신드롬 [여성조선]. (2022).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330

이경연 교수. 컬러링북으로 마음의 면역력 키우기! [여성동아]. (2020). https://woman.donga.com/3/all/12/2132866/1

이슬비 기자. ‘번아웃’이 치명적인 이유... ‘이곳’ 망가뜨립니다 [헬스조선]. (2022).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0/27/20221027025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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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4 10: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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